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샤워하는 날

매주 토요일 오후, 내가 입원해 있는 재활병원의 간호·간병 통합병동에서는 정기적으로 샤워를 실시한다.

간호조무사 선생님들이 ‘희망 환자’들을 목욕 전용 휠체어에 태워 한 명 한 명 씻겨주신다.

말이 희망 환자이지, 사실 대부분은 몸이 불편해서 그렇게라도 샤워를 해야만 하는 분들이다.


나도 그랬다.

지난 1월, 처음 입원했을 때부터 재활병동으로 옮기기 전까지는 꼼짝도 못 한 채 한 달 넘게 누워 있었다.

머리 감기는커녕 세수도 못했고, 샤워는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러던 2월 말, 재활병동에서 조무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샤워를 했다.

그때 느꼈던 따뜻한 물살의 감촉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마치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했다.

샤워를 마치고 깨끗한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뒤, 오후의 곤한 낮잠을 청할 때의 그 개운함이란,

그건 그 어떤 사치보다 큰 행복이었다.


지금 나는 아침저녁으로 혼자서 샤워실의 안전의자에 앉아 씻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래도 토요일 오후의 느릿한 노곤함 속에서,

그때의 따뜻했던 물살과 평온했던 마음을 다시 느껴본다.

오늘도 그렇게, 조용히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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