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 블루
크리스마스는 다 커버린 성인도 동심으로 이끈다. 산타에게 선물을 받기 위해 일찍 잠들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거나 산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늘만큼은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 믿고 싶게 만든다. 이런 우리의 마음을 읽었다는 듯,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이색적인 마케팅 프로모션이 진행되었다. 뉴진스의 <Ditto>, <OMG> 뮤직비디오로 K-POP과의 협업을 이어온 돌고래 유괴단 신우석 감독은, 이번엔 신세계백화점과 손을 잡고 연말 캠페인 '헬로 뉴 산타(Hello, NEW SANTA)'를 진행했다. '소중한 사람을 위해 산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 캠페인는 12월 한 달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개되었다.
지난 11월 26일, 소셜 미디어를 뜨겁게 달군 산타가 등장한다. 대뜸 신세계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전 세계적 경제 불황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선물 수급이 어려워졌으니, 자신이 신세계 SNS 위탁 운영과 광고 모델을 하게 되었다는 산타의 게시물이 올라온다. 실제로 기존 피드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며, 인스타그램 계정을 장악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한동안 일부 대중들은 신세계 계정이 해킹당한 것인지, 크리스마스 프로모션의 일부인지 혼란을 겪기도 했다.
산타가 한국에 입국한 후, 네 컷 사진 촬영부터 국밥 먹방, 지하철 탑승 등 다소 MZ스러운 일상을 공유했다. 이에 늘 크리스마스에 진심이던 신세계백화점이 올해는 산타와 함께 어떤 프로모션을 선보일지 기대하게 했다. 전통적인 산타 이미지라면, 모두가 잠든 사이 굴뚝을 통해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해주는 푸근한 할아버지를 생각하기 마련인데, 신세계백화점을 장악한 산타는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러 온 트렌디한 산타로서 인스타그램 유저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KrAai97oDvc
소셜 미디어를 통해 코믹한 콘텐츠들이 업로드되던 찰나, 12월 1일 신세계백화점 유튜브 채널에 첫 번째 티저 영상이 공개된다. 영상이 시작되자마자 산타는 덤프트럭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한다. 제법 당황스러운 전개에 대중들은 “순댓국 먹고 잘 놀다가 이게 무슨 일이야.”, “한문철 TV에 제보했습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신우석 감독은 다 뜻이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사고 현장을 바라보는 루돌프 장면이 지나고 곧 카리나가 등장한다. 뭔가 사연이 있는 듯한 아련한 눈빛으로 산타를 바라보고, ‘This Christmas, New santa is coming.’이라는 문구와 함께 영상은 마무리된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카리나에 놀라기도 했지만, 곧 카리나가 이 캠페인 영상의 주인공임을 알 수 있었다. 올해 8월 Mnet의 마이 아티 필름(MY ARTi FILM)에서 한 사례 연기와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카리나는, 이번 ‘헬로 뉴 산타’에서도 연기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다.
다친 산타를 대신하여 선물을 배달하는 새로운 산타, 카리나를 중심으로 하는 티저 영상들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었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자 창문을 깨고 집에 들어갔다가 경찰에 붙잡히거나 비행기 안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아이를 위해 승무원으로 변신하기도 하고, 종교의 장벽을 넘어 절에 들어가 동자승에게도 선물을 배달하기도 한다. 엉뚱하지만 모든 아이에게 선물을 전하기 위해 열심히 배달하는 카리나는 경찰에게 체포되는 뉴스 이미지부터 어린 아이가 진짜로 자고 있는 게 맞는지 확인하는 사진까지 자신의 배달 상황을 공유하는 새로운 산타의 모습을 보여줬다.
