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I STAGE

우리의 시간이야, 멈추지 마

| Writer. 혜성

by 아이돌레

; CxM [DOUBLE UP] LIVE PARTY 공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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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CxM [DOUBLE UP] LIVE PARTY in INCHEON’은 민규와 에스쿱스의 유닛 콘서트다. 이는 두 아티스트의 에너지를 가감 없이 쏟아낸 새로운 시도이자 선언적인 공연이었다. 첫 번째 미니 앨범 《HYPE VIBES》의 발매를 기념하여 열린 이번 공연은 두 사람의 압도적인 피지컬로 막대한 시너지를 기대하게끔 했다.


n년차 캐럿인 필자도 부푼 마음을 안고 인천으로 향했다. 눈 내리는 영종도를 뜨겁게 달군 그들의 현장을 공유하고자 이번 기사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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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직접 촬영


공연은 ‘WARNING’ 메시지와 함께 CxM의 캐릭터 ‘쿠테’, ‘만테’가 무대로 하강하며 막이오른다. 이는 두 캐릭터가 외계의 존재라는 컨셉에 충실한 인트로였다. 포문을 연 수록곡 <Fiesta>는 가사에 ‘CxM double up 이치고’라는 시그니처 멘트가 포함되어 있어 많은 이가 오프닝으로 예상했던 곡이기도 했다. (발매 당시부터 팬들이 ‘이치고’의 뜻에 대해 의문을 가졌는데, 이후 팬파티에서 일본어 ‘이치고 이치에(いちご いちえ, 일생에 단 한 번 뿐인 만남이라는 뜻)’에서 따온 것이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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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lon


이번 세트리스트의 전반이 CxM 미니 앨범 수록곡과, 두 멤버의 또 다른 소속이기도 한 세븐틴 힙합팀 이름으로 나온 곡 위주로 공연이 짜일 것이라 예상했다. 또한, 주 포지션이 래퍼인 두 사람이 높은 보컬 역량을 요구하는 세븐틴의 타이틀곡을 소화하기엔 어느 정도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공식적인 솔로 활동도 없던 둘이라 셋리스트의 절대량을 채우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했다. 하지만 민규는 공연 전 라이브 방송에서 "이번 공연은 팬미팅이나 팬콘서트가 아닌 '콘서트'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많은 곡을 준비했다"라며 자신했다. 이 호기로운 발언은 필자에게 기대와 의구심을 동시에 안겼으나, 두 멤버는 두 번째 순서로 미공개 신곡 <Feel>을 선보이며 관객의 예상을 기분 좋게 뒤집었다.


콘서트 현장에서 미공개 곡을 선보이는 것이 그리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많은 가수가 컴백을 앞두고 신곡을 선공개하거나, 미공개 팬송을 부르는 일은 아주 흔하다. 그러나 CxM의 사례는 조금 다르다. 이들은 이후 활동이 불투명한 단발성 조합이며, 지금으로서는 예정된 차기작이 따로 없다. 세븐틴이 군백기를 앞두고 유닛 활동을 선보인 조합부터 입대했음을 생각하면, CxM 또한 민규의 군 복무 전 마지막 활동을 위한 유닛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단순히 신곡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차기 앨범의 홍보나 미리보기 같은 것이 아니라, 오직 이번 콘서트를 위해 준비된 특별한 무대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정식 음원 발매를 기약할 수 없는 프로젝트 유닛의 특성상, 미공개 곡 발표는 아티스트가 팬들에게 전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형태의 애정 표현이자 성의다.








이후 두 사람은 <Back it up>과 <LALALI> 등 힙합팀 곡을 다수 넣어 공연을 이었다. 완전체 콘서트에서는 유닛 무대가 한두 곡 정도의 짧은 러닝타임만 차지해도, CxM은 힙합팀인 둘이 뭉친 유닛이기에 간만에 힙합팀 곡에만 넉넉한 분량을 줄 수 있었다. 이는 세븐틴 단체 명의의 곡이라 더 호응을 이끌어내기 쉬워, 이번 CxM 미니 앨범 수록곡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보통 캐럿이겠으나, 두 멤버가 최애는 아닌 경우 포함)의 호응을 끌어내는 역할도 했다. 떼창 유도에 딱 좋은 유닛 곡의 배치는 현장 열기를 잘 끌어올리는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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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구간 역시 아티스트 개개인의 독자적인 무대 서사를 구축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민규는 2018년 콘서트 ‘IDEAL CUT’에서 단 한 번 선보였던 미발매 곡 <시작처럼>을 다시 꺼내 들었다. 공연 한 달 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작처럼> 라이브 클립을 공개하며 어느 정도 예고를 했는데, 이에 화답하는 무대인 셈이다. (여담으로 필자의 옆자리 관객은 이날 가장 듣고 싶은 곡으로 <시작처럼>을 꼽았다) 놀라운 것은 다음 무대였다. 또 다른 미공개 신곡 <SUNRISE>를 선보인 것이다.


