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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 느리게 가더라도 괜찮다. 멈추지 않는다면.

G-STAR 2023 전시회 이야기와 연말 마무리 송년회 행사까지

by 이종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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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5일(수) 리더 이종창의 기록.


이런 포근포근하면서도 살짝 찬 바람에 코찡한 날씨의 부산은 게임 업계인으로서 매년 통과의례 중 하나다.

보통 이맘때 부산에 온다면, 내년에는 어떤 게임으로 1년을 기대하지?라는 마음을 가지고 방문해서 물밀듯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사람들 인파 사이에서 헤매는 것이 기본이지만, 올 해는 다르다. 왜냐하면 우리 게임이 그 속에 포함되는 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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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5일(수) 리더 이종창의 기록.


GREAT TOY SHOWDOWN이 4.5:1의 경쟁률을 뚫고 'G-STAR 인디쇼케이스 Powered by 스토브인디' 전시작으로 선정이 되었었다. 우리 게임이 상업 게임의 방향을 따라가지만서도, 게임 개발에 있어서는 철저히 인디 게임 정신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도 하고, 우리가 만들고 있는 장르 자체가 멀티 플레이어 게임이자, 팀 대전에 배틀로얄 이기 때문에, 외부적으로 인디 게임과 상업 게임 사이에서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들을 굉장히 많이 받았던 시기였는데,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인디의 실험 정신을 인정받은 것 같아서, G-STAR 행사를 통해 가져갈 수 있는 예상되는 성과보다 훨씬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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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5일(수) 프로그래머 현명한의 기록.


대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우리 팀원 지우님과 희상님이 회사에 합류한 후로 같이 출장 오고 숙소에 오니까 뭔가 학교에서 캠프 떠난 것 같아가지고 신나서 날뛰다가 지우님이 눈에 보여서 냅다 햄버거를 해버렸습니다.


클라이언트 신지우의 기록.


두 사람을 짊어진 무게는 상당히 무겁네요..


클라이언트 황희상의 기록.


지우님, 좋았잖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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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7일(금) 프로그래머 현명한의 기록.


전시 2일 차에 디스이즈게임 김실장님이 인디게임 부스에 찾아오셔서 황급히 붙잡고 저희 게임을 소개했었어요. 유튜브로만 뵈었었는데 직접 뵈어보니 키가 엄청 크셔서 놀랐습니다.

저희 GREAT TOY SHOWDOWN 게임해 보시고, 진지하게 다른 플레이어가 게임하는 것 지켜보시고, 설명을 들어주신 다음에 저희 게임 메커니즘에 대해 고민을 정말 많이 하고 개발한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알아봐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생각, 감동과 성취감이 다가왔던 것 같아요.


팀 리더 이종창의 기록.


맞아요 뭔가.. 나름 김실장님이 게임 계에서는 대유튜버시기도 하고, 게임에 대해 폭넓은 경험과 관점을 가지고 계신데 저희 게임에 대해 너무 감사하게 칭찬해 주셔서 그날 하루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프로그래머 현명한의 기록.


우리 게임을 알아봐 준 탓일까 김실장님 겜잘알이다 속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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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9일(일) 리더 이종창의 기록.


GREAT TOY SHOWDOWN이 G-STAR 2023의 지스타 인디 어워즈에서 Best Multplayer Game 상을 수상했다. 개발 기간이 1년도 채 되지 않았고,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가 국내 전시로서 처음이기도 하고, 쟁쟁한 팀과 게임들이 너무 많아서 경험 삼아 참가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우리의 노력에 비해 너무 과분한 상을 받은 것 같아서, 더 열심히 하라고, 포기하지 말고 완주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 G-STAR 인디 쇼케이스와 인디 어워즈에 참여할 수 있고 수상할 수 있어서 너무너무 기쁘고 함께 1년 동안 고생했던 우리 팀원들과 함께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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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9일(일) 리더 이종창의 기록.


4일 동안 게임 전시하면서 오는 참관객 응대하고 고생한 모든 팀원들에게 박수!

끝나고 바로 돌아가는 오후 9시 일정으로 인해 저녁은 간소하게 ktx에서 맥도날드로 때웠다.

다들 고생 많았고 하루 쉬고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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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8일(월) 프로그래머 황희상의 기록.


12월 25일이 종창님 생일이었는데, 집 근처 우대갈비가 맛있는 집이 있어서 생일 겸으로 팀원들 초대해서 저녁 한 끼 나눴습니다. 다들 맛있게 드셔 주셔서 감사했고 뿌듯했습니다. 다음에도 이 주변으로 맛있는 곳으로 한 번 더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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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6일(화) 아티스트 이서연의 기록.


