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I STAGE

관객의 매너; 2025 하반기 공연 후기

| Writer. 차이트

by 아이돌레


지난 글 서두에서 상반기 6개월 간 음악 행사를 다니느라 여념이 없었다 밝혔다. 그런데 하반기에도 연달아 거물들의 공연이 예고돼 필자는 참 곤란해졌다. 여름이 가도 지갑 사정은 돌아오지 못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입금이 되기 무섭게 공연에 쓰고, 또 쓰고....를 반복하며 왁자지껄한 공연장의 기억으로 25년도를 채웠다. 결론적으로 지갑 사정은 춥지만 정신건강만큼은 따뜻했으니 된 거 아니겠나 싶다.


상반기에는 아이돌이 비(非)아이돌 가수와 음악 행사에서 어떤 모습으로 어울리고 녹아드는지를 중점적으로 고찰 및 기술했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는, 앞으로 모든 아이돌이 홈그라운드가 아닌 ‘안전지대’ 바깥으로 나가도 아티스트로서 혼자 당당하게 설 수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상반기가 공연자에게 건네는 말이었다면, 하반기에는 25년도 연초부터를 포함해 그동안 느낀 관객과 군중의 현주소에 대해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이 이야기를 ‘왜 굳이 아이돌 업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는 중후반에 후술할 예정이니 꼭 끝까지 읽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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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4년도 SUPERPOP에서 이미 뉴진스, 제니(블랙핑크) 등이 오르고, 25년도 상반기 열린 같은 행사에 에스파가 합류, CL(2NE1)은 무려 솔로로 헤드라이너를 장식했다. 하여 탑급 티켓파워를 가진 아이돌이 점점 뮤직페스티벌에 중견 가수 및 헤드라이너로서의 섭외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고려 및 배치되기 시작한다. 이렇게 페스티벌 라인업에 세대를 가리지 않고 ‘이름 좀 날리는’ 아이돌 역시 모두 섭외하는 흐름은 이전부터 조금씩 이어져 온 듯하다. 그래서인지 25년도 하반기에는 조금 더 놀랄 일이 생기는데, 바로 지드래곤(빅뱅)태연(소녀시대)이 11월 MADLY MEDLY(매들리메들리)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오른다는 소식이었다.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에도 페스티벌에 모습을 비춘 일은 극히 드문 둘이었기에 반응은 뜨거웠다. 이들은 ‘아이돌’이라서 오르지 못했다기 보다 ‘어쩌다 보니’ 행사 섭외는 잘 못 가게 된 처지에 가까웠다. 당시로서는 지극히 이른 속도로 스타덤에 오른 그들은 더 중요하고 큰 행사를 돌기에 바빴기 때문에, 그것도 다른 가수가 여럿 나오는 페스티벌 같은 곳에서는 아무래도 이들을 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외부 음악 행사 스케줄에서는 좀처럼 얼굴을 보기 어려웠다. 비슷한 사례로 ‘댄스가수 유랑단’으로 활동한 보아 역시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3년도 고려대 입실렌티에 초대받은 것이 처음이다. 그러니까 보아의 대학 행사 역시 불과 2~3년 전이 데뷔 이래 처음이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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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도 8월 풋볼 구단 ‘토트넘’과 ‘뉴캐슬’이 한국 방문 시 쿠팡플레이 중계 속 개시한 친선경기도 빼놓을 수 없다. 2NE1이 그 하프타임 쇼에 오른 것이다. 당시 기준 토트넘 소속이자 이들의 ‘찐팬’ 손흥민과 2NE1 네 사람이 모두 대면하며 손흥민으로서는 ‘성공한 덕후’ 타이틀도 겸사겸사 따내는 영광을 이루기도 했다. 2017년 이후 8년 만에 내한한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연 9월 킨텍스 공연에서는 둘째 날 제니(블랙핑크), 제임스(코르티스)의 관람 인증샷이 주목을 끌었다. 10월 트래비스 스캇의 내한공연에서도 릴 모쉬핏(그루비룸 휘민)과 올데이 프로젝트의 목격담 및 영상도 올라오며, 국내 아티스트 역시 각자 관심 있는 해외 가수의 공연 현장을 찾는 방식으로 의외의 관심도와 취향 지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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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M, 뷔, 제이홉, 제임스- 타일러 / 2. 제니- 타일러 / 3. 휘민- 스캇


