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강건너에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뉴욕이 보인다. 봄은 왔건만 아직 허드슨 강가의 바람은 옷깃을 여미게 할 정도로 차가웠다
아침 일찍 캠핑장을 나와 뉴저지의 저지시티의 리버티스테이트파크에 왔다. 유명한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섬으로 가는 배가 여기서 출발한다고 했다.
입구 주차장은 하루 10달러다. 요즘은 여기저기 도시의 주차장들이 모두 10불 이상은 받는거같다. 이런 것에서도 인플레를 느끼는거보면 물가가 많이 오르긴했나보다.
배 선착장 앞에는 예전의 기차역 플랫폼이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풀은 여기저기 자라나서 철로의 형태를 가리지만 각 플랫폼의 기차 행선지를 보여주던 간판들은 그대로다.
예약한 배를 타기전에 하는 보안검사가 비행장에서 하던 것과 똑같다. 하긴 미국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니, 테러라도 당하면 개망신일지도.
엄격한 보안검사를 하고 올라온 페리의 2층 야외공간은 기분 때문이어서 그런지 춥다기보다는 시원한 마음이 앞선다. 아마 강건너 맨해튼의 고층건물들이 한발 더 다가와 기분을 북돋아주었기 때문일듯하다.
배가 출발했다. 먼저 예전 미국 이민자들을 받아 심사하던 엘리스 섬을 들린다. 이민자들의 나라인 미국이 그동안 어떻게 이민자들을 받았는지 박물관의 영화, 전시물은 보여준다. 인상적인 것은 선조들의 이민기록을 지금도 직접 찾아볼 수 있는 기록관이 있다는 것이다.증조, 고조 할아버지가 여기를 통과해 미국 땅에 왔다면 그 기록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다시 배에 올랐다. 자유의 여신상을 둥그레 돌아 배는 섬의 선착장에 닿았다. 작은 섬이지만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온 사람들로 넘쳐났다. 박물관에 들리고 섬을 걸으며 사진 몇장에 그 모습을 담다보니 마지막 배가 이제 돌아가자고한다.
저 멀리서 공원관리국의 사람들이 제복을 입고 깡패들 처럼 한줄로 늘어서 섬에 남은 관광객들을 몰아온다. 마지막 배에 쓸어담듯이 밀어넣는다.
자유의 여신상을 볼려면 뉴욕과 뉴저지에서 배로 오는데 뉴욕은 주차장은 없지만 대중교통이 연결되어 있으며, 뉴저지쪽은 주차장이 있어 차를 가져오는 사람들이 편하다. 방문객의 수는 뉴욕행 페리가 압도적으로 많아 페리가 북적일정도로 번잡하다. 반면 뉴저지 쪽은 적은 사람으로 페리의 자리도 넘쳐난다.
오후 늦게 내린 뉴저지 선착장에는 9/11 당시 희생된 뉴저지 사람들을 기리는 메모리얼 기념물이 있다.
Empty Sky Memorial.
두개의 철판 벽이 길게 늘어져 강 건너 예전 월드트레이드 센터자리를 향하고 있고, 그 반대쪽 끝에는 당시의 철골 구조물 잔해가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