https://youtu.be/UKmFA7n1Vmg?si=PPx112YSGcwNFE6y
12월 20일, 드디어 ‘HELLO RUDOLPH’라는 제목의 본 영상이 공개되었다. 앞서 공개한 떡밥을 모두 회수하듯, 카리나와 산타의 관계성이 퍼즐처럼 맞춰진다. '루돌프를 타고 선물을 배달하는 산타'라는 누구나 아는 뻔한 이야기가 아닌, '산타를 대신해 선물을 배달하는 루돌프'에서 한 번 더 반전을 주어 왜 카리나가 산타 대신 배달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카리나는 어떤 존재인지 알려준다. 여느 아이와 다를 것 없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던 아픈 아이(어린 카리나)는 엄마에게 눈송이 오너먼트를 선물하고 싶었지만, 엄마를 만나러 가기 전에 죽음을 맞이한다. 아이를 발견한 산타는 루돌프로 일할 수 있게 계약을 맺어주었고, 이후 카리나는 루돌프로서 산타와 함께 선물을 배달하게 된다. 그 이후, 산타가 교통사고를 당해 선물 배달을 할 수 없게 되자 본래의 모습인 인간으로 돌아와 티저에서 보여줬던 모습처럼 엉뚱하지만, 성실한 산타로서 선물을 배달한다.
배달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가족 마네킹을 보며 자신의 가족을 회상하게 된다. 끝내 눈송이 오너먼트를 엄마에게 전해주지 못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카리나는 자신의 집에 방문해 엄마에게는 눈송이 오너먼트를, 동생에게는 인형을 안겨주고 떠나면서 영상이 마무리된다.
11월 말부터 약 한 달간 웃음을 자아내는 프로모션부터 반전 스토리가 담긴 새로운 산타의 크리스마스 캠페인 영상까지, 씁쓸하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콘텐츠들을 통해 우리는 마음속에 또 하나의 새로운 산타를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이런 컨셉의 크리스마스 프로모션은 기존 마케팅에서 살펴보기 어려웠는데, 신세계백화점은 크리스마스의 보편적인 이미지를 재해석하는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과의 실시간 소통을 목표로 삼았다.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 디자인 담당 최현정 팀장의 인터뷰에 따르면, 기존 기업의 일방향적인 메시지 전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우석 감독과 협업하여 하나의 메인 스토리를 활용한 OSMU(원소스멀티유즈)를 할 수 있도록 각 콘텐츠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헬로 뉴 산타’는 각 소셜 미디어에 특화된 마케팅 전략을 통해 더욱 스토리에 몰입을 도왔다. 신우석 감독은 매일 하나씩 열어 소소한 선물을 얻는 '어드벤트 캘린더'에서 영감을 얻어, 여러 버전의 티저와 본 영상 그리고 에필로그까지 쭉 이어질 수 있도록 스토리를 구성했다. 누구보다 크리스마스에 진심이던 신세계백화점이 신우석 감독 그리고 카리나와 함께 새로운 크리스마스를 전하고자 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캠페인 영상이 공개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에필로그 영상이 공개되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간 이후에도 새로운 산타의 추억이 머무를 수 있도록 말이다. 뜨거운 반응 덕분인지, ‘헬로 뉴 산타’는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 신세계스퀘어에서 추가 상영이 진행되기도 했다. 우리는 항상 ‘우리가 원하는’ 선물을 배달하는 산타라는 정형화된 산타만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헬로 뉴 산타’ 속 카리나는 단순한 선물이 아닌, 자신이 전하지 못한 마음과 사랑을 전하는 산타였다. 어쩌면 다친 산타는 카리나가 어릴 적 누리지 못한 크리스마스를 누리고 가족에게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매년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전했던 신세계백화점이 새로운 산타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크리스마스란 바로 이런 것 아니었을까? 연말이 주는 공허함과 허전함 사이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해준 새로운 산타야말로 이번 크리스마스의 최고의 선물임이 분명하다. ‘헬로 뉴 산타’의 메시지처럼, 오늘이 끝나기 전에 서로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는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되길 바란다. 그럼,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참조: https://www.the-pr.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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