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돌리게 되었는데 헛헛한 마음
둘째가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며칠 전, 처음 그 장면을 보았다.작은 이불 위에 누워 선생님의 손에 등을 맡긴 채 토닥토닥 잠에 드는 모습. 그 순간, 마음이 이상하게 내려앉았다. 안심도, 기쁨도 아닌 아리고 헛헛한 감정.
나는 그동안 일을 하며 정말 바쁘게, 아이와의 시간을 지나왔다.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하루를 쪼개고 또 쪼갰다. 노트북을 들고 재택도 병행하며, 아이들 곁을 맴돌았다.
붙어 있던 시간 속에서 아이들을 키워왔는데 그렇게 애써 붙잡고 있던 시간들이 조용히 끝나고 있었다.
주말을 아이들과 너무 잘 보낸 월요일이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토끼 같은 아이들과 공차기도 하고 벚꽃도 보고 참 행복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간이 충분히 행복했을수록
그 반대로, 평일에 아이와 떨어지는 순간은 더 깊게 아팠다.
아침에 둘째는 엄마~하고 오열하며 어린이집에 갔다. 평소보다 더 울었다. 아이도 나랑 같은 마음인 걸까? 나는 그 손을 놓고 돌아섰다.
오전에 일을 하는데 아이가 너무나도 눈에 밟혔다. 나는 결국 점심시간에 다시 아이를 보러 갔고, 낮잠 시간에 조용히 잠들어 있는 아이를 보았다.
아침에 그렇게 울던 아이가 이제는 아무 일 없다는 듯 편안한 얼굴로 자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그 자리에 서서 울었다.
잠시, 오늘은 낮잠을 재우지 말고 “그냥 데려올걸.”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곧 알았다.
그건 아이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이 순간을 견디기 힘든 내 마음 때문이라는 걸.
아이를 키우는 시간에는 반드시 변화하는 순간들이 있다. 엄마 없이 잠이 드는 날, 다른 품에서도 편안해지는 순간. 그건 엄마의 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하루가 조금씩 넓어지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장면을 지켜보는 마음은 늘 조금 아프다. 숨을 돌리게 되었는데, 왜 이렇게 헛헛한지.
아이와 하루 종일 붙어 있던 시간이 조금씩 옅어지고 있다는 걸 알아버린 엄마의 마음이 아닐까. 둘째여도, 첫째 아이 때 한번 겪어봤어도 여전히 이 시기는 마음이 참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