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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ggie chae Dec 02. 2024

[James Baldwin] 조반니의 방

경계에 선 사랑,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

혹시 알고 있었어? 올해가 제임스 볼드윈 탄생 100주년이야. 뉴욕 도서관에서 특별전도 한다고 하더라고. 

나는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좋았던 책으로 주저 없이 『조반니의 방』을 뽑을 거야. 이 작품은 단순한 픽션이라기보다, 인간 존재와 사랑, 현실에 대한 깊은 통찰을 준 작품이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거든. (너무 거창한가? (•́.̮ •̀)՞) 


소설은 전체적으로 주인공 데이비드가 겪는 내면적인 갈등과 혼란을 진지하게 그려내고 있어. 데이비드는 조반니와의 관계에서 진심을 느끼지만, 동시에 헬라와의 관계를 통해 전통적인 사랑을 쫓으려고 해. 그런데 조반니와의 사랑은 단순히 육체적인 갈망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자기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서 나온 거라는 걸 깨닫게 되면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혼란스러워하고, 결국 헬라와 결혼을 결심하면서(결국 헤어지게 되지만) 사회적 압박과 자신의 불안에서 벗어나려는 마음을 가지게 돼.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조반니에 대한 끌림을 부정하려 하면서 내면의 갈등을 더욱 깊이 겪게 돼.


헬라와의 결혼을 결심하면서, 데이비드는 안정을 찾은 듯했지만 여전히 갈등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겪어. 헬라는 안정과 사회적 지위를 제공하지만, 그 관계는 진정한 감정의 교감을 만들어내지 못하거든. 헬라에게 느끼는 감정은 사랑이라기보다는, 의무와 더 나아가야 한다는 강박에서 비롯된 거야. 시간이 흐르고 헬라와의 관계가 내면의 갈등을 해결해주지 않으면서, 데이비드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찾지 못한 걸 알게 돼.


다시 말하지만, 『조반니의 방』은 단순히 사랑이나 갈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야. 이 책은 사랑이 개인의 선택을 넘어서는 현실적인 제약에 의해 얼마나 복잡하고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 데이비드는 조반니를 떠나고 헬라와 함께 살아가지만, 그의 감정은 자신이 선택한 길로 따라가지 않거든. 소설의 후반부에서 조반니의 사형 집행 소식은 데이비드에게 자신이 무엇을 놓쳤는지 절절하게 깨닫게 해.


이 책을 읽고 나니까, 사랑이 단순히 내가 원하는 대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깊이 느꼈어. 볼드윈은 사랑을 정당화하려고 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이 얼마나 인간 내면의 복잡한 문제인지,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 사실적으로 묘사해. 설명하기 어렵지만, 『조반니의 방』을 읽고 나니 나는 사랑이 감정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 사랑은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지.



내가 느끼기에, 볼드윈에게 사랑은 개인적이면서도 동시에 사회적이라는 걸, 그 현실을 인정하게 해. 진부한 이야기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내 감정과 사회의 틀 사이에서 고민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더라. 볼드윈은 시대를 초월하는 이야기를 했다는 생각이 들어. 특히,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소외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방인(정확히는 이주민의 문학이겠지만)의 고통, 자본주의의 계급 구조 같은 묵직한 주제들이 담겨 있어.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묻는 것 같아. “우리가 진짜 원하는 삶과 사랑은 무엇일까?”


이 소설은 정체성이나 욕망에 대해 정말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어. 이 책은 나에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내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솔직한 고민을 하게 해 줬어. 어쩌면 당신이 지금 마주하는 복잡한 감정과 현실에 대해 묻고 있는지도. 우리가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만들어.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단순히 읽을거리가 아니라, 삶과 사랑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어.




추가로, 볼드윈의 문체는 이런 이야기를 더 강렬하게 만들어줘. 단어 하나하나가 굉장히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놓여 있다는 느낌이야. 마치 말로 다 꺼낼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이 문장 사이사이에 숨 쉬고 있는 것처럼. 글은 간결한데, 그 속에 얼마나 많은 감정이 얽혀 있는지 곱씹을수록 더 강하게 느껴져. 이런 그의 문장은 부드럽게 흘러가다가도 갑자기 차갑고 날카로운 현실을 내밀어 보여줘. 데이비드가 자신의 욕망을 부정하려 애쓰는 부분에서 문장은 평온한 물결처럼 시작했다가 곧 조용한 폭풍처럼 휘몰아치더라. 사랑의 순간은 뜨겁고 관능적이지만, 그걸 바라보는 데이비드의 시선엔 항상 두려움과 죄책감이 섞여 있어. 그 감정들이 문장의 리듬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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