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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자의 눈으로 바라본 삶

한 줄의 글이 시작되는 곳

by 마음부자



비워진 찻잔에 차가 담길 수 있듯이 초심자의 눈에는 수백만 가지의 선택지가 존재하지만 전문가의 눈에는 한 두 가지만 보인다.

그래서 자신의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때는 전문가가 아니라 초심자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 웨인 다이어 <인생의 태도> p. 206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생각한다.

비어 가는 컵 속 커피를 바라보다 문득 내 삶도 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인생을 자꾸만 전문가의 시선으로만 바라보게 되었다.
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선택의 폭이 점점 좁아지고, 가능성보다는 확실함을 찾게 된다.


왜 그럴까?

어릴 적 우리는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되고 싶은 것도 끝없이 많았다.
매일이 새로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면서 실수와 실패를 겪게 되고, 점점 후회 없는 안전한 선택지만을 찾게 된다.


물론 경험이 많아질수록 기대 수준도 높아진다.
그만큼 책임의 무게도 커진다.
그래서 우리는 더 신중하게, 더 확실하게, 가장 안전하고 검증된 길, 덜 위험하고 효율적인 선택을 하려 한다.


이런 태도가 잘못된 건 아니다.
오히려 실수를 줄이고 후회를 덜 수 있기에 많은 이들이 이런 시선을 지지하고 또 바란다.


하지만 행복 앞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행복은 수치나 성과로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행복은 ‘무엇을 가졌느냐’보다 ‘무엇을 느끼고 있느냐’에 더 가까운 감정이다.

거창한 성취나 큰 부를 이뤘을 때가 아닌 소소한 일상 속에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에 종종 진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예기치 못한 순간에 찾아온다.


햇살 좋은 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책 한 줄을 읽을 때 느끼는 여유
누군가의 진심 어린 말 한마디와 미소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다고 느껴지는 마음.


행복은 그런 순간에 조용히 다가온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행복을 마치 도달해야 할 목적지처럼 생각해 왔다.
돈을 더 벌면, 원하는 자리에 오르면, 목표를 이루면 행복해질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막상 그 자리에 서면 종종 허무함이 밀려온다.
왜냐하면 행복은 그곳에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늘 우리 곁에 있었지만 우리는 너무 먼 곳만 바라보다 그 순간들을 놓쳐버린다.

만약 전문가의 시선이 아닌 초심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우리가 애타게 찾던 작은 행복들이 비로소 눈에 들어올지도 모른다.


<인생의 태도>의 저자 웨인 다이어는 말한다.

“비워진 찻잔에만 차가 담길 수 있다.”라고.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마음을 비워야 삶이 조용히 스며들 수 있다.

가득 찼던 욕망과 걱정을 조금씩 덜어내면 그 빈자리에 예기치 못한 행복이 들어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잠시 전문가의 시선을 내려놓고 내 앞을 다시 바라보자.
어쩌면 아직 우리가 보지 못했던 수많은 길들이 그중 하나에는 조용히 나를 감싸주는 행복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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