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전깃줄이라도 따라가다 보면 지난하고 무례한 비에 젖은 몸을 바람에 말리고 있는 나뭇잎들과 눈이 맞추어지고 얼마간이 지나 눈이 시원해지면 어떻게 변할지 모를 구름들이라지만 마음에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하얀 손으로 남게되는 것이다 어쩌면 그 손은 너의 손일까 며칠전 내가 잡지 않았던 너의 손일까 내 손이 닿지 않았기에 너의 손은 나에게 이제는 어떤 말을 적을 수 없는걸까 애초에 우리에게 적힌 이야기는 필요없었던 이야기였을까
어느사이에선가 바람은 지나가고 나뭇잎들 자리에서 고요를 준비할 때
잡지 않음과 잡을 수 없음의 사이로 여름이 그의 한때를 지나치고 있는 것이었다 너의 손이 슬픔으로만 남지는 않으리란 약속에는 아무런 말이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