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게 과학적으로 합리적인 걸까
[분리뇌] 라는 현상이 존재한다. 인간의 좌뇌와 우뇌의 기능에는 차이가 있으며, 각 두뇌반구는 그 사이에 있는 뇌량(corpus callosum, 腦梁)이라는 다리를 통해 정보를 주고 받는다. 분리뇌는 이 뇌량에 문제가 생겨 두 반구간의 정보소통이 차단되어 일어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자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은 논리를 담당하는 좌뇌가 관할한다고 알려져있고 그래서 우뇌를 좌뇌가 통제함으로서 뇌가 2개여도 한 가지의 개체로서 존재할 수 있다 라고 말하곤 한다. 그래서 분리뇌 상태인 환자는 [외계인 손 증후군] 이라는 증상을 겪게 되는데 우뇌가 관할하는 왼손이 오른손이 하려는 일을 의도치않게 방해하는 현상이다. 오른손이 물건을 집으려는데 왼손이 던져버린다던지, 오른손이 단추를 잠그려는데 왼손이 단추를 풀어버린다던지... 증후군의 이름 만큼이나 진짜 그럴까 싶은 현상이지만 분명 실재하는 현상이다.
우리가 '나' 라고 부르는 대상은 그 경계와 정의가 매우 모호하다. 일반적으로 자의식, 감정, 생각, 감각 등이 통합되어 '나'라는 게 될텐데 그 구성요소를 만드는 것 들은 내 온몸에 세포라는 이름으로 그 나름 각각의 생존의지들을 가지면서 존재하고 있다. 어찌보면 이 수많은 세포들의 생존의지들이 말도 안되게 복잡하게 모여서 만들어진 지나치게 복잡한 기계가 인간이고 나라는 존재다.
근데 우리가 동물이나 식물이나 무생물과 우리가 다르다고 생각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언어의 사용과 논리적 사고이다. 어찌 보면 이 언어와 논리라는 것 때문에 우리가 자의식 이라는 걸 가지고 있다고 혹은 그런 개념이 존재한다고 생각 혹은 착각 하게 된다. 근데 이 언어의 사용과 논리적 사고는 좌뇌가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즉 '나' 를 구성하는 세포는 너무나도 다양한데 그 중에서 좌뇌라는 부분만 '나' 에 대해서 자의식을 느끼고 언어와 논리로서 설명하게 된다는 거다.
그래서 어떤 감정을 느끼거나 행동을 했을 때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라는 말은 사실은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좌뇌가 하는 말이다. 좌뇌 입장에서 '나'를 구성하는 다른 부분들이 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맘에 들지 않는다. 뭐 이런 이야기이다. 그래서 다시 번역하면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는 "좌뇌를 제외한 부분들이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라는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좌뇌를 제외한 부분들이 왜 그랬는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는 말을 담당하는게 좌뇌 뿐이기 때문이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말로 자기 행동을 설명 할 수 없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신 상담을 받을 때 자주 하는 말인 진짜 나를 찾아보라던지, 내 안의 내가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라던지,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바라보라던지, 하는 말은 그러니까 사실 다 좌뇌한테 하는 말이다. 그래서 내가 나를 이해하지 못해서 나를 들여다 봐야 한다 라는 말은 좌뇌말고 나를 포함하고 있는 다른 부분들을 비언어적, 비논리적 표현, 접근으로 들여다 보아야 한다. 라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내가 모르는 내가 존재하고 내가 모르는 나를 찾아야 한다는 그런 종류의 말들은 상당히 합리적인 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