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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웹예능을 이끌어간 아이돌

WRITER. 인다

by 아이돌레

TV가 아닌 유튜브 등의 뉴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는 웹예능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마다 조회수 100만 회는 거뜬히 넘기는 ‘스튜디오 수제’의 ‘또간집’, ‘밈 제조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가비의 ‘디바마을 퀸가비’ 등 웹예능은 더이상 낯선 종류의 콘텐츠가 아니다. 심지어 지상파 방송국인 ‘MBC’는 ‘M드로메다 스튜디오’ 채널을 통해 웹예능 콘텐츠를 따로 제작하여 공개하고 있으며, ‘SBS’ 또한 웹 콘텐츠 전용 채널 ‘모비딕’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웹예능의 홍수 속에서 케이팝 아이돌들 역시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이번 칼럼에서는 2024년, 웹예능 콘텐츠를 이끌며 자신과 팀의 이름을 알린 베스트 플레이어들을 꼽아보았다. 아이돌들의 활약상을 살펴보며 지난 1년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1. 워크돌 시즌2~3 - 엔믹스(NMIXX) 해원



엔믹스, 특히 해원은 워크돌의 MC가 되기 전부터 뛰어난 예능감과 입담으로 유명한 아이돌이었다. “아이돌의 K-JOB 리뷰”를 캐치 프레이즈로 한 워크돌이라는 콘텐츠는 그런 해원의 매력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성실함과 다재다능함을 갖춘 해원은 열정적인 태도로 금세 일을 익혀 뛰어나게 소화하는 능력자의 면모와 동시에 조금은 엉뚱하고 해맑은 모습까지 가감없이 보여주었다. 해원은 능숙하게 워크돌 시즌2를 이끌며 시즌3의 MC 자리까지 역임하게 되었다.

KakaoTalk_20241220_165627084.png 출처: 유튜브 ‘워크맨-Workman’


워크돌 MC 해원의 화제성은 모두 한 번쯤은 릴스로 접했을 ‘외모 췍!’ 밈에서도 드러난다. 승무원이 된 해원이 출근 전 자신의 옷매무새를 점검하며 힘차게 외친 “외모 췍!”은 현장 스태프들의 찐웃음을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그 묘한 중독성에 많은 시청자들이 워크돌 시즌2 ‘항공 승무원 알바’ 편을 다시 찾도록 만들었다. 해원의 예능감과 밝은 성격이 만든 2024년 최고의 밈 후보라고 할 수 있다.



해원은 단순히 이상적인 아르바이트생의 모습만 보여준 것이 아니다. 워크돌을 시청하는 MZ 세대 케이팝 팬들은 아마 대부분 다수의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워크돌 MC 해원의 매력은 바로 이 케이팝 팬들의 아르바이트생으로서의 마음을 완벽하게 대변해준 모먼트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빽보이피자’ 편에서 해원은 마지막 고객이 주문한 피자를 포장하여 내며 주문 번호를 불러주었다. 하지만 914번 고객에게서 응답이 없자, 마음을 꾹 눌러담은 목소리로 “914번 가져가라!” 고 외쳤다. 하필 바로 이 타이밍에 고객이 피자를 찾으러 왔고, 해원은 당황한 티를 숨기지 못했다. 이 장면은 식음료 아르바이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에피소드다. 복잡한 매장에서 주문 번호를 듣지 못한 고객이 자신이 주문한 음식을 찾으러 오지 않는 상황은 많은 아르바이트생들의 스트레스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원처럼 ‘OOO번 가져가라!’ 라고 소리칠 수는 없기 마련이다. 워크돌의 시청자들은 이 부분에서 깊은 공감과 통쾌한 사이다를 맛볼 수 있었다. 해원의 센스가 또 한 번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2. 박성찐이야 - 데이식스(DAY6) 성진


2024년 가장 핫했던 아이돌을 꼽으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데이식스의 이름을 부를 것이다. 멤버들이 각자 군생활을 마치고 완전체로 돌아온 데이식스는 이후 ‘예뻤어’, ‘HAPPY’ 등 다수의 곡들이 역주행을 하고, 인스파이어 아레나와 고척 스카이돔 등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공연장으로 손꼽히는 곳들에서 단독 공연을 연이어 매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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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데이식스의 리더, ‘데장’ 성진은 독보적인 캐릭터성을 가진 멤버이다. 억양이 그대로 살아있는 부산 사투리, 털털함 속의 다정함을 갖춘 그는 ‘박성찐이야’ 채널을 통해 말 그대로 자신의 ‘찐’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본 투 비 부산 사람 답게 돼지국밥, 밀면 등 부산 대표 음식의 ‘찐’ 맛집을 소개하기도 했고, 부산을 연고지로 한 프로야구 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시구자로 초청 받아 ‘승리 요정’이 된 모습을 유튜브를 통해 팬들과 나누었다.


