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치료사 노수환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왜 저는 아직 독립적으로 서지 못할까요?”
그랬더니 선생님은
“발목에 신경이 아직 덜 돌아와서 그렇습니다.”
라고 하였다.
맞는 말이었다.
아직 신경은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조급하지는 않다.
솔직히 처음 아팠을 땐 불안했다.
혹시 신경이 끝내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에
조급함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마음이 다르다.
회복의 방향이 ‘돌아오는 쪽’으로 정해졌다는 확신이 생기면서
더 이상 ‘언제’, ‘얼마나’를 따지지 않기로 했다.
내 신경에게 그 '선택'을 맡기기로 했다.
그리고 믿기로 했다.
생각해 보면,
나는 너무도 당연하게 살아왔다.
너무도 당연하게 걸었다.
그 안에서
신경과 근육이 보여준 놀라운 협업과 치열한 노동을
한 번도 제대로 인식한 적이 없었다.
그저 내가 원하면 움직이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아프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내 의지로 어쩔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것.
그렇다면,
'믿고 맡겨야' 한다.
나는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리고
할 수 없는 것들은 놓아버리는 것.
그게 결국
평온에 이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