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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씨 Aug 21. 2024

워싱턴 디씨 걸어서 여행 (3)

3 out of 3. Tips 두 꼬집.


워싱턴 디씨의 길은 알파벳과 서수로 되어 있어 찾기 쉽다. 일반 스트리트는 동서와 남북 정방향으로 달리며 사각형의 블록을 만든다. 동서를 잇는 길은 알파벳이고 남북을 잇는 길은 서수(1st St., 2nd St.)다. 대로와 대각선 길 이름은 법과 독립을 주제로 하거나 미국의 주 이름을 붙였다.


이곳엔 익사이팅한 높은 빌딩이 없다. 잔잔하게 역사와 문화 탐방을 몰아서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도시는 깨끗하고 안전하다. 역사에 별 관심이 없어도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그래도 지하철 역사 내에선 늘 조심한다. 뉴욕지하철에서 수시로 생기는 참사가 이곳에서 생기지 말란 법이 없을 테니.)


2편에서 언급한 조지 워싱턴 대학과 죠지타운대는 유명 대학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대학들이 있다. 역시 대학가에 가면 테라스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쉬어가는 여유가 좋다. Peet’s 나 Totte Bakery & Cafe 등은 인기 있는 곳이다.


투어 사전 예약이 꼭 필요한 곳은 워싱턴 기념탑과 국회의사당이다. 현장 발권도 하지만 웬만해선 자리가 나지 않는다. 규모가 커서 인원 제약을 덜 받는 박물관은 입구에 비치한 QR코드로 즉석 예약하고 입장하거나 예약이 필요 없다. 참, 워싱턴 기념탑 투어는 1달러의 요금이 있다.


내부에 입장할 때 백팩이 크면 제지당한다. 가로세로 자로 재지는 않지만 대략 중간 사이즈 책가방 정도까지 허용하는 눈치다. 입장이 되더라도 미술관에서는 백팩을 앞으로 메도록 주의를 준다. 뒤로 메고 있으면 보안 요원과 인사하게 된다. 입장할 때는 엑스레이로 소지품 검사를 하는 곳도 있고 랜덤으로 사람이 직접 하는 곳도 있다. 음식물은 반입 불가이고 물은 대부분(전부는 아니다) 허용한다.

(National Gallery of Art: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시대 별로 전시)


디씨는 우리네처럼 사계절이 있다. 공기는 이변 없이 대체로 깨끗하다. 여름 겨울 기온차는 서울 못지않게 크고 가끔 기온이 널뛰기를 할 때가 있다. 2월에 별안간 하루 이틀 30도가 되는 식이다. 겨울이라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반팔은 있는 게 좋다. 5월부터 더워져서 6, 7월엔 40도에 육박하는 날도 많다. 습도는 우리나라에 비하면 고마운 수준이다. 40도에도 조깅하는 이가 널렸다. 진심 존경…


워싱턴 디씨를 보려면 대략 일주일은 필요하겠지만 급행으로 이삼일 정도로 때울 수도 있다.


시내투어버스(Hop on hop off)로 한번 돌아보고 다시 갈 곳의 계획을 잡는 것도 방법이다. 일정이 짧으면 박물관 입장은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대표적인 전시물만 보고 나온다. 자연사박물관에선 거대한 공룡 앞에서 증명사진을 찍고 나오는 거다. 긴 줄에 서서 기다려 입장했다면 더 머물고 싶지만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당일치기라면 스쿠터나 자전거를 렌트해서 내셔널 몰을 중심으로 빡세게 돈다. 사진을 찍었으면 다음 목적지로 발길을 옮긴다.


예산을 아껴 쓰고 싶은 장기 여행객이라면 호텔은 외곽으로 나가도 좋다. 전철(Metro)로 30분 정도 나가면 많이 저렴해진다. 단기 여행객은 가까운 곳에 과감히 투자하고 시간을 벌자. 외곽으로 나간다면 동쪽보다는 북서쪽이나 남서쪽이 친근하다.


일반음식점은 성수기라도 바가지요금 같은 것은 없다. 하지만 세금에다 높은 팁을 추가해 계산하고 나면 도둑맞은 기분이 든다. 메뉴에 적힌 금액보다 최소 30프로는 더해 예산을 짜야한다. 이미 팁까지 미리 계산해 넣고 청구서를 주는 곳이 종종 있다. 서비스가 맘에 들었다면 더 줘도 좋겠지만 모른 채 이중으로 지불하면 억장이 무너질 테니 계산서를 꼼꼼히 읽어야 한다. 다행인 건 빨리빨리 재촉하는 문화가 아니므로 내 페이스대로 천천히 하면 된다. 역지사지로 빨리하라고 재촉하면 실례가 될 수 있다.


간식거리가 필요하면 내셔널 몰에 푸드트럭과 아이스크림 트럭이 즐비하다. 봄 축제기간이라면 이것도 줄이 길다.


물은 되도록 미리 챙긴다. 푸드트럭은 봉이 김선달보다 더한 물 값을 받는다. 링컨기념관 앞에는 여름이라면 밤늦도록 얼음물을 파는 행상인이 있다.


쓰레기통은 건물 입구와 거리 곳곳에 있고 크기도 크다. 미국에서 관리를 제일 잘하는 것이 쓰레기통인 것 같다 (쓰레기 아니고 쓰레기통). 재활용 쓰레기통은 파란색이다. 일반쓰레기는 검정이나 회색인데 디씨 지역은 검정이다. 일반적으로 재활용을 세분하지 않는다. 보통 음식을 먹고 나오는 종이포장지는 일반쓰레기로 버리면 된다.


(미국은 서두르는 법이 없다. 편리함이 압승하는 생활에 익숙한 우리에겐 답답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다. 반대로 유럽에 익숙한 이라면 미국은 오히려 빠르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잠시 일 년 살아봤던 유럽은 참…. 말문이 막힌다. 아니, 할 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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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나지 않았다ㅎㅎ. 디씨 주변 이야기는 still more to c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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