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츤데레 Sep 14. 2018

칭찬의 무게

기쁨과 함께 피어오르는 또 다른 미안함

어머니가 기특하다고 하면 기분이 좋았다. 그녀는 아들인 나에게도 최대한의 객관성을 유지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씁쓰름한 팩트 폭격 이후에 찾아오는 칭찬 몇 마디는 달달하게만 느껴졌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나도 그 칭찬엔 격렬히 호응했고, 그걸 당근삼아 지금까지 노력했다. 그렇지만 요즘 느끼는 감정은 조금 다르다. 퇴사 이후의 내 삶을 바라보며 어머니가 기특하다고 말씀하셨을 때 나는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스스로의 삶에 충실한 것은 기특한 것이 아니고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그녀에게 어떤 모습을 보였으면, 싶었기 때문이다. 칭찬에 대한 기쁨보다는, 그간 내 모습에 대한 반성만 커졌다. 그리고 상대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조금 전 할머니께 전화를 했다. 요즘 가끔씩 그렇게 전화를 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2분 남짓한 통화에도 웃으며 전화해주어 고맙다며 기특해하신다. 그래서 이런 것 가지고 그런 말씀하지 마시라고 했다. 틱틱대는 버릇없는 손자이지만, 고마울 일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칭찬을 들으면 가슴 한 켠이 시큰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