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멱살을 잡은 빈 살만
스테이블 코인이 앞으로 금융과 거래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보이면서 다양한 추측이 오가고 있다. 시장을 예상하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다고 볼 수 있으나 트럼프가 이미 뿌려놓은 씨앗이 있기에 큰 흐름은 이미 예상된다. 트럼프가 천명한 관세인상으로 USA로 수입되는 모든 상품의 가격은 오르는 게 거의 확정되었다. 거기에 트럼프가 유치한 투자는 결국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들어 물가를 올리게 될 거다. 이 두 가지 요인은 반드시 작동하게 되어 있다.
그렇기에 USA에게 올 수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이다. 즉,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소비자 물가가 오르면 시민들은 지갑을 닫을 거다. 결국 트럼프가 요구한 만큼의 금리 인하가 될 가능성은 적다. 결국 소비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가 줄면서 유통시장과 운송시장, 해운시장, 제조시장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경기 침체를 불러오게 된다. 이런 상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는 금리를 인하하려고 한다. 여러분이 예상했다시피 성난 불에 소화기가 아니라 석유를 뿌리는 격이다. 인플레이션 상태에서 금리를 올려 물가를 낮추려는 노력보다는 금리를 내려 더 많은 유동성이 풀리도록 한다면 경기 침체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물론 나중에 금리를 올리기 위해 지금 낮추려고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알다시피 지금까지 전 세계의 금융 상황과 경제는 벌어지는 일에 대응을 했지 미리 대비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그랬기에 지금 금리를 내리려고 하는 것은 트럼프가 지금의 경제 상황을 타개해보려는 것이지 앞으로의 금융환경을 만들어가려고 미리 조치한다는 것은 받아들여지기가 어렵다. 실제 파월은 관세인상으로 인해서 일부 상품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것에 지적하면서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흘리기도 했다. 이는 간접적인 표현이기는 하나 현재 USA의 경기가 관세인상으로 인해 조금씩 둔화될 수 있다고 우회하여 말한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앞으로 올 폭풍이자 디플레이션을 몰고 올 것이기에 예상이 되는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으나 ‘스태그플레이션(이하 스태그)’은 다르다. 피할 수 있으면 최대한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도한 물가상승이 임계점에 다다르면 경기가 둔화되어 거래가 줄고 찾는 이가 줄어든 상품의 가격이 점점 하락하는 게 경기 침체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경기가 침체하면서 거래가 줄어드니 물가는 하락한다. 그리고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유동성공급을 위해 정부는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한국은행은 금리를 낮춘다. 이처럼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오고가면서 움직이는 게 경제의 일반적인 사이클이다. 문제는 거래가 없어 상품 가격이 떨어져야 함에도 특정 원자재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물가가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이게 스태그다. 물론 스태그 발생 원인은 다양하나 경기가 장기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기에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는 경우다.
이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원자재는 많지 않다. 거의 모든 인류가 사용해야 하고 가격의 움직임도 드라마틱 해야한다. 이런 영향을 줄 정도의 원자재라면 뭐가 있을까? 여러 의견이 있겠으나 필자의 생각에는 바로 에너지 분야다. 누구나 필요성을 느끼는 석유와 석탄 등의 에너지원은 반드시 필요한 품목이면서 소수에 의해 지배를 받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물건의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에너지원 중에서도 사용이 편리한 석유의 영향력은 제일 크다. 그렇기에 석유를 수출하는 국가 중에서 맏형격인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래서 사우디의 총리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의 판단이 중요하다. 그의 판단에 따라 석유의 가격이 내리면 물가상승이 제한되거나 물가가 안정되면서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만 나타날 수 있다. 만에 하나 사우디가 디플레이션일 때 석유 가격이 오르면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물가가 오르는 스테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 중동 전쟁으로 세계의 이목이 쏠렸던 1970년대에 전쟁으로 경기가 하락되면서 유가가 올라 스테그플레이션으로 많은 나라가 힘들어했던 역사가 있다.
이런 일은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가능성은 1970년대보다 더욱 커졌다. 당시에는 USA가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던 나라였고 달러의 패권도 견고했다. 그만큼 영향력이 있었다는 거다. 그러나 최근의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USA는 경제적으로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달러의 패권에서도 예전만 못하다. 오로지 군사력이 압도적이었으나 군사력도 재정적인 뒷받침이 없으면 유지하기 힘들다. 최근 계속되는 여러 분쟁에 USA의 군대가 개입하지 않는 이유는 이런 상황의 연장선상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USA가 헬기부대를 감축하는 여러 이유 중에 하나도 재정적인 부분이 포함된다. 그 외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USA 행정부가 발행한 국채는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다. 국채를 유지하는데도 드는 비용이 크다. 국채의 이자를 지급하는 데 사용하는 비용이 국방예산을 추월했다.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 평가사는 이미 이런 불안함으로 인해 USA의 신용을 최고등급 아래로 떨어트렸다. USA 국채에 대한 매력도가 하향 추세가 된 거다. 이로 인해 많은 나라가 외환보유고에서 USA의 국채와 달러의 보유량을 점점 줄여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USA의 국채를 받아줄 곳이 필요했기에 결국은 스테이블 코인을 활성화시키려는 거다. 그런 의도로 만들어졌기에 스테이블 코인이 한동안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
8월부터 시작된 관세 인상으로 인해 사실상 경제전쟁은 시작되었다. 지금 현재 전세계가 침체로 빠질 가능성은 높다. 이럴수록 사우디가 어떤 행동을 하냐에 따라 세계경제의 흐름이 바뀔 수 있어서 사우디의 영향력은 커진다. 트럼프가 이민자를 내쫓는 상황에서 USA의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다. USA의 셰일가스 생산단가도 40달러 중후반대에서 60달러대를 향해가고 있다. 유가는 현재 70달러 대에서 움직이고 있으나 40달러대로 추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석유를 시추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10달러 미만인 사우디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증산을 통해 셰일 석유가 설 자리를 없앨 수 있다. 석유 가격이 낮게 유지되면 셰일 석유 회사에게 부담이 지속되고 결국 수익성 악화로 문을 닫아야 하나 금리가 떨어지면 조달금리의 부담이 줄어 버틸 수 있다. 그러나 금리인하가 드라마틱하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장기전으로 갈수록 사우디가 모든 셰일 석유회사의 문을 닫게 할 수 있다. 이후에 석유 가격은 사우디가 조정할 수 있다. 결국 사우디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경기 사이클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거다. 트럼프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전 세계는 이런 상황에 놓이도록 몰아져 가고 있다. 지금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을 냉정하게 봐야할 때다.
2026년 5월이면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임기가 끝나고 새로운 Fed의 의장이 세계의 금융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이 때에 트럼프의 입김이 통하는 인사가 맡게 될 지 알 수 없으나 세계의 금융 흐름이 변동성에 빠질 가능성은 높다. 8월부터 시작된 관세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빠르면 10월 늦어도 11월이면 나타난다. 상당한 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트럼프는 금리 인하를 말한다. 저렇게 노래를 부르니 금리 인하가 나오기는 할 것이나 과연 그게 안정으로 가는 길일까? 과도한 욕심은 결국 가중된 큰 화를 부를 거다. 여러분은 지금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패권국의 말로를 보고 있다. 달러 패권을 지키려 아등바등하는 USA가 어떻게 버티는지 말이다. 아이맥스 영화처럼 실감이 나라고 우리 경제까지 힘들어질 거라 본다. 트럼프가 가속페달을 밟기에 위기도 빨리 올 거다. 버틸 준비를 할 때이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