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WRITER 담다디
지난 10월, 아미들은 기쁜 소식을 접했다. BTS(방탄소년단)의 멤버인 제이홉이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했기 때문이다. 군복무 중에도 틈틈이 음원을 발매했기에 제이홉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아티스트가 군대에 있는 동안 음원을 발매하는 것과 전역 후 활동을 이어 나가는 데 엔 큰 차이가 있다. 제이홉은 전역 이후부터 바로 활동을 이어갔다. 같은 그룹의 멤버 진에게 붙잡혀 <달려라 석진>에 출연하는 웃픈 에피소드를 만들었으며, 자신의 연고지인 광주의 야구 홈팀 기아 타이거즈에서 시구를 진행했다. 또한 지난 12월 29일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성금 1억 원을 기부했다. 그야말로 제이홉은, 전역 후 지금까지 구설수 하나 없이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 상황에서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들이 가장 기다리는 것은 새로운 음반 발매다. 제이홉은 25년 상반기 중 솔로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미들은 새로운 음원을 기다리며 제이홉이 발매한 음원을 계속 듣고 있다. 필자 또한 제이홉의 음악을 즐겨 듣고 있다. BTS의 래퍼 라인인 RM, 슈가, 그리고 제이홉은 각기 다른 음악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그중 제이홉은 자신의 이름에 걸맞게 ‘희망’을 모티브로 음원을 발매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그동안 제이홉이 발매한 앨범들을 하나씩 살펴보며 각기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아미의 희망에서 세상의 희망으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가고자 하는 제이홉의 음악 행보를 따라가 보도록 하자.
단연 제이홉의 색깔이 제일 잘 드러나는 앨범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Hope World]를 꼽고 싶다. 2013년 데뷔 앨범 [O!RUL8,2?]의 수록곡 <BTS Cypher PT.1>의 가사 중에선 이런 가사가 있다.
지금은 hope world, from BTS. 전부 날 follow 내 가능성은 모두 리트윗 돼
해당 가사에서 비롯된 앨범이 [Hope World]이다. 앨범에서는 제이홉의 자전적 이야기, BTS로서의 성장과 성공담을 담아내고 있다. 보통의 앨범이 아닌 믹스테이프 형식으로 발매했기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자신의 음악과 열정을 보여주고자 했다. 실제로 제이홉은 당시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믹스테이프 발매가 자신의 꿈이었고, 앨범에 자신의 이야기와 음악에 대한 열정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이홉은 해당 앨범에서 작사, 작곡뿐만 아니라 프로듀싱까지 모든 부분에 참여해 제이홉만의 음악 스타일을 확고하게 보여준다.
[Hope World]의 타이틀곡 <Daydream (백일몽)>은 인간 ‘정호석’으로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나 경험하고 싶은 여러 꿈을 상상해 표현한 곡이다. 한 번쯤 다른 나의 인생 그림 그려 보고 싶은 거야, 도화지 dream / 그리고 내 세상일 거야 상상 그대로 일 거야 / 달빛이 있다면 깨어나기 싫다고 등의 가사는 정호석으로서 살아가고 싶은 삶의 모습을, 보편적인 심리적 도피 나라고 헤엄쳐 나갈 수는 없는 법 / But 영원하진 않을 거야 등의 가사는 실제로 그런 삶을 살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는 솔직한 심정이 드러난다. 실제로 <Daydream (백일몽)> 뮤직비디오에서는 다양한 색채, 배경 등을 통해 꿈속에 있는 제이홉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해당 앨범의 수록곡 또한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 <Airplane>은 어릴 적 비행기를 타는 것이 소원이었던 제이홉이 BTS로 성공한 뒤 비행기를 타고 다니면서 작곡한 곡이다.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는 가사와 BTS 멤버들과 부른 떼창이 해당 곡의 키포인트다. 앨범의 첫 트랙인 <Hope World>는 쥘 베른의 소설 <해저 2만 리>를 모티브로 삼은 곡이며, 제이홉이 누구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작곡했다고 말한다. <P.O.P (Piece Of Peace) Pt. 1>은 제목에 나타난 그대로 평화에 관해 이야기하며, 해당 곡을 파트 원으로 제목을 붙인 이유에 대해 앞으로 해당 주제로 이야기를 끌어나가고 싶기 때문이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앨범의 아웃트로 곡인 <Blue SIde>는 아무것도 모르던, 푸른 하늘과 바람이 있었던 때 돌아가고 싶었다고 말하며 마무리를 깔끔하게 해주는 느낌이 좋아 수록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해당 곡은 추후 싱글 [Blue Side]로 다시 발매되었다.
