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은 술을 부른다.

커피 때문에 술을 마셨던 안성기 배우

by 필립일세

고민은 술을 부른다.

커피 때문에 술을 마셨던 안성기 배우






술은 오랜 시간 삶의 희노애락과 함께 해왔다. 애사(哀事)와 경사(慶事)에 함께하며 삶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때에 따라서 익숙했던 일상에서 새로운 변화를 선택해야 하는 삶의 변곡점을 만나면 깊어지는 고민에 지쳐 사람들은 종종 술을 찾아 일시적인 안정을 가지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한 것들이 사라져가는 게 삶이라고 봤을 때 최근에 사라진 이의 빈 자리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배우 안성기. 그는 굴곡진 현대사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살아갔던 인물이다. 어려서부터 배우를 시작한 그였기에 연기에 대한 열망은 컸다. 아역배우 대부분이 어린 시절 화면에 비쳤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성인 배우로 성공하는 게 어려웠으나 안성기 배우는 부단한 노력 끝에 자신이 원하던 연기를 계속하며 삶을 살아간 배우였다.






몇 편의 영화를 통해 그가 한참 인지도를 쌓았을 무렵, 그의 인지도와 이미지가 탐났던 한 회사는 인스턴트커피 브랜드의 광고를 제안했다. 연기 욕심이 많던 안성기였기에 광고마저도 고민했다. 연기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것을 고민하던 그는 안 마시던 술까지 마시고서 배창호 감독을 만나 광고출연 제의에 대해 상담했다. 최인호 작가와도 만났고 자신의 연기를 꾸짖던 이장호 감독을 찾아가 고민을 상담했다. 결국 경제적인 안정을 중요하게 여겼던 배 감독의 적극적인 권유로 커피 광고를 촬영한다. 안성기 배우의 성실한 이미지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1983년에 시작된 안성기 배우의 커피 광고는 2021년까지 무려 38년간 이어진다.






대부분이 이익을 위해 고민없이 광고를 선택했을 것이데 안성기 배우는 자칫 자신의 인생 목표인 연기에 방해가 될까 봐 광고 출연에 고민을 했던 거다. 이처럼 연기에 진심으로 임했던 그였기에 커피 회사도 38년간 모델로 유지하며 국민배우 안성기와 함께 성장하지 않았을까?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역량이 넘어서는 심각한 고민이 있을 때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다.






술을 마시고 취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고민이 불러오는 스트레스에서 잠시라도 숨을 쉬기 위해 약간의 음주로 위안을 삼는 거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빈 틈이 인간이 가진 매력이지 않을까? 연기라는 삶의 목표를 위해 광고 출연마저도 심도 있게 고민했던 배우 안성기의 모습이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그가 마신 술에서 묻어난다. 그가 출연한 광고에서는 커피의 향을 이야기하지만 그 결심하기까지 했던 고민은 술이 말해준다.






이후 광고 출연이 만들어 준 경제적인 안정은 안성기 배우가 꾸준히 연기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38년이라는 시간 동안 안성기 배우는 국민배우로 자리를 잡았고 커피 회사는 경쟁업체를 누르고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섰다. 1989년에 해외경쟁업체가 점유율을 빼앗을 때에도 1990년대 후반에 예전의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안성기 배우의 역할이 컸다. 광고촬영을 위해 뜨거운 커피를 한 주전자 마시며 입술을 데던 안성기 배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며 성장한 동행의 대표적인 윈윈(Win-Win)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가 촬영 때마다 마시던 커피 한 주전자를 결심하기 위해 마신 주량(소주 반 병)이 양은 적으나 그의 인간미를 표현하기에는 적당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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