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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Jul 07. 2023

SG사태로 노출된 금융정보의 비대칭성은 부의 격차로..

비대칭이 심할수록 사회적인 불평등도 심하다

정보의 비대칭성






 금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알려져 있다. 좀 더 전문적으로 말하면 ‘신의 성실 의무’라고 한다. 돈의 흐름이 중요한 자본주의에서 금융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금융은 자본주의 체제가 잘 돌아가도록 필요한 부분에 영양분을 공급한다.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모습의 자본을 모으는 시스템인 금융의 도움으로 자본주의는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흩어진 정도가 높을수록 돈이 모이기 위해서는 더 높은 수준의 신뢰가 요구된다. 






 그런데 최근 신뢰와는 멀어 보이는 문제나 사건들이 금융회사를 포함한 주식시장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다. 무슨 이유일까? 정보가 곧 돈이 되는 세상이다. 정보가 ‘누구에게 갔느냐?’도 중요하지만 전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는지가 좀 더 중요해졌다. 그 빠르기에 따라 부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보에 따라 돈의 방향이 바뀌는 금융시장은 정보의 크기에 따라 돈의 크기도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에 금융시장에서 정보가 전해지는 시간의 간격이나 오차로 인해 많은 돈을 벌 수도 잃을 수도 있다. 최근에 발생해 아직도 여진이 남아 있는 SG 증권 발 대량 매도사태는 정보의 주요성을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알려주는 사건이다. 






 SG 증권을 창구로 해서 특정 8개 회사의 주식이 매물로 쏟아져 나온 사태 이후 언론을 통해 그들에게 많은 정보와 말이 오갔다는 게 밝혀지고 있다. 그중에는 미공시자료까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사태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유명연예인의 실명이 거론되었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동영상이 퍼졌다.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연예인은 물론 주가조작의 의혹을 받는 ‘호안투자자문의 라덕연 대표’는 자신과 자신을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이 작업(?)을 당했다며 방송에 출연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얼마 뒤 이런 억울함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육성 녹음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진정성 있어 보이던 방송에서의 모습은 시청자의 머리에서 지워져버렸다.





 

 정황상 그가 말한 대로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을 수도 있다. 그렇다 치더라도 이번 사태를 유발한 사람들과 큰 틀에서는 공범이기에 사태에 대한 당국의 수사가 진행되고 정리되는 과정에서 라덕연 대표를 따르던 무리에 대한 수사상의 구속은 물론 법적인 처벌도 적절한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더불어 사태를 유발한 시발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힘(?)깨나 쓴다고 알려진 사회지도층 인사들(금융회사의 수장을 포함해 에너지 회사의 기업인, 언론인)에 대한 수사와 처벌은 그 어떤 때보다도 강도 높게 진행되어야 한다. 최소 그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만큼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들에 대한 처벌이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우리 사회가 가진 윤리적인 정화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판가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매도를 받아들인 매수측은 직후에 발생한 대량의 매도사태로 인해 입은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사태를 포함한 경제와 금융에 관련된 범죄는 거시적으로 봤을 때 다른 범죄보다 우리가 속한 공동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열심히 노력해서 선량하게 사는 많은 사람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상실감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마저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린다. 결국 사회 구성원은 이들을 좇아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이 증가하게 되고 무리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돈을 갈취하려는 사기 범죄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람들이 지금까지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를 지지한 이유는 성실한 노력에 따른 보상이 주어진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사회는 그와 반대로 움직여야 자본을 포함한 사회적인 가치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당히 똑똑하기에 이런 흐름을 빠르게 인식하고 있다. 경제와 금융은 구성원들이 살아가는 사회가 잘 움직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지만 이런 시스템이 점점 정보를 가진 소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사회는 점점 개인주의를 넘어서 이기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는 반드시 끊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공시제도의 변화를 통해 금융시장에 제공되는 많은 정보가 소수가 아닌 시장참여자 다수가 누릴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도록 당국의 제도적인 뒷받침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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