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아머에서 일한 지 12개월이 되는 날이다. 나는 역사적 배경이나 특정 사건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역사적 배경을 알면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왜곡이 없이 이해할 수 있고, 현재와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다. 옛날 속담으로 입은 속여도 몸은 속일 수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고객 응대를 하면 할수록 입으로는 "어서 오세요, 언더아머입니다." 웃고 인사하고 정해진 말을 반복하는 동 내 몸은 쉬고 싶다는 신호를 보냈다.
얼마 전에 종영한 <모범택시 3>의 스토리는 실제 사건을 드라마로 모티브 한 드라마다. 빌런으로 등장한 중고차 딜러 차병진은 침수차를 외관만 정비해 마치 멀쩡한 차량처럼 소비자에게 팔거나 계약서에 위조된 권한 서류를 넣어 구매자를 곤경에 빠뜨리는 등 조직적인 사기 수법을 사용했다. 차병진의 중고차 허위 매물은 악질 범죄사건으로 반영되고 있다. 2020년 인천 서구 중고차 매매단지 인근에서 중고차 허위 매물로 소비자를 유인하고, 가계약금을 가로채기를 하거나 다른 차량을 고가의 가격에 강매, 감금, 폭력으로 피해를 유도하는 사건이 과거에 경찰 수사로 검거된 사례가 발견되었다.
이처럼 드라마의 소재는 중고차 시장에서 소비자를 속이고 피해를 주는 허위, 사기 행위가 실제로 계속 문제가 되어 왔다는 점을 바탕으로 이 드라마가 표현되었다. 그리고 2023년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도 간접적으로 반영되었다.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보행자에게 돌진한 사고를 드라마에 연상시켰다. 이 사고로 20대 여성 피해자가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었다. 머리와 다리 부상으로 뇌사 상태에 빠졌고, 끝내 약 4개월 뒤에 숨졌다. 작가님이 실제 사건을 드라마 에피소드로 재구성을 함으로써 범죄자의 악랄함과 행동패턴을 드라마에서 볼 수 있어서 시청자에게 경각심을 한번 더 주었다.
앞으로도 계속 모범택시의 팬으로서 운행이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의 앞모습과 다르게 뒷모습은 외적인 인상에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사건은 생기기 마련이다.
문득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나도 내 몸의 감정을 속이고, 정해진 말만 반복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더 이상 이 일을 계속하는 것은 나에게 솔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그만두기로 결심을 했다.
퇴사는 끝은 질문의 시작이다. "그만두고 나서 무엇을 할 것 인가" 보다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싶은가"였다. 드라마 속 사건을 보며 불편했던 건 왜곡에 대한 거부감이었다. 사실을 숨기고 사람을 소모시키는 방식. 돌아보면 이전의 나는 그 구조를 바꾸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그 안에서 스스로를 속이며 버티고 있었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어떤 것 인지. 그리고 어떤 일이라면 다시 몸과 마음이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아직 명확한 결론은 없지만 적어도 예전처럼 이유 없이 참고 있지는 않다. 입으로만 괜찮다고 말하는 삶이 아니라는 선택. 그것이 내가 퇴사 이후에 찾고 있는 다음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