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유지하기
언젠가 부터는 무언가 내 속에서 감정이 풀리지 않고 엉겨있음을 느끼게 되었고 그리고 시간이 지나 또 언젠가 부터는 밖으로 나오는 감정은 약해졌는데 안에서 그 감정들이 엉겨붙은채로 단단한 쇠상자에 격납되어 내 속에 자리잡았음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언젠가부터는 마음이 아닌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몸이 아픈지에 대해서 많은 병원과 인터넷 의학글들을 헤매던 나는 결국 마음으로 인해 몸이 정말로 아플 수 있음에 대해 인정하게 되었다.
스트레스라는건 정신적인 개념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것은 사실 생리적인 개념이었다. 언젠가부터 바다와 같은 사람이 되자고 마음을 먹고 세상을 살아왔었는데 바다가 아니었던 내 마음은 썩어버렸다. 어쩌면 바다라고 하더라도 어딘가는 물이 흐를 수 있는 줄기가 필요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쨋건 수용하는 용도로만 존재했던 내 바다는 더 이상 바다이고 싶지 않았다. 스트레스라는건 실제로 내 몸속의 신경전달물질들로 쌓여서 물리적으로 내 몸속의 장기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정말로 날 아프게 했다. 마음이 아닌 몸이 아프게 말이다.
여기까지 깨닫고서는 내가 꽤 오랜 시간 스트레스를 받기만 할 뿐 해소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근데 생각이 막힌 지점은 그래서 어떻게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하는 거지?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개념은 뭐지?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가 해소되었다는 걸 알 수 있는 거지? 와 같은 물음들이었다. 나이에 비해 너무 늦은 물음인 걸까? 나에겐 꽤나 당황스러운 물음이었다.
엄밀한 표현과 개념을 좋아하는 내게는 다소 엄밀하지 못한 개념이었지만 내 결론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구나." 라는 답이 나왔다. 언젠가부턴가 나는 생각은 많이 했고 그 생각을 기반으로 행동도 많이 했고 감정도 많이 느꼈지만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적이 참 없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흔히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일 텐데 내가 하는 예술활동들은 언젠가부턴가 내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이 아니라 기능적인 예술들이었다. 감정을 표현한다는게 이렇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건 줄 미리 알았더라면 그러지 아니했을 텐데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이제는 최대한 감정을 표현하고 자연스럽게 살려고 노력중이다. 물론 사람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근데 꼭 바뀌어야 할 만한 이유가 있다. 인간의 모든 건 생존을 위함이 아니던가. 건강하게 생존하려면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그게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고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이유고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들이 살기 위해서 해야 되는 것들인지 미처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