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가까워지기

지난 1월, 수술을 마치고 본원 6층 침대에 누워 있던 그때,

창밖으로 보이던 병원 마당의 풍경은

마치 이승과 저승만큼 멀게 느껴졌다.


약국으로 약을 지으러 ‘걸어가는’ 사람들,

한 손에 커피를 들고 가볍게 ‘걸어가는’ 사람들.

그 평범한 모습들이 너무도 부러웠다.

나는 다시 저곳으로 '걸어서' 갈 수 있을까?


그러다 어느 날,

휠체어를 타고 1층 카페까지 내려갈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세상 다 얻은 기분이었다.

수술 이후 한 달 만에

혼자서 카페에 내려가 커피와 카스텔라를 주문하던 순간,

그 황홀함은 지금도 또렷하다.


그때 다짐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걷게 되는 그날을 기다리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방법으로라도 세상과 먼저 가까워지자.


그래서 휠체어를 타고 미용실에도 갔고,

기저귀를 두 겹 차고서도 햄버거를 먹으러 나갔다.

그렇게 나는 세상과 다시 연결되고 싶었다.

그리고 그게 참 좋았다.


의외로 사람들도 따뜻했다.

내 불편함을 마주한 많은 이들이

기꺼이 배려하고, 조심스럽게 양보해 주었다.

그전엔 각박하게만 느껴졌던 세상이,

다시 나아가 보니,

실은 천국 같은 곳이었다.

그런 세상이라면 기꺼이 더 가까이 가려한다. 점점 더 편안한 걸음으로 뚜벅뚜벅.


P.S

오늘은 내 생일이다.

응급실로 실려 온 게 지난 1월 19일인데, 오늘로써 딱 반년이 지났다.

5개월 후인 12월 19일에는 평온한 모습이 되어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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