그러나 모두가 반가울 만한 소식에도 현장 분위기는 참 소극적이었다. 9월 타일러와 10월 스캇의 단독 콘서트에서도 “사람들이 곡을 몰라 호응을 잘 못하더라”하는 아쉬움 토로가 유달리 많이 들려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실시간 타임라인에서도 반응은 같았다. 물론 현실적으로 모든 아티스트의 곡을 다 알기는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공연을 포함해 하반기가 다 되도록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관객 참여율이 저조하다고 말이 나옴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싶다. 물론 매 공연마다 관객 호응도가 성에 차지 않는 ‘진짜’들은 늘 있으니 이들의 불만 성토는 어쩔 수 없대도, 코로나 이후로는 확실히 냉소적인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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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드래곤, 방찬, 싸이, CL, 지젤, 올데이 프로젝트(영서 제외)- 스캇

*© Instagram(@rkive, @jennierubyjane, @hiphopplayanews)



필자도 모든 가수의 곡을 깊이 파악하고 하나하나 꼼꼼히 듣지는 못한다. 단지 내한이라는 말에만 들떠 예매한 공연도 실제로 몇 개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적어도 스스로가 낸 티켓값이 아깝지 않게 만들고, 현장을 최대한 충분히 즐기다 올 수 있게끔 만들기 위해서 잘 모르는 아티스트에 한해 늘 예상 셋리스트를 틈틈이 외우는 노력은 무조건 들인다. 호응을 하지 않았을 때 스스로 현장에서 주변 눈치가 보이는 일은 부차적이더라도, 앞서 말했듯 ‘티켓값을 하기 위해서’ 즉 스스로를 위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나는 모르는, 현장에서의 갑작스러운 떼창 포인트와 박자 쪼개기 및 추임새 넣기가 생긴다면 이런 부분도 빠지지 않고 최대한 눈치껏 동참하는 것도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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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월 열린 에스파(aespa)의 세 번째 단독콘서트 ‘SYNK: aexis line’에서는 더 심한 장면을 마주했다. 에스파의 한국 콘서트에 중화권 관객 비중이 많은 것은 이전부터 쭉 유명한 사실이었기에, 한국어로 하는 멘트에의 소통 불능은 충분히 예상한 일이었다. 그래서 분위기가 좀 머쓱해도 그리 개의치 않았다. 허나 당장 필자 양 옆과 앞뒤 관객 모두 〈Supernova〉, 〈NEXT LEVEL〉 수준의 메가 히트곡을 빼면 무대를 애초에 잘 쳐다보지 않는 것 아닌가. 응원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대신 그들의 시선은 휴대폰 액정에만 머물러 있었다. 아직 오프라인 경험과 시간, 돈 등의 가치를 모를 수 있는 저연령층 관객 분들도 외관 상으로는 꽤 보였으나 휴대폰 불빛을 계속 켜놓고 눈앞의 공연보다 메신저 채팅이 우선임은 저연령층인 것과 별개로 기본적인 관람 매너가 배어있지 않은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곡을 패스할 생각으로 왔다면, 그리고 그런 사람이 대부분이라면 도대체 오프라인 음악행사 예절의 현주소가 어떤지는 차마 짐작도 다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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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놀란 것은 〈Thirsty〉, 〈Better things〉, 〈도깨비불 (Illusion)〉, 〈Dark Arts〉 등의 곡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다. 케이팝을 넓게 듣는다면 알 법도 한데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다못해 즉석에서 이해하고 바로 따라 부를 구절이 그래도 있을 텐데 공연 내내 옆자리에서 없는 사람마냥 있었다. 괜히 나 혼자 너무 들떴나 싶어 무안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허탈했다. 필자는 그 관객이, 멤버들이 열심히 찍었을 VCR 영상에도 눈길도 안 주고 연이은 솔로 무대에도 캡을 푹 눌러쓴 채 채팅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는 급기야 에스파를 좋아하기는 한 것일지부터가 문득 궁금해졌다. 결국 그들은 2시간 내외 정도 되는 공연의 30곡 남짓한 선택지 중 3~4개 정도만 취사선택하다 간 셈이다. 자기 돈을 자기가 어떻게 쓰건 자본주의에서 크게 상관할 바가 아니라지만, 전체 관람 분위기에 방해가 된다면 다른 사람이 지불한 공연료의 가치에까지 영향을 미침은 사실이다. 이런 관객이 많아지면 당연히 공연업계의 수요 전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나쁜 관람매너 확산은 결국 장기적으로 대중의 공연 비선호로 이어지므로 썩 달가운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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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매니악한 장르 페스티벌을 가도 더 이상 ‘미친듯이’ 뛰노는 사람이 잘 없기는 하다. 곡 하나하나를 다 알고 따라부르는 사람도 그리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적극적인 떼창이나 호응 유도를 향한 반응도 없다. 관객은 침묵한다. 이는 코로나 이후로 더욱 심화된 모습이다. 오프라인을 떠나 ‘온라인’의 깨끗하고 자유로운 환경이 주는 편의와 결벽적 환경에 매료된 현대인은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살냄새를 맡고 싶지 않아 한다.