정식 앨범으로 발매되진 않았지만, 제이홉의 행보에서 짚고 넘어갈 곡이 하나 있다. 바로 <Chicken Noodle Soup>다. 해당 곡은 제이홉이 춤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접한 <Chicken Noodle Soup>의 후렴구를 재해석한 곡으로, 단순하면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안무가 포인트이다. 특히 미국의 팝스타 베키 지(Becky G)가 피처링에 참여하면서 미국 내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곡 내에 영어, 한국어, 스페인어 등 3개 국어를 사용하면서 대중성을 높인 것이다. 실제로 <Chicken Noodle Soup>는 발매되었을 당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HOT 100에 81위로 진입했다. 이를 두고 미국 포브스에서는 제이홉이 미국 랩 장르 내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랩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 케이팝 곡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으며, 이는 케이팝 솔로 남성 뮤지션 중 차트에 오른 첫 번째 경우이다. 또한 솔로와 그룹이 동시에 랩 디지털 송 세일즈에 동시에 오른 아티스트로서도 처음이라는 점을 명시하며 제이홉은 명실상부 탑 솔로 아티스트로 거듭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팝 시장에서 당시 떠오르고 있던 케이팝과 라틴 음악을 조화시킨 비주류 음악으로 미국 시장을 점령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도 평가를 높이 사고 있다.
<Chicken Noodle Soup>는 음원 발매와 동시에 댄스 챌린지가 만들어져 한동안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이끌었다. 해시태그 #CNSChallenge는 음원 발매 후 2주 만에 조회 수가 2억 5,000만을 넘었고, 국내의 아이돌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톱스타들도 해당 챌린지에 참여해 즐거움을 선사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약 50명가량의 댄서와 대형 퍼포먼스를 완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Chicken Noodle Soup>라는 곡이 얼마나 댄스에 중점이 맞춰져 있는가를 시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안무는 낮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닭의 움직임을 형상화해 팔을 맞춰 흔들고, 스텝을 밟기만 하는 것이 전부이다. 이는 지금까지도 유행하고 있는 댄스 챌린지에 적합하다. 그로 인해 농구 선수인 스테판 커리, 터너 텍사스주 휴스턴 시장 등 아티스트가 아닌 유명 인사들도 챌린지에 참여해 재미를 선사했다. 팬들 사이에서도 유행한 챌린지는 댄스뿐만 아니라 기부 행렬로도 이어졌다. 치킨 누들 수프가 미국의 전통적인 음식이라는데 기인해 춤을 못 추는 미국 아미들은 댄스 대신 푸드 뱅크에 기부하는 것을 선택했고, 총 415달러가 모아져 BTS와 베키 지의 이름으로 기부된 사례가 전해졌다.
제이홉은 2022년에 자신의 첫 솔로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정규 앨범 제목 [Jack In The Box]는 미국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인형이 튀어나오는 상자 장난감을 뜻한다. 사람들을 설레게, 깜짝 놀라게 만드는 상자 장난감처럼 제이홉은 상자 바깥으로 나와 그만의 세상을 펼쳐 보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앨범에서 드러냈다. 더블 타이틀곡을 포함해 총 10곡이 앨범 안에 수록되어 있으며, 트랙 순으로 들어보면 제이홉이 표현하고자 하는 세상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앨범 내의 모든 곡이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져 있는 것이다. 이전의 곡들과는 달리 좀 더 어두운 느낌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그렇기에 더 깊어진 그의 음악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타이틀곡 <MORE>와 <방화 (Arson)>은 앨범의 시작과 끝을 보여준다. 앨범의 시작에 있는 <MORE>은 앨범이 발매되기 전 선공개로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상자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들을 표현한 <MORE>에서는 제이홉의 당찬 포부, 그리고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뮤직비디오에서도 상자를 여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판도라의 상자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뮤직비디오는 흑과 백의 색상 대비가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제이홉의 상반된 자아를 표현한다. 제이홉의 다양한 모습을 여러 문과 배경을 통해 보여주고, 마지막에 다시 열었던 박스를 닫으면서 곡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이 장면은 다음에 이어지는 타이틀곡 <방화 (Arson)>과도 연결된다.
<방화 (Arson)>은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면서, 열정과 욕심의 불꽃을 제시했던 제이홉이 세상과 부딪히며 선택의 갈림길에 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상에 나와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지만, 현실은 걸림돌 역할을 하는 제약이 수도 없이 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그런 제약을 어두운 배경으로 표현했다. 그럼에도 공간에선 불꽃이 끊임없이 타오른다. 그리고 제이홉은 불꽃 사이를 지나오며 자신까지 타버리게 된다. 음악에 대한 열정, 야망, 그리고 욕심이 한데 어우러져 비로소 진짜 제이홉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앨범의 이름처럼 데뷔로 세상에 나온 제이홉은 아티스트로서 더 성공을 갈망하고, 음악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키워나간다. 함축되어 있던 모든 것이 터져 나온 순간이 바로 <방화 (Arson)>다. 이번 앨범 [Jack In The Box]가 제이홉의 이전 행보와 다르게 어두운 컨셉으로 표현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닐지 추측해본다.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하고, 야망을 품었기에 제이홉은 끊임없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찾아내고 계속해서 세상에 저항한다. [Jack In The Box]가 보여주고자 하는 주제는 곧 우리 전체가 시사해 봐야 할 문제기도 하다. 우리는 제이홉처럼 좋아하는 것에 끊임없이 열정을 쏟아붓고, 힘껏 부딪힌 적이 있는가?