Lethal Company라는 게임이 한창 유행할 때라, 다 같이 하고 싶었다.

공용 사무실을 쓰고 있느라 옆 사무실에 피해가 갈까 봐 PC방으로 이동을 했는데, 판교 살면서 가장 불편했던 것은 PC방이 없다는 것이었다. (충격) 근데 지금 생각해 보니 하긴 판교에 PC방이 있을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예전 우리 때만 하더라도 PC방이 시끄럽고 신나는 분위기가 존재했는데 요즘은 조용한 데 본인들 할 거 하는 느낌이어서 뭔가 우리가 적막을 깨고 와장창 시끄럽게 놀아서 머쓱했던 것 같다.

특히 희상님이 평소에 점잖은 느낌인데 큰 소리 내면서 게임하시는 게 즐거워 보여서 덩달아 나도 즐거웠다.


클라이언트 황희상의 기록.


좋았잖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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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8일(수) 아티스트 이서연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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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원래 예정되어 있던 식순이 아니었고, 발표할 생각도 전혀 없었는데, 전날 새벽에 명한님이 '서연님도 준비하셨죠?'라는 멘트로 자극해 버렸다.

바로 핸드폰에 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여서 올해 있었던 사진과 영상을 짜깁기해 가지고 B급 느낌 나게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다들 너무 즐겁게 영상을 시청해 주셔 가지고 너무 뿌듯했다.

1년이 끝나면 우리가 많은 일들을 했는데 뭐 했지?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또 이렇게 정리된 영상을 보고 나니 한 해를 가볍게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


팀 리더 이종창의 기록.


내년도 해주세요.


아티스트 이서연의 기록.


매년 해달라고 부탁받은 것은 큰 단점이다. (...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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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8일(수) 팀 리더 이종창의 기록.


샌디플로어가 처음으로 맞이하는 연말을 맞이하여 올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워크샵을 가지게 되었다. 작년 이맘때 설정했었던 샌디플로어 버킷리스트 2023을 돌아보고 2024년 12월 31일까지 샌디플로어라는 회사가 어떻게 성장하고 어떠한 모습이 되면 좋을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샌디플로어 버킷리스트 2023은 아래와 같이 총 8개가 있었는데, 4개는 실패했고 4개는 성공했다.


1) 월급 받기

 → 국가보조금을 통해 몇 달 정도의 월급은 받을 수 있었지만, 온전한 매출이 있던 상태는 아니어서 연속적이지 못했으므로 실패했다.


2) 더 좋은 사무실로 이전하기

 → 가산에 3.5평의 4인실에서 판교 7평의 8인실로 이사가게 되었으므로 면적 측면에서 또 지리적인 측면에서 나름 성공이다. 판교로 이사 와서 가장 좋았던 점은 사람들의 활기 수준이 달랐던 것인데, 주변 환경과 사람들의 에너지에 따라서도 내가 얼마 큼의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총량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크게 느꼈다.


3) 점심과 저녁 걱정 없애기

 → 작년 이맘때에 비해서 걱정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없애지는 못했다.


4) 우리 팀과 회사의 이름을 떳떳하게 자랑하고 다니기

 → 예비창업팀이 올해에는 법인으로 전환되면서 본격적으로 우리는 이 길로 달려보기로 결정했고, 여러 가지 성과를 내기도 하였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를 알아봐 주는 분들이 계셨고 동기부여도 작동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서 옳다 느끼게 됨과 함께 크나 큰 자부심이 생겼다.


5) 첫 번째 일 없는 해외 워크샵 '슈퍼 닌텐도 월드' 가기

 → 꼭 가고 싶다. 제발제발제발 지금은 노는 것보다 빠르게 게임 매커닉에 대한 고민을 하고 더 나은 성과를 만드는 데에 집중하기로 했다.


6) 샌디플로어 실물 굿즈와 단체티 제작

 → 샌디플로어 실물 굿즈는 태국게임쇼 같이 국내외 게임쇼 나갈 때 쓰기 위해서 만들었고(우리도 기념으로 하나씩 가짐), 뭐 입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회사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단체티와 후드집업도 하나씩 만들었다. 막상 입고 다니니 이쁘다고 하나씩 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다음에는 몇 장 더 만들어야 하나 싶기도 하다.