팬이 아니라면 의외라고 느낄 수 있는 섬세한 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망한 사랑’ 노래를 들으며 자신이 생각하는 최악의 이별, 어장관리와 착각에 대해 이야기하던 성진은 즉석에서 제작진들의 연애 고민 상담을 진행했다. ‘떨어져 있으면 연락이 안 되는 썸녀’, ‘메신저만 하고 전화를 안 하는 남자친구’ 등에 대한 성진의 날카로운 심리 분석은 현장의 제작진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가차 없는 돌직구와 함께 다정한 해결책도 곁들인 연애 상담 외에도 멤버들에 대한 마음, 평범한 일상과 의외의 친분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성진의 ‘박성찐이야’는 웹예능까지 자타공인 대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3. 회포자 시즌2 - 트리플에스(tripleS) 김유연


24인조 걸그룹 트리플에스는 올해, <Girls Never Die>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완전체 무대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소녀들의 강한 의지와 희망적인 마음을 표현하며 큰 인기를 얻은 <Girls Never Die> 무대에서, ‘다시 해볼까’ 라는 킬링파트와 뛰어난 비주얼로 케이팝 팬들의 마음 속에 각인 된 김유연은 웹예능 ‘회포자2’를 통해 자신의 캐릭터를 더욱 활발히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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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 회사를 그만두고 제2의 인생에 도전한다는 콘셉트로 직업 체험 형식을 띈 ‘회포자 시즌2’는 김유연을 새로운 MC로 발탁했다. 김유연은 그 첫번째 영상인 출가 편에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스님 분들께 드릴 과일을 하나하나 껍질을 까서 준비해야 한다는 말에 황당함을 숨기지 않는 솔직함과 의도치 않은 반항이 많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이끌었었다.


https://x.com/myhealerbox/status/1854103156663435640


MBTI ‘INTP’의 전형이라고 불리던 김유연은 이 클립을 통해 ‘극 T’들의 공감을 얻으며 조용한 또라이 모먼트, 그리고 잔잔한 팩트 폭행의 매력을 한껏 선보였다. 자신만의 속도, 그리고 자신만의 열정을 가진 김유연은 이후에 공개된 ‘회포자 시즌2’ 회차에서도 어디에서 무슨 일을 맡게 되든 스스로를 잃지 않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4. 최애의 최애 -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수빈


픽시드에서 선보인 웹예능 ‘최애의 최애’는 케이팝 팬이라면 익숙할 ‘오타쿠 발표회’ 형식을 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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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의 최애’의 MC 자리에 본인이 오타쿠임을 가감없이 드러내던 수빈이 발탁된 건 당연하게도 느껴진다. 투모로우투게더의 리더 수빈은 각종 애니메이션과 게임 캐릭터를 전부 알고 있을만큼 ‘덕후력’이 높아, 아이돌 중에 오타쿠를 거론하는 글마다 이름이 언급될 정도이다. 그런 수빈이 어린 시절부터 좋아한 아이돌은 바로 전설적인 걸그룹 카라(KARA)이다. 카라의 데뷔 15주년이던 3년 전, 마침내 자신이 카라의 팬임을 공개한 수빈은 이후 ‘MAMA’에서 카라를 직접 만나 직접 쓴 손편지를 전달하는 등 성덕이 되기도 했다.


‘최애의 최애’ 첫 회차는 MC 수빈의 ‘카라 발표회’였다. 수빈은 자신의 최애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할 기회가 주어진 여느 오타쿠와 같이 들뜬 마음으로 자신의 입덕 계기, ‘아기 카밀리아(카라의 팬덤명)’ 시절 일화, 추천곡과 성덕이 된 썰 등에 대해 발표했다. 앞에 앉은 제작진들 중 카라의 멤버 규리가 섞여있다는 건 모른 채였다. 발표를 마친 뒤 규리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자, 수빈은 자신의 발표 내용을 되짚어보며 잔뜩 당황했고, 이 모습은 ‘최애의 최애’를 보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주었다.


이후에도 각자 자신이 덕질하는 분야를 동아리로 칭하며, 회장이 되어 영업 발표회를 하는 다양한 아이돌들이 ‘최애의 최애’를 거쳐갔다. 라면 덕후 엔하이픈(ENHYPEN) 희승, ‘롯데 자이언츠’ 덕후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 운학 등 게스트로 출연한 아이돌들의 찐 덕후 모먼트도 팬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하였다. 수빈은 MC로서 이러한 발표들을 경청하며 생소한 분야에는 ‘머글’ 모먼트를 보여주기도 했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한 듯한 적절한 질문을 던지며 콘텐츠를 원활히 이끌고 있다. 오타쿠로서 오타쿠 발표회를 진행하는 수빈의 덕후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내 아이돌의 오타쿠 모먼트는 항상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높은 화제성으로 시작한 ‘최애의 최애’는 이후 공개된 회차들도 모두 100만 조회수를 가뿐히 넘기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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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TV 예능에서 아이돌을 패널로 활발히 기용하던 시대가 지나고, 관찰 예능이 대세로 자리 잡으며 전처럼 고정적으로 아이돌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 대신, 아이돌들은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인 웹예능에서 다양한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아이돌의 매력을 보여주고 이들의 능력치를 이끌어줄 새로운 웹예능을 기대해보자.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 소유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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