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른 사람의 선택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는가?
어떤 홈쇼핑에서 문구 하나를 바꾸고 매출이 폭증하는 효과를 얻었다. 하나는 "상담원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전화 주세요"에서 "전화가 폭주해서 통화가 어렵습니다. 나중에 전화 주세요"로 바꾼 것이다. 매출을 올리려면 통화가 가능하다고 얘기해야 하는데 통화가 어려우니 나중에 전화를 달라니. 사실 아무도 전화를 주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문구를 내보내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역설적으로 이야기했을 때 사람들은 더 열성적으로 반응한다. "남들이 저렇게 열성적으로 전화를 해대는 걸 보면 분명히 좋은 물건일 거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즘 쇼핑몰에 보면 10번째 오더, 20번째 오더와 같이 완판을 하고도 밀려드는 주문에 거듭하여 다시 오더를 한다는 문구를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문구를 보면 "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물건을 샀구나" => "그렇다면 좋은 물건이겠군" => "그렇다면 나도 사야겠다"로 생각이 자연스럽게 전환된다. 근데 이 물건들은 정말 완판이 되었을까? 10번째 재 오더 20번째 재 오더에 함정이 숨어 있다. 한번 오더 할 때 5개를 팔았을지 1000개를 팔았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5개 팔고 완판일 수도 있고, 100개 팔고 완판일 수도 있다. 핵심은 완판 후 재 오더라는 이야기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호텔에서 수건을 재사용해 달라는 문구를 보통 "환경 보호를 위해 수건 재사용에 동참해 주세요"라고 넣는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했을 때 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이 객실을 사용한 고객의 85%가 수간 재사용에 동참했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경우 동참 확률이 훨씬 더 높아졌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려는 경향이 있다. 모든 것을 우리가 알 수 없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댓글 공작이 일어난다. 보통 정치적인 상황에 대한 문제는 굉장히 복잡하기 마련이다. 그 방면에 관련된 일을 하거나, 아니면 관심이 높아서 모든 사안을 꼼꼼하게 비교 분석해 보는 일부의 사람을 제외한 대부분 일반인들은 세세한 내용까지 다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이 복잡한 현안에 대해 판단하는 방법은 기사 내용을 읽는 것이 아니라 댓글을 통해서 다수의 목소리로 학습한다. 이런 이유로 여론을 잘 아는 정치권에서는 불법을 동원해서라도 댓글로 자신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도록 한다.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소리라도 4만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누른 것을 보면 사람들은 내가 이상한가 보다 하고 돌아선다. 그리고 보통 중립적인 입장을 가졌던 사람은 그 다수의 목소리를 따라간다.
이것이 사회적 증거의 원칙이다.
-책 '설득의 법칙'에 나온 내용을 일상에 접목시켜서 설명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