세븐틴 첫 유닛 콘서트인 호시X우지의 공연은 기존에 내놓은 곡이 다수 있어 솔로무대 구성도 수월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반면 에스쿱스와 민규는 발매된 기성 곡 중에는 이렇다 할 선택지가 없는 편이었다. 이처럼 기성 곡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세트리스트의 공백을 넘어, 공연 준비 과정 전반에 걸친 부담으로 이어진다. 미공개 곡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는 녹음부터 안무 연습까지 새로운 일정을 소화해야 하며, 이는 에너지를 배로 요구한다. 게다가 신곡인 만큼 관객의 응원법이나 콜(Call)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또한 리스크다. 관객과의 상호작용은 공연의 에너지를 좌우한다. 따라서 미공개 곡을 여럿 배치한 구성은 즉각적인 호응을 장담할 수 없는 모험과도 같은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정면으로 돌파하는 선택을 했다. 관객에게 익숙한 곡으로만 무대를 채우는 안전한 선택 대신, 어느 정도 부담을 떠안더라도 이번 공연을 위한 새로운 결과물을 준비한 것이다. 팬들의 기대에 응답하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한 두 사람의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에스쿱스는 23년도 큰 부상으로 잠시 활동을 멈춘 시기에 유튜브로 보인 솔로곡 <난>을 준비했다. <난>은 당시 힘든 시기를 겪었던 에스쿱스 본인과 기다려준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죽고 싶었던 나의 손목을 놓지 않은 당신에게 난 하나일 거예요’라는 가사는 여전히 많은 팬을 울리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어진 신곡 <TOO YOUNG TO DIE>를 마치고, 에스쿱스는 해당 곡이 '2025년의 나'를 대변한다고 소개했다. 2년 전 죽고 싶었던 심정을 고백하던 그가 이제는 죽기엔 아직 어리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가장 어두운 순간을 직접 꺼내 말하며 일어서는 모습은 모든 가수의 공연이 그랬듯, 그 길을 함께 따라온 팬들에게는 참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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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무대에서는 <For you>, <Fire>, <GAM3BO1> 등 듀엣 곡으로 분위기를 달궜다. 이후에도 정말 많은 곡이 나왔는데, 앞서 말한 민규의 발언이 결코 빈말이 아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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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은 <Young again>이 장식했다. 앨범 발매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두 멤버가 이 곡을 ‘공연 마지막에 모두가 같이 부를 수 있는 노래’라고 언급한 바 있어 이 역시도 많은 이들이 공연 순서를 예상한 곡이다. 멤버들의 요청에 따라 객석에서는 휴대폰 플래시라이트의 물결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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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엔딩 이후에도 관객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 유명한 '무한 아나스'의 순서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주 nice>를 길게 반복하며 이어지는 세븐틴만의 앵콜 관습이다) <손오공>으로 시작된 앵콜 타임에서 아니나 다를까, <아주 nice>가 등장했다. 단연코 모든 관객이 일어나 뛰었던 시간이라 하겠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여러 곡으로 몇 번의 앵콜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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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직접 촬영


평소 3~4시간을 넘나드는 세븐틴의 공연 시간에 비하면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은 짧다고 느껴질 수 있겠다. 그러나 미니 게임이나 토크를 과감히 생략하고 23곡의 세트리스트를 오직 무대에만 집중시킨 결과는 그 어느 때보다 밀도 높은 공연을 만들었다. 꽉 찬 무대에 만족스러운 것은 관객이다. 실제로 공연이 끝난 뒤 퇴장하는 관객들 사이에서 ‘내일도 와야겠다’라거나 ‘부산 콘서트에 가야겠다’라는 말도 많이 들려왔다. 필자는 공연이 끝난 뒤에야 이를 '콘서트'라고 못 박은 발언의 의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은 미니 게임과 토크를 포함했던 호시X우지의 팬콘서트와도 사뭇 다른 행보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충분했다. 이제 이 바통을 이어받을 승관과 도겸의 유닛 콘서트는 또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 보고 싶어진다.







* 이 글은 아이돌레 웹진 소유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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