제이홉은 지난 2023년 3월에 <on the street (with J. Cole)>을 발매했다. 대중에게도 친숙한 로파이 힙합 장르의 곡으로, 이전에 발매된 [Jack In The Box]와는 달리 따뜻하고 감성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곡의 제목처럼 거리 위를 모티브로 삼았으며, 거리 위에서 얻은 생각과 감정들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스트릿 댄스로 출발을 삼은 제이홉에겐 ‘street’이 그 누구보다 큰 의미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 모티브를 통해 제이홉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온기를 불어넣는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정답이고, 자신이 그 길을 응원한다고 전하는 노래는 많은 아미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힘이 되었다. <on the street (with J. Cole)>은 멜론 차트에 진입해 순위권을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빌보드 차트에도 진입해 그 저력을 드러냈다.
이후 2024년 3월에는 [HOPE ON THE STREET VOL.1]을 발매하며 제이홉의 군백기를 채워주었다. 타이틀곡 <NEURON (with 개코, 윤미래)>를 포함해 총 4개의 신곡과 [Jack In The Box]에 수록된 곡에 댄스 리믹스를 가미한 <what if... (dance mix with JINBO the SuperFreak>, 그리고 기존의 <on the street (with J. Cole>을 솔로 버전으로 불러 발매한 것이다. 이는 제이홉의 ‘Street’ 시리즈를 이어가겠다는 의미와도 같다. 타이틀곡 <NEURON (with 개코, 윤미래)>는 뇌의 신경 세포 물질인 뉴런을 의미하며 우리의 삶에 있어 ‘뉴런’이 무엇인지 끝없이 묻는다. 또한 뉴런의 언어유희 요소를 사용해 이런 뉴런이 곧 나의 새로운 출발(NEW RUN)이 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모든 것이 처음인 거리 위에서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관계를 맺어가며 뉴런을 형성한다. 뉴런 형성으로 메워지는 간극은 곧 우리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촉진제가 된다. 제이홉은 타이틀곡을 통해 사람들에게 자신의 새로운 출발을 알림과 동시에 다시 한번 우리에게 위로를 건넨다.
[HOPE ON THE STREET VOL.1]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아티스트의 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이틀곡에서는 래퍼 개코와 윤미래, 수록곡에선 BTS 멤버 정국과 미국의 프로듀서 베니 블랑코(benny blanco), 나일 로저스(Nile Rodgers), 르세라핌(LE SSERAFIM) 멤버 허윤진, 그리고 가수 겸 프로듀서 진보(JINBO)가 참여했다. 특히 이 중에서 <i don’t know (with 허윤진 of LE SSERAFIM)>을 이야기하고 싶다. 본래 그룹 내에서 자신만의 음색으로 팀의 색을 불어넣어 주는 허윤진이 이번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면서 트렌디함을 한층 되살렸다. 팬들 사이에서는 둘의 합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반응도 나왔다.
으레 BTS 래퍼 라인의 앨범을 살핀다면, 각기 가지고 있는 삶의 정의와 다짐을 노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제이홉이다. 제이홉의 이름의 유래가 판도라의 상자 속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이라는 점에서 그가 희망을 중요시하고, 지금까지의 앨범을 통해 자신의 음악을 굉장히 사랑함을 알 수 있다. 제이홉은 솔로 앨범뿐만 아니라 BTS의 앨범 속 솔로곡에서도 희망을 노래한다. <Outro: Ego>, <Trivia 起 : Just Dance> 등에서도 리드미컬한 멜로디에서 타인과 함께함, 희망을 소재로 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있다.
이런저런 일로 쉽게 지치는 현실 속에서 제이홉의 곡들은 우리에게 힘을 준다. 제이홉의 앞으로의 컴백이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자신이 낸 곡들에 걸맞은 행보를 아미에게 보여주며 제이홉은 우리의 기대감을 한층 더 불어넣고 있다. 이번 상반기에 발매하는 앨범은 또 어떤 희망을 우리에게 이야기할지, 무엇을 모티브로 자신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 나갈지 집중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제2의 음악 세계를 열어나가려는 제이홉에게, 그가 우리에게 주었던 희망과 열정만큼 우리도 희망과 격려의 응원을 보내야 할 때이다.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 소유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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