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미령 Jan 03. 2023

남편의 자전거

남편의 취미생활을 응원하는 마음 


얼마 전 남편이 자전거를 샀다. 꽤 오래전부터 운동으로 자전거를 타 볼까 고민하던 그 였다. 즉흥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결제부터 하는 나와는 달리 그는 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그 고민이 끝난 시점이 지금이었나보다. '운동다녀올게.' 하며 나가던 남편은 자전거와 함께 들어왔다. 


남편의 자전거



가을에 구입한 자전거는 주말이 되면 항상 남편은 씻지도 않고 원숭이 바지를 챙겨입고 라이딩을 나갔다. 아이들이 어리기에 다같이 자전거를 타기에는 어렵기도 하고, 나도 운동은 아직 흥미롭지는 않아서 적극적으로 동참하지는 않았다. 




가을과 겨울사이 남편은 자전거와 함께 힘껏 자유를 즐겼다. 내가 매일 책을 쌓아놓고 나만의 세계에 빠져 들어가듯 남편은 자전거를 타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자유를 즐겼다. 이전에는 달리기를 하러 나갔다 왔다면 이제는 자전거와 함께다. 라이딩에 빠져 나갔다 하면 하루종일 걸리기도 하지만, 그의 시간을 응원한다. 








내가 지난 1년동안 책과 강의, 그리고 사람에 빠져 지냈다면 남편에게도 충분히 그럴 시간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술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서 가끔 마시는 날엔 언제 오냐는 연락도 하지 않는다.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 이유는 남편은 늘 예측가능한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불확실성이 없는 편이기에.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다. 겨울이 되었다. 그의 취미를 즐기기엔 너무 춥고, 바빠진 계절. 바쁜 그의 일상 속에 아침에는 항상 아이들 이야기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어서 봄이 오면 좋겠다. 남편의 취미를 듬뿍 즐길 수 있게. 




매거진의 이전글 야식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좋아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