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여 알지 못해 환한 방
당연하여 알지 못해 개켜진 옷가지들
소박하여 알지 못해 정갈한 찬들
불현듯 ‘촛불’이 켜지다
알지 못해는 핑계일까 어쩔 수 없이
다시, 이유를 알지 못해 불이 밝아진 이유
따위
나의 방과 옷과 밥을 위해 오가가던 ‘손’ 그리고 손들
눈 앞에 아른거릴 때 드디어
내 무심함을 염치없음을 그리고 고마움을 알다 이제야
‘크게 뜨고 보아야 할 눈’을 뜨다
가슴앞에 모아 놓은 손으로 바라옵건데
언제고 눈을 다시 떠라, 이마음
어제오늘내일로 끝날 때까지 흘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