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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뛰뛰빵빵 Jun 22. 2023

로드트립 24. 만년설이라는데 생각보다 많지 않다.

글레이셔 Glacier 국립공원

몬태나까지 가는 길은 멀었습니다. 더군다나 유월의 여행길에는 비도 자주 오고 구름이 걷힌 날이 없더라구요.
해가 나는 날에도 하늘의 어딘가엔 구름이 둥실거리는 날들이 이어집니다.

와이오밍의 데블스타워를 지난 여행길은 몬타나 글레이셔 국립공원까지 하루에 가기엔 좀 먼 길이었습니다.  중간의 캠핑장에서 하룻밤 묶어야 합니다. 그 캠핑장에 저녁 5시가 넘어 도착하니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퇴근하고 이름이 적힌 서류만 안내문에 덩그라니 붙어 있습니다.  폭우로 예약된 자리를 사용하지 못해 다른 자리로 바뀌었다는 내용입니다. 아마 도착전에 비가 많이 왔었나 봅니다. 캠핑장 여기저기에는 물들이 많이 괴어 웅덩이들을 만들어 놓았더라구요.


다음 날 아침, 몬타나의 지방도로를 따라 글레이셔 국립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몬타나는 미국에서 네번째로 큰주입니다. 알라스카, 텍사스, 캘리포니아에 이어서 면적이 꽤 큰 주입니다. 근데 거주인구가 백십만정도 밖에 안되다보니, 도시외에는 사람보기가 힘듭니다. 운전하면서도 뜨문뜨문 건너길의 차를 만납니다. 그래서  속도제한이 높습니다. 고속도로는 80마일 (시속 128킽로미터) 이고 공사구간의 속도제한이 65마일 (시속 104킬로미터) 입니다. 일반지방도로는 70마일(시속 112킬로미터)이니 과속의 염려가 없습니다.

점심을 먹고도 한참을 달리니 저멀리 글레이셔 국립공원이 눈에 들어옵니다. 첫날은 공원의 동쪽인 세인트메리 캠핑장에 머물렀습니다. 공원을 가로 지르는 고잉투더선 로드는 닫혀있었습니다. 12마일 정도만 갈 수 있다길래 다녀왔습니다.  세인트메리 호수는 공원 안쪽으로 갈수록 호수의 물빛을 달리합니다. 빙하 녹은 물답게 에머랄드 빛 이었습니다. 강물은 바닥을 보일 정도로 맑지만, 거친 흐름은 눈녹는 계절임을 알리더라구요.


공원의 두번째 날은 투메디슨레이크지역에서 보냅니다. 첫날의 캠핑장에서 한시간여 운전하니 도착합니다. 아!하는 소리가 입에서 저절로 나옵니다. 눈 녹은 물이 가득한 호숫가의 캠핑장입니다. 맑은 날씨가 자연의 아름다움에 빛을 더합니다. 호수를 바라보며 먹는 점심 빵에는 살랑대는 바람과 빛을 흠뻑 발라 먹었습니다. 하이킹 트레일에는 들꽃들이 가득하더군요.




세번째날은 공원 서부의 애프가캠프그라운드에서 머뭅니다. 공원을 가로지르는 고잉투더선로드가 막혀 한참을 공원 밖으로 돌아서 갔습니다.  공원 서쪽 입구에 도착해보니, 고잉투더선로드가 열려 있어다구요 아마 하루 이틀 사이에 연 모양인데 웹사이트에 업데이트가 없었나 봅니다. 고민되더라구요. 넘어갔다 다시 돌아 올려니 저녁시간이 늦을거같고.. 결국 살짝 맛만 보고 중간에 차를 돌려 내려와 원래 가려던 아발란체호수까지 하이킹을 했습니다. 산을 오르는 길은 가파르고 숨이 차 오르더군요. 한시간여를 오르니 눈 앞에 탁트인 호수와 호수를 채우는 눈녹은 물들이 폭포들을 이루며 쏟아집니다.


캠프장으로 돌아오는 고잉투더선로드는 아직도 공사중이라 비포장 상태라  먼지로 운전시야가 잘 안보일 정도입니다.

미국의 국립공원들은 왜진 곳에 많습니다.인터넷이 귀합니다. 공원 비지터센터 가까이 가면 무료 와이파이로 느리나마 인터넷이 가능할 뿐, 캠핑장에서는 전화 신호가 가물거립니다. 하늘높이 솟아오른 나무들 아래에 머물다보니 이 곳 애프가캠핑장에서는 스타링크 인터넷서비스도 무용지물입니다. 며칠을 연이어 국립공원들을 다니다보니 인터넷이 없이 다닙니다.

글레이셔 국립공원은 몬타나 주의 북쪽 끝에 위치합니다. 캐나다와의 국경이고, 이어지는 캐나다 땅도 캐나다의 국립공원이다보니 두나라의 국기가 휘날립니다.
자연 속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인터넷과 같은 세상의 보이지 않는 압박에서 부터 자유로워집니다.
거기엔 그런 자유가 있더라구요.
구름낀 하늘이 없었다면 밤 하늘에 별들이 쏟아지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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