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가운데 따뜻한

by hechi

끈질긴 나뭇잎들에 달라붙는 상현의 빛과 가로등 주황 그렇게 별빛들


차가운 시절은 그렇게 우리 주변을 맴도는 것이었다


한적한 버스정류장 밤의 낡은 의자 위에 올려진 통조림, 길량이를 위한.


매마른 수초를 양옆에 두고 차가운 엘이디 하얀 빛이 나는 섬을 띄우고 졸졸졸 시냇물들


차가운 풍경 차가워진 풍경 차가운 가운데 따뜻한


반려견과 주인을 이어주는 줄 끝에서 붉은 빛, 반짝이는.


자신을 버린 나무 밑에서 사라지지 않고 가만한 낙엽, 아직.


크리스마스 불빛이 붙은 아파트 입구 앞에서 입김에 관심을 끈 학생들, 어울려 있는.


늦은 퇴근길 급한 발걸음 위에서 아파트 초입 나무에 붙어 반짝이는 연말의 전구들


입김은 아무렴 집앞 공원 벤치에 앉은 귀가를 유예하는 학생들, 한데 어울려.


추워진 시절 속 어떤 것, 내 눈을 데워주는.

추워진 시절 속 어떤 것, 따뜻한.


자신 보다 더 밝은 빛이 줄지어 돌아가는 차들의 빛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는 별빛들, 시린 하늘의.


돌아가는 발걸음 끝에 있는 내 작은 방


어느사이에선가 추위가 익숙해졌다, 벌써.

시절은 자신을 버린 나무 밑을 떠나지 못한 낙엽, 가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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