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망하고 현대가 망한다고 우리도 망할까?

by 필립일세

삼성이 망하고 현대가 망한다고 우리도 망할까?





모두가 말한다. 큰 기업이 무너지면 어려워진다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삼성도 지켜야 하고 현대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삼성이...현대가...LG가...SK가...롯데가 망한다고 우리의 삶도 과연 무너질까? 필자가 생각하는 답부터 말하면 아니다. 우리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망한 기업들 덕분에 그들에게 쏠렸던 여러 가지 자원이 골고루 다양한 곳으로 흘러가면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뿌려지기에 새로운 환경에서 우리는 더 큰 발전을 이뤄낼 거다.






물론, 기존 환경에서 새로운 환경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잠시의 혼란은 있을 것이기에 버틸 재원만 가진다면 삼성이 망하고 현대가 망해도 우리는 생존할 수 있다. 이는 자연에서도 알 수 있다. 나무는 자라서 그늘도 제공하고 열매도 제공하나 너무 크면 그늘로 인해 주변에 새로운 싹이 날 수 없도록 한다. 새로운 싹이 나려면 햇볕이 들어야 하기에 너무 큰 나무가 만든 그늘은 바로 햇빛을 가려 다른 싹이 나는 것을 막아 싹이라는 게 자라기 어렵다.






반면 부러진 나무 주변으로는 새로운 씨앗들이 자리해서 싹이 돋아난다. 이 과정에서 경쟁이 벌어지고 이 과정에서 살아남은 존재가 성장하여 새로운 성장을 하게 된다. 이런 에너지의 순환이 결국 자연을 유지하는 순환이다. 결국 큰 나무가 부러져야 그늘이 사라지고 새싹이 자란다. 인구 550만의 나라 핀란드에는 거대한 기업이 있었다. 삼성의 두 배 규모였다. 바로 노키아다. 1865년에 세워진 노키아는 오랜 시간 핀란드의 경제를 지탱해왔다. 핀란드의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목재와 물로 펄프와 종이를 만들면서 시작한 노키아는 고무회사를 통해 타이어회사로 변화했고 전기케이블도 만들었다. 우리가 아는 대로 무선전화기를 만든 시기는 1984년이었다. 이후 무선을 넘어 휴대전화를 만들어 전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노키아는 핀란드 사람들에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했고 많은 이가 노키아에서 일하며 가정을 이루었다. 핀란드 GDP의 4%, 전체 수출 규모의 25%, 증시의 70%를 차지하는 거대한 공룡으로 자랐다.






그런 글로벌 기업이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무너졌다. 애플과 삼성이 내놓은 스마트폰으로 판도가 바뀐 소비시장의 흐름을 읽어내기에는 노키아라는 거대한 기업의 규모가 너무 컸다. 이 흐름을 읽지 못하자 노키아는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갑작스런 변화에 핀란드가 망했나? 아니다. 그렇다고 이웃 나라의 식민지가 되지도 않았다. 핀란드의 경제는 거대한 비효율이라는 지방을 제거했고 건강한 다이어트를 통해 활력이 넘치는 곳으로 변화를 가져왔다. 노키아라는 거대한 나무가 부러지자 그늘이었던 땅에 햇볕이 들었고 들판에는 거대한 나무가 흡수하던 양분이 골고루 나눠졌다. 그리고 나무에 있던 여러 성분까지 비료가 되어 새로운 생명에게 양분으로 주어졌다. ‘스타트업’이라는 씨앗들은 이런 양분을 바탕으로 새로운싹을 틔웠고 생존을 위해 경쟁했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는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스타트업 행사가 열린다. 기업이 망했다고 기술이 사라진 것이 아니기에 노키아라는 나무에서 각자의 역할을 담당했던 기술자와 연구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회사를 설립하고 세상을 놀라게 했다. 노키아의 몰락과 함께 모두가 망할 줄 알았던 핀란드가 오히려 더욱 건강해진 것이다.






우리라고 다를까? 우리는 오히려 더욱 시련에 강하다. 그리고 변화를 이겨내고 오늘에 이르렀다. 오히려 지금의 세계 10위권 경제가 더욱 성장하여 세계 3위권 경제로 발돋움할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이 있는 나라이고 그걸 지금껏 증명해낸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삼성, 현대, LG, SK, 롯데, 한화와 같은 기업이 무너지고 가루가 된다고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다. 수많은 사례를 볼 때 우리는 오히려 더 큰 성장을 할 가능성이 많다. 기업이 오히려 우리의 성장가능성을 누르고 막고 있는 존재가 되었다. 물론 기업이 무조건 망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려는 게 아니다. 기업이 우리에게 제대로 된 기여를 못한다면 굳이 애써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거다.





기업이 우리를 위한 제대로 된 사회적인 기여를 못 한다면 굳이 애써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걸 말하려는 거다. 정부가 기업을 지원하는 목적은 그들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챙기고 성장을 이루라는 게 아니다. 함께 하는 공동체 사회를 위해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인 기여를 해달라고 기업의 성장을 돕고 이익을 취하도록 세제와 정책으로 지원하는 거다. 정부는 가계를 위한 일자리를 확보하려고 기업을 지원하며 성장시키는데 기업은 자신들만의 생존을 위해서 일자리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임금이 낮은 곳을 찾아 해외로 이전을 결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우리도 우리의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면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불필요한 기업은 외면해줄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새로운 세대에게 기회가 제공되려면 독식하려는 대기업에 대한 지원은 이제 서서히 줄여가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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