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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2024 연말 무대 리뷰

| WRITER 블루

by 아이돌레

연말연초를 느끼는 방법은 사람마다 각양각색이다. 연말 파티를 하거나 첫눈이 내리는 것을 바라보거나 또는 연말 시상식을 통해 한 해가 마무리되었음을 느끼곤 한다. 필자의 경우에도 매년 펼쳐지는 K-POP 연말 시상식 무대를 보며 한 해가 흘러갔음을 실감한다. 연말 시상식의 매력은 다양한 K-POP 그룹이 한 해 동안 활동했던 곡을 편곡하여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무대에서 나온다. 덕분에 매년 ‘레전드’라고 불리는 무대들이 생겨나기도 한다. 오늘은 필자 마음대로 꼽아본 2024년 연말 무대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저 개인적인 취향의 무대를 추려 언급한 것뿐이니 혹시 기대하고 있던 무대가 나오지 않더라도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이번 글에서는 아티스트의 정체성이 잘 돋보였던 무대를 중심으로 리뷰해 보았을 뿐이다.



2024 멜론 뮤직 어워드, (여자)아이들


https://www.youtube.com/watch?v=6iIA3p3DjvM


서사로 따지자면 이번 (여자)아이들의 멜론 뮤직 어워드 무대가 1등이지 않을까 싶다. 연말 시상식에 이들의 퍼포먼스를 빼놓으면 섭섭할 정도로 (여자)아이들은 지금까지 다양한 컨셉의 무대를 보여줬다. 그러나, 마의 7년이라고 불리는 재계약 시기가 다가오면서, (여자)아이들의 다음 행보에 대한 억측이 생기기도 했다. 그 사이에서 침묵을 유지하던 (여자)아이들은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LATATA> + <한> <LION> + <TOMBOY> + <퀸카> +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라는 역대 타이틀 곡 메들리를 선보이며 그룹 정체성과 성장 서사를 조명했다. 특히, 멤버별로 각 곡을 맡아 7년의 서사를 함축시키는 연출은 뭉클했으며, "아이들, 다시 시작해 볼까요?"라는 말과 함께 시작한 마지막 곡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는 <Super Lady> 대신 선택했다는 점에서 팬들에게 직접 제2막을 알리는 메시지처럼 다가왔다.

이날 (여자)아이들은 데뷔 후 첫 대상을 수상했다. 전소연은 수상 소감으로 멤버 전원이 큐브 엔터테인먼트와의 재계약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팬들에게 직접 전하고자 했던 (여자)아이들의 마음은 무대와 수상 소감으로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 이후, 멤버 우기는 ‘관상학개론’이라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재계약에 대한 비하인드를 공유하며, 좋아하는 것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기에 남기로 결정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제2막을 걸을 (여자)아이들을 또 한 번 응원하게 되는 무대였음이 분명하다.


2024 MAMA, 캣츠아이(KATSEYE)


https://www.youtube.com/watch?v=I8erREJ08p8


작년 한 해 동안 수많은 현지화 그룹이 탄생했다. 2024년 6월 28일 데뷔한 하이브 유니버설 소속의 미국 현지화 그룹인 캣츠아이(KATSEYE)도 그중 하나이다.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캣츠아이는 한국, 스위스, 필리핀, 미국 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데뷔 초반에는 이 그룹이 과연 K-POP의 범주에 들어가는가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점차적으로 자신들만의 차별점을 강조하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캣츠아이는 "전 세계를 둘러봐도 저희 같은 그룹이 없기 때문에 신선하고, K-POP 아이돌과의 차별점을 통해 더 많은 관객층을 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미국 데뷔 이후 두 달 만에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이들의 포부처럼 <Touch>가 국내에서 반응을 보이며 ‘핫걸 그룹’이라는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2024 MAMA에서 캣츠아이는 미국 LA 돌비씨어터 무대에 올라 치어리딩 컨셉의 무대를 선보였다. 자칫하면 뻔할 수 있는 컨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치어리더들과의 완벽한 합을 보여주고, 치어리딩 도구를 활용한 댄스 브레이크까지 보여줌으로써 캣츠아이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한 설득력을 높였다. 이는 ‘현지화 그룹은 K-POP 그룹이 아니다.’라는 편견을 넘어 K-POP의 범주를 확장시키며, 자신들을 증명한 무대가 아니었나 싶다. (더 이상의 말할 것도 없이 무대로 직접 에너지를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2024 가요대축제 글로벌 페스티벌, 베이비복스(Baby V.O.X)


https://www.youtube.com/watch?v=m762kNsaMYI


이번 가요대축제는 서로 다른 시공간을 누비던 K-POP 뮤지션들의 음악을 통한 무한한 연결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특히, 가요대축제 방영 전부터 베이비복스의 20년 만의 완전체 소식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과거 1990년대 활동했던 걸그룹 중 간혹 완전체 무대를 선보이는 경우가 있었지만, 베이비복스는 오랫동안 모습을 비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필자는 이번 무대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베이비복스에 대해 아는 게 많이 없었지만, 이번 계기로 베이비복스의 90년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무대를 통해 누군가는 추억 속으로 돌아가거나 필자처럼 무대를 통해 과거와의 연결을 느꼈지 않았을까 싶다.

베이비복스는 2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만큼 열정적이고, 탄탄한 라이브 실력을 자랑했다. 인트로와 함께 등장한 베이비복스는 <Get Up>과 <우연(우울한 우연)> 두 곡을 선보이며 현역과 다를 게 없는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랜만에 무대를 선보인 베이비복스를 보면서, 이렇게 과거와의 연결을 보여주는 무대가 더 등장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유튜브 댓글에서는 “어른들이 가요무대를 보는 이유를 알겠다.”, “현역 아이돌에도 안 밀리는 것 같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무대 영상이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윤은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매일 새벽까지 4시간씩 연습하며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20년이라는 공백기를 딛고 완전체로 무대에 서기까지 이들의 완벽한 준비와 확신이 있었기에 사랑받을 수 있었지 않을까 싶었다.


2024년은 유독 잊고 지내던 아티스트를 다시 만나보거나 아티스트 본인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무대가 많았던 해였다. 이번 글에서 다 언급하지는 못했지만, 지드래곤부터 2NE1 그리고 로제와 브루노 마스처럼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보여주는 무대가 많았던 것을 보면, 이전보다도 아티스트만의 서사를 강조하는 무대를 통해 자신들을 알리고자 하는 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연말 시상식 무대가 나타나길 바라며, 올해는 어떤 무대가 새로운 획을 그어나갈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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