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 영원
아이돌 팬들이라면 ‘콜라보’가 매우 익숙할 것이다. 아이돌 그룹끼리의 콜라보, 타 아티스트와의 콜라보, 특정 브랜드나 게임, 캐릭터와의 콜라보까지 여러 아이돌 아티스트들은 여러 분야에서 색다름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은 콜라보 가운데서도 ‘락 밴드’와의 콜라보에 대해 다루어보려 한다. 사실 아이돌 팬에게 락이란 조금은 생소할 수도 있는 장르이다. 물론 데이식스, 엔플라잉, FT아일랜드나 씨엔블루까지 아예 아이돌 밴드가 케이팝에 존재하기도 하지만, 통상의 아이돌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하드한 락 장르와는 분리되어 인식되는 것이 있다. 그러나 의외로(?) 락 밴드와 아이돌의 시너지와 케미는 엄청나다. 지금까지 있었던 콜라보를 살펴보며 그 매력을 탐구해보도록 하자.
먼저 지난 12월 솔로 앨범을 통해 발표한 방탄소년단 멤버 RM의 들꽃놀이를 살펴보자. 들꽃놀이라는 곡은 조유진을 후렴구 보컬로 내세우며 더욱 파워풀한느낌을 가득하게 채운 곡이다. 조유진은 ‘낭만 고양이’, ‘오리 날다’ 등의 히트곡을 가진 체리필터의 보컬로서 날카롭고도 락킹한 목소리를 가진 아티스트다. 그녀의 힘차고도 특별한 음색이 후렴에 더해지며, RM이 전하고자 했던 ‘타는 불꽃에서 들꽃으로’ 되돌아가겠다는 메시지가 더욱 듣는 이의 마음에 깊게 파고들게 한다. 곡의 비하인드 중 하나로, RM은 꼭 조유진이 곡에 참여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강하게 의견을 밝혔다고 한다. 곡이 공개된 후 케이팝과 락팬들 모두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것을 보면, 그의 선택은 매우 옳았던 것 같다. 들꽃놀이는 음원뿐 아니라 라이브로 들었을 때에도 그 진가가 더욱 드러나니, 꼭 라이브 버전으로도 감상해보기를 추천한다.
2022년 MAMA에서는 뜻밖의 콜라보 무대가 있었다. 바로 (여자)아이들(이하 아이들)과 자우림의 무대다. 두 아티스트는 아이들의 메가 히트곡인TOMBOY의 락 베이스 사운드와, 자우림의 파워풀한 느낌의 밀랍 천사라는 곡을 함께 부르며 풍성한 무대를 꾸몄다. 더욱이 자우림이 1집 앨범을 낸 데뷔 연도인 1997년이 아이들의 맏언니인 미연과 민니의 출생 연도와 같다는 점을 주목하면, 커다란 세대 간극을 초월하고 마치 한 그룹인 것처럼 힘찬 무대를 보여준 그들이 매우 놀랍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기의 허스키한 보이스와 민니의 코러스는 김윤아의 보컬과 자연스레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하기도 했다.
2021 MBC 가요대제전에서는 YB밴드와 NCT127의 콜라보 무대가 진행되었다. 과거 YB 윤도현은 ‘박하사탕’을 부르는 도영의 영상을 인스타 스토리로 공유하기도 했던 만큼 NCT에게 ‘리스펙’의 뜻을 전해, 무대 공개 전부터 더욱 팬들의 기대감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 무대에 오른 태일과 도영, 정우, 해찬은 ‘나는 나비’라는 YB 밴드의 대표곡을 함께 부르며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나는 나비’라는 곡 자체가 신나면서도 벅차는 분위기가 가득한 만큼, 한 해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타이밍에 들을 노래로 선곡 역시 완벽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무대를 본 이들은 통상 사람들이 떠올리는 우려(?)와 달리, 전설 격인 락밴드와의 콜라보임에도 불구하고 모난 데 없이, 오히려 한 호흡으로 잘 어우러지는 모습에 무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14 KBS 가요대축제에는 조금 특별한 콜라보 무대가 있었다. 당해 안타깝게 하늘에 별이 된 고 신해철의 추모를 위해 밴드 넥스트는 ‘Music is Love’라는콘셉트를 가진 가요대축제의 무대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밴드 넥스트와 엑소, 인피니트, 비스트의 보컬 멤버들은 함께 ‘그대에게’라는 곡을 부르며 색다른 감동을 주었다. 특히 비스트의 멤버인 양요섭은 색다른 느낌의 파워풀한 락 느낌의 보컬을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같은 해 MBC 가요대제전에서는 스페셜 무대로서 ‘그대에게’를 전 출연자와 함께 부르기도 했는데, 모든 아티스트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더욱 감동을 주었던 무대로 기억되고 있다.
마지막은 아이돌 팬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My universe’라는 곡에 대해 이야기하며 마무리해보고자 한다. 방탄소년단(이하 BTS)과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는 지난 2021년, 함께 작업한 곡 My universe를 발표하며 빌보드 1위에 올랐다. 처음 이 소식을 듣게 된 대중들의 반응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음악이라는 공통점 외에는 너무나 다른 분야에 있는 아티스트 둘이 합작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생경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콜드플레이의 보컬인 크리스마틴 역시,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처음 컨택을 받았을 때 BTS와의 협업이 어떻게 가능할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고도 한다. 특히 콜드플레이의 음악을 살펴보면, Viva la vida를 포함한 여러 히트곡이 모두 강렬하면서도 트렌디한 락 장르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기에 어떻게 BTS와의 협업이 이루어질지에대해 많은 이들이 호기심과 기대감을 가졌다. 하지만 그들이 함께 부른 이 곡은, 한국어와 영어가 모두 포함되며 전달력과 공감을 잡으면서도 희망적이고 서정적인 멜로디를 통해 대중성까지 확보하며 단숨에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기도 했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락 장르는 더 이상 무겁고 어두운 느낌이 가득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밝고 통통 튀는 아이돌의 이미지와 잘 어우러지는 파워풀한 장르로 보아야 한다. 아이돌 그룹의 곡들 역시 락 장르를 기반으로 작업되는 것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많은 케이팝 팬들의 관심을 통해 더욱 풍성한 콜라보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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