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 방치해 놓았던 브런치에 다시 돌아 왔습니다. 재작년 SNS를 처음 시작하면서 가장 열심히 쓴 것이 브런치였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글을 써도 읽어 주는 이 없이 먼지만 폴폴 나던 이곳이 원망스러워서 작년 10월에 글을 쓴 이후로 외면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저를 작가로서 인정해 준 것은 브런치더군요. 브런치북을 보고 밀리의 서재에서 연락이 왔고, 밀리 오리지널 전자책을 발간하게 되었네요.
그래서 이곳을 다시 돌아 와서 쓸고 닦고 빗질을 하고 있네요. 이번에는 두 번째 책을 준비하고 싶어서에요. 제가 쓸 두 번째 책은 바로 명상에 관한 책 입니다. 오늘은 제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정리해 보고자 컴퓨터를 켰네요.
잠시도 쉬지 못하는 마음
명상이 붐 입니다. 춤을 추는 것도 아니고 노래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앉아서 아무것도 안하고 아무 생각도 안하는 명상이 붐이랍니다. 옛날 사람들이 봤다면 참 희안할 노릇이라고 생각했을 법 합니다. 사람은 언제나 수시로 가만히 앉아서 아무것도 안할 수 있는데 어떻게 그것이 붐이 될 수 있는가 말이에요. 특히나 요즘처럼 생산성을 중요시 하는 세상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심지어 아무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을 전 세계인들이 그렇게 열광적으로 찾고 있다는 것이 참 모순적이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백번 공감이 가는 일입니다. 우리는 잠시도 쉬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잖아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도 우리는 수시로 일을 확인하고 일에 관한 생각을 좀처럼 내려놓지 못합니다. 이동하는 중에는 해야할 것, 사야할 것들의 목록을 떠올리고 끝도 없는 검색을 합니다. 잠에 들기 직전, 침대에 누워서까지 헨드폰으로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소식을 봅니다. 그러면서 머리속에서는 자동으로 비교, 분석, 만족과 비하 등의 생각들이 가득찹니다. 낮동안 어지럽게 쏟아졌던 정보들을 밤동안은 열심히 정리를 해야 하니 어쩌면 우리는 잠을 자면서도 휴식하지 못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이렇게 우리는 몸은 예전보다 훨씬 편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머리는 잠시도 쉬지 못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사람들을 불안, 초조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은 눈앞에 있는 수치들과 좁은 기준들에 한정되고 사람들은 깊은 사유를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바라보는, 내 눈앞의 작은 이익들에만 급급하게 되고 더 넓은 도량으로 상대를 이해하는 법을 잃어 버린 듯 합니다. 고도화된 정보가 결국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불안을 떨쳐버리는 명상
그런 세상에 살아서인지, 유난히 약한 유리멘탈을 가지고 태어난 탓인지 저는 어려서부터 불안함을 가득 장착하고 살아 왔습니다. 항상 쫓기듯 살아가는 제게 '잠시 잠깐만이라도 제대로 쉬고 싶다' 는 마음은 항상 간절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아무리 쉬어도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깡총깡총 뛰면서 온 몸을 털고, 물구나무를 서고, 백미터 달리기를 해도 불안은 나에게 붙어서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회사를 그만두고 심리학을 공부하다가 최근 상담요법으로 명상이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이번에는 제대로 명상을 해보자고 결심했죠. 혼자서 명상 유튜버를 보고 따라하고, 명상 앱을 다운 받아서 매일 실천해 봤습니다. 짧았지만 명상원에도 다녀보았습니다. 아주 드라마틱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죠. 그러던 차에 한 스님을 만나서 예전 보다 훨씬 강도가 세고 어려운 명상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제 제대로 명상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명상을 하면서 여러가지 의문은 끝없이 일어났고, 제대로 명상을 하기 위해서 그 의문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명상을 배우는 사람이 갖는 기초적인 질문들에 대해 답을 얻고 바른 명상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북 같은 글로 쓰여질 예정입니다. 어떤 내용을 써 볼지에 대해 브레인 스토밍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여러분이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덧붙여 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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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방법
명상을 할 때 호흡에 집중하라는 사람도 있고 감각에 집중하라는 사람도 있고, 단전에 집중하라는 사람도 있는데 어떤 것이 맞는가?
명상을 하면서 생각이 도저히 안 없어지는 사람도 많은데 과연 생각 없애기가 모두에게 가능한 것인가?
명상으로 효과를 본 백만장자들은 꿈꾸는 미래를 그리는 상상을 하는 명상을 했는데 이것과 생각비우기 명상은 다른 것인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