경기 침체도 아마 이렇게 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코로나 이전부터 전세계 경기는 지속적인 하락세였다. 그러니 그 이후는 말할 것도 없다. 이제는 사람들의 여유가 크게 줄면서 고작 ‘노래 하나’ 따위에는 큰 신경을 쏟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러니 어떤 가수의 팬으로서 보낸 기간이 많다고 누군가 말한들, 개중 다수는 사실 ‘배경음’이나 ‘장식품’ 정도로 그들의 음악을 소비한 날들이 더 많았을 확률이 높다. ‘음악 자체’에 매료되거나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아무래도 줄어들었다. 그래서 예전과 다르게 지금 들려오는 ‘팬이에요’는 그 무게나 의미가 참 다르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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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을 아이돌 콘서트에서까지 확인하게 되는 순간의 기분은... 뭐랄까, 참 절망적이다. 아이돌 업계에는 세상에서 제일 가는 ‘과몰입 전문가’인 팬덤이 많기 때문이다. 적어도 자신이 콘서트를 갈 정도로 좋아하는 아이돌 노래라면 하나도 빠짐없이 빠삭하게 외우는 것이 교양일 바닥이다. 그러니 서서히 사람들의 여유가 줄고, 문화생활에의 관심이 식을 때 그 타격을 그래도 가장 적게 받는 곳은 아이돌 팬덤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필자로서는 예상치보다도 너무 일찍, 또 처참히 무너진 현실을 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는 상황이 어떤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경종이 울린 것처럼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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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om/shorts/F5ZptLadwk8?si=OUzLQhSmfMb3-Tcg (워터밤- 카리나 UP)



뭘 해도 요지부동인 관객을 어떻게든 동참시키려는 가수들은 더욱 진땀을 뺀다. 자꾸 메가 히트곡으로만 셋리스트를 꾸리는 것도 이러한 이치다. 카리나(aespa)는 당해 7월 스프라이트 광고 모델 자격으로 워터밤에서 첫 솔로 무대를 꾸리게 되었다. 필자는 〈UP〉 이외에도 선보인, 혹은 곧 있을 단독 콘서트에서 선보이기 위해 녹음했을 솔로 트랙을 기대했으나 그는 다른 솔로 곡을 더 올리지는 않았다. 대신 에스파의 히트곡 메들리가 빈자리를 메웠다. 첫 솔로인 〈Menagerie(KARINA Solo)〉, 한 달 뒤의 단독 콘서트를 위해 준비 중이었을 세 번째 솔로 곡 〈GOOD STUFF(KARINA Solo)〉 등 충분히 편곡과 연출만 바꿔도 무대에 올릴 수 있는 곡이 많다고 생각한지라 더욱 아쉬웠다. 카리나 뿐은 아니다. 리스너층이 꽤 있을 이영지조차 반응이 올 만한 노래라면 본인 노래보다도 자신이 객원으로 참여한 노래를 더 고르는 편이다. 상하반기에 참 여러 번 섭외 가수로 마주했지만, 셋리스트는 댄서너블하고 인지도 높은 〈BLUE CHECK REMIX(Feat. 블라세, 이영지 외 10인)〉, 〈Smoke(Feat. 이영지)〉, 〈파이팅 해야지(Feat. 이영지)〉 등을 애용하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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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행사 주최 측은 곡 수나 퀄리티에 상관 없이 최대한 넓고 다양한 라인업 구축에만 더욱 신경쓰게 된다. 한 두 곡이 발매된 전부라도 가수를 부를 수 있는 명분이 생겼으니 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워터밤으로부터 약 한 달 뒤인 8월, OUF(원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도 올데이 프로젝트(ALLDAY PROJECT)가 ‘아디다스 타임(Adidas time)’에서 단 두 곡만으로 무대를 마쳤다. 10분 정도 진행되는 막간 특별코너임에도 당일 정말 많은 이들이 올데이 프로젝트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의 주목도는 확실히 끈 셈이다. 다음날인 2일차 역시 다른 후원사인 피치스(Peaches.) 주관 하의 '피치스 타임(Peaches. Time)'에 신인 베이비돈크라이(BABY DON’T CRY)가 무대에 올랐다고 한다.


