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윤종훈이가 병문안으로 왔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둘이서
새우깡 두 봉지를 나눠 먹었다.
그리고 병동으로 돌아와 혈당을 쟀는데,
217.
순간, 나도 놀라고 간호사들도 놀랐다. ㅜㅜ
지금까지는 식후에도 늘 140 이하,
공복혈당은 110을 넘지 않았는데,
오늘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문득 생각이 스쳤다.
어쩌면 내가 말총증후군에 걸린 가장 큰 ‘의미’는
바로 당뇨의 무서움을 제대로 깨닫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아버지도 결국 당뇨로 돌아가셨다.
1937년생이셨던 아버지는
1998년, 당뇨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당뇨가 콩팥을 망가뜨렸고,
신부전증으로 투석을 받으셨지만
3년을 버티는 것이 고작이었다.
아버지의 그 3년은 편안하지 않았다.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몸서리쳐질 만큼 고통스러운 나날들이었다.
돌아보면,
나 역시 밖에서 달달한 음식과 맛있는 음식의 유혹에
늘 젖어 살아왔다.
만약 그 생활을 계속했다면,
나도 아버지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
그래서 이제는 경계해야 한다.
나는 말총증후군 환자이기 전에, 당뇨 환자다.
그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
이곳, 멈춤과 쉼의 시공간에서 얻은 가치 있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