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로 입원한 환자들 중에
유독 눈에 띄는 남자 환자 한 분이 있다.
다이빙 사고로 경추 손상을 입어
목 아래로 마비된 채 재활을 받고 있다.
밴드로 머리와 상체를 고정한 채 휠체어에 앉아 있는데,
주변 사람들과 말을 나누는 걸 들으니, 무척이나 밝고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살짝 신기했다.
‘저런 상황에서도 저렇게 편안할 수 있구나’ 싶은 마음이 들면서.
그 곁을 지키는 분은 간병사가 아니라 아내분이었다.
그분 역시 활달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큰 휠체어를 밀고 당기느라 등산용 장갑을 끼고,
마치 골프 라운딩이라도 나가는 듯한 경쾌한 차림이었다.
언뜻 다른 분과 나누는 대화를 들으니, "이제 다 받아들이고 담담하다"라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대범한 여전사 같기도 했다.
부부 두 사람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에도 평온함과 유머가 있었다.
그 덕에 주위 사람들까지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나 역시 그랬다.
그 부부는 집중치료층에서도 꽤 유명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멘털을 그렇게 잘 유지하는 게 정말 대단하다”라고 말이다
나도 아파보니 조금은 깨닫게 된 게 있는데
‘아픔이 곧 슬픔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그 환자분의 상태는 객관적으로 보면
참으로 큰 고통일 것이다.
하지만 그 아픔이 힘듦은 될지언정, 슬픔으로 변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올 추석 연휴의 보름달이
생명 가득한 부활의 기운이 되어
아픈 모든 사람들을 환하게 비춰어 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