특기할 만한 것은, 공연일 기준 두 그룹 모두 싱글 하나에 담긴 두 곡이 디스코그래피의 전부라는 것이다. 후원사의 네임밸류를 걸고 하는 특별 코너라는 취급 때문인지 두 곡만을 불러도 크게 어색하지 않은 듯한 스케줄링이 이 코너의 특징이다. 베이비돈크라이와 같은 날 조금 더 뒤 무대에 오른 CL은 ‘아디다스 타임(Adidas time)’의 실연자로 나섰다. 다만 CL은 특이하게 40분을 배정받았는데, 이는 후원사 측의 여유대로 얼마든지 유연하게 시간을 늘리기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류의 코너는 가수의 연차와 발매곡 수에 구애받지 않고 섭외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기능하는 것 같다. 스폰서 타임에 한해서는 그 후원사가 비용 대부분을 후원한다고 하니 만약 헤드라이너 Charli xcx, Charlie Puth 등의 섭외로 예산부족에 시달렸다면 주최 측에게 있어서도 이는 좋은 카드다. 따라서 빠르게 스타덤에 올랐으나 셋리스트 곡 수 부족에 시달리는 신인과, 라인업 확보를 원해도 재정난에 시달리는 행사 주최측에게 이런 부분은 확실히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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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만큼 홍보에는 진심이어야 한다. 이 시간에는 사진으로 보이듯 아디다스 로고를 뺀 나머지 로고 조명은 모두 소등한다.(페스티벌 로고 조명, Peaches. 조명, Adidas 조명 세 개가 메인 트러스에 걸린 조명이다.) 공연자도 후원사의 옷만을 입고 무대에 오른다. 이런 코너를 동원해서라도 유명한 곡 위주의 구성에 잘 반응하는 관객들, 그리고 이에 맞춰 셋리스트를 꾸리는 가수가 너무 늘다 보니 점차 이런 형태의 ‘가성비형’ 섭외 및 구성이 늘었다. 그래서 더 이상 행사에서 아티스트 개인의 예술관과 정성을 맛보기란 더욱 어려워졌다. 그나마 비비(BIBI) 정도가 데뷔 초창기 곡인 〈비누〉와 신보의 〈책방오빠 문학소녀〉, 릴스로 바이럴된 〈나쁜 X〉과 미공개곡 〈BUMPA〉 등을 고루 준비했다. 특히 〈BUMPA〉의 경우 관객들이 외치는 구간 중 엇박이 있고, 미공개곡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비비의 관객 소통 능력으로 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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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는 “네 가수 콘서트 갔는데 아무도 안 따라 부르면 기분이 좋겠냐, 머글들만 가득하면 이래서 별로다.”라는 소리가 서슴없이 나온다. 필자도 종종 공감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급진적인 의견은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는 그렇게까지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유입층이 꾸준해야 시장에 활기가 돌고 가수도 팬덤 확장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스스로와 주변 모두를 티켓값을 낸 만큼 충분히 즐긴 기억으로 만들 수 있는 정도의 곡 숙지 같은 기본 소양만큼만 기를 것을, 가수를 잘 모르는 ‘머글’ 관객들에게는 권한다. 애초부터 우리는 콘서트 전 곡을 외우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란, 예매한 순간부터 공연시간과 함께 묶어 ‘당연히 소비하는 시간, 준비하는 시간’ 쯤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다.




개인 취향의 파편화가 심해진 만큼 모두가 다 같은 곡을 외치던 시절로 돌아가지는 못해도, 적어도 한 가수의 단독 콘서트에서 만큼은 노래를 대부분은 어느 정도 외워서 따라 부르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다. 그러니 ‘그깟 음악 하나’에 시간 낭비일 만큼 바보처럼 시간을 쏟아본 사람들이 동질감으로 똘똘 뭉치는 곳에 스스로 가고자 했다면, 그들의 자발적인 노력은 아주 절실하다. 아이돌 콘서트까지 이러한 상황이 번졌다는 것은 상기한 대로 절대 보통 일은 아니다. 그러니 ‘최애’ 정도가 아닌 가수의 콘서트에 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지, 가면 어떻게 적응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우러져서 하나처럼 응원하다 올 수 있을지... 이런 일에 대해서도 슬슬 진지하게 고민해볼 때가 온 듯하다. 취향을 존중 받고 싶어하는 곳에서 만큼은 서로를 이해해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만약 당신이 골수 팬이라면 아무 생각 없이 즐기다 올 수 있겠지만 아니라면 콘서트 역시 당신에게 꽤 품이 드는 일일 것이다. 이것을 꼭 알았으면 좋겠고, 이 공연이 누군가에게는 고대하던 경험일 수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듯, 콘서트 역시 당신에게 ‘최애 가수’가 아니라면 일종의 ‘숙제’마냥 해야 할 일이 생기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이치다. 그러니 모두 각자 본인의 즐거운 행사 경험을 위해서라도 좀 더 현명한 판단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 이 글은 아이돌레 웹진 소유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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