7) 회사 돈으로 장비 바꾸기

 → 당연하게 여길 수도 있지만, 아직 우리는 시작하는 단계이고 돈이 없었어서 당연하게 본인들의 맥북이나 모니터, 아이패드 등을 썼는데 드디어 회사 명의의 좋은 장비를 살 수 있었다. 역시 좋은 장비와 좋은 생산성은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8) 회사 단체티 입고 닌텐도 월드 가서 단체 기념사진 찍기

 → 5번이 실패해서 8번도 자연스럽게 실패!



샌디플로어 버킷리스트 2023에서 달성하지 못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여전히 도전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이면서 우리의 목표를 간접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만한 버킷리스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고 최종적으로 샌디플로어 버킷리스트 2024를 다음과 같이 정했다.


1) 모두를 잃지 않고 4대 보험 내고 월급 받으면서 행복하게 일하기

2) 우리가 만든 게임 세상에 출시하기

3) 밥과 커피 먹는데 내 돈 쓰지 않기

4) 게임하는데 내 돈 쓰지 않기

5) 운동하는데 내 돈 쓰지 않기

6) 허리를 지켜주는 허먼밀러 의자로 회사를 가득 채우기

7) 하이엔드 윈도우 PC 맞추기

8) 언리얼 엔진으로 간이 프로젝트 완성하기

9) 집이 먼 사람을 위해 회사 숙소를 마련하기

10) 대표가 아닌 사람이 외부 강연에 나가서 회사 PR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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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8일(목) 아티스트 이서연의 기록.


송년회 저녁으로 닥터로빈으로 갔었는데, 최근에 종창님이 다른 팀에서 회식을 닥터로빈에서 너무 맛있게 했어 가지고 우리도 데려가고 싶다고 하셔서 왔는데 단호박 스프부터 해서 너무너무 맛있었다.

5~6명이서 메뉴 7~8개를 해치웠고,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까지 해치우면서 너무 배부르고 행복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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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9일(금) 리더 이종창의 기록.


올해 마지막 근무가 끝났다.

내 년 초부터 이미 다이내믹한 업무와 미팅이 예정되어 있다.

우리가 만드는 게임과 비전을 더 빠른 시기에 달성하기 위해서 준비가 조금 부족했던 올해 6월부터 시드 라운드 투자 유치를 위해서 몇 십 개의 엑셀러레이터와 초기 투자사의 심사역 분들을 만나 뵙고 우리 프로젝트와 회사의 비전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데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성과를 얻을 수 없었다.


투자 시장이 아무리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더라도 단단한 비전과 프로덕트의 가치만 있으면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일이더라도 가능할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달려왔는데 수많은 거절 끝에 팀의 가치를 알아주는 투자사를 정말 우연한 기회로 만나게 되었다.


EP.10에서 언급했던 games on AWS 행사에서 만난 하우스의 심사역님이었는데, 사실 우리 팀은 이 행사를 Drop 할 계획 했다. 왜냐하면 태국게임쇼를 다녀오는 시기였기에 데모데이를 준비할 시간이 상당히 부족했었다. 또 물리적으로도 굉장히 어려웠다. games on AWS 행사 시작 시간이 9시였지만, 당일날 태국게임쇼 행사를 마치고 한국에 오전 6시 30분 귀국에, 판교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전 8시 반이었다. 그리고 행사 시작 시간에 플레이 가능하도록 게임 세팅을 모두 마쳐달라는 주문까지 있었다.


데모데이의 기회가 생겨도 행사에서 얻을 수 있는 성과는 항상 기대되지가 않았었다.

데모데이에서 후속 미팅을 해봤자 얼마 큼의 투자사가 적극적으로 Follow-up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있었고 투자사가 우리 팀을 알아봐 주고 먼저 Dash해주는 것, 누군가가 특정 투자사를 소개해주는 것이 훨씬 성사율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외의 에너지들은 프로덕트를 더 좋게 만드는 데에 집중해야 하는 데 써야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체력적으로도 굉장히 지치는 상황이었고, 씻지도 못했던 상황에서 games on AWS 행사를 통해서 뭘 바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었었고, 행사 며칠 전까지 사무국에 연락해서 Drop을 하겠다고 연락을 취해야겠다고 마음까지 먹었던 상태였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뭐라고 이 행사 저 행사 가리면서 투자자를 만날 기회를 저버리는 짓을 하는 오만한 태도인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결과적으로는 데모데이를 잘 마쳐서, 60점 만점에 VC 평균 50.6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받았었고 퍼블리셔를 포함한 5개의 기업이 추가 논의 희망이라는 회신을 주셨다. 이곳에서 만난 한 심사역 분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우리 팀원 전체와도 미팅을 나눴으며, 그 결과 내년 첫 업무로 첫 IR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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