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특별한가?

by Sundance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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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누구와도 같고, 나는 다른 누구와도 같지 않다.


본질적으로 모든 사람은 별반 다를 게 없지만, 어쩌면 개개인은 각자의 우주 또는 심연을 품은 너무도 특별한 존재이다.


범용함과 특별함, 삶의 의미없음과 동시에 강렬한 자의식과 존재 의식 사이의 딜레마는 나의 삶을 이끌어 온 대주제 중 하나이자 내가 끝없이 극과 극을 왕복하게 되는 진자와도 같은 개념이다.


극심한 고뇌와 고통, 끝도 없는 지루함, 혹은 타인에 대한 실망을 겪을 때, 우리는 사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러한 감정, 시기 그리고 경험을 거친다는 것에 대해 깊은 안도감과 위로를 받곤 한다. 그러나 동시에 내가 끔찍하게도 범용한 존재라는 사실은 나의 자아(Ego)가 표면적으로는 받아들이는 척 하지만 본능적으로는 삼키기가 힘들어 계속 뱉어내고 싶은 개념이기도 하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서 연속적인 성취를 이룰 때, 번득이는 영감과 강한 창의성, 스스로의 지성과 아름다움을 강하게 느낄 때, 사람들의 인정과 찬사를 받을 때, 마치 영원할 것 같은 행복과 기쁨을 느낄 때 문득 생각하게 된다. 나는 특별한가? 혹은 적어도 이 순간은 특별한가? 그리고 이런 얕은 충족감과 자만심은 금새 나를 질리게 만들곤 하는데, 그래서 내가 특별하다고 하자. 그래서 뭐 어쨌단 말인가? 다른 존재와의 비교를 통해서 얻는 것이 대체 무엇인가? 이것은 그저 나 자신의 편협함과 나약함, 만족의 기준을 외부에서 찾으려는 미성숙한 시도일 뿐이지 않나? 끝없이 운동하는 진자.




다행히도 나에게는 내가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전제가 하나 있는데, 판옵티콘의 광각으로 세상을 들여다 봤을 때 더 특별하거나 덜 특별한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인간일 뿐이고, 모두가 자신만의 흠과 반짝이는 부분들을 가지고 있다.


다만, 내가 무한하게 특별해 질 수 있는 것은 철저히 나 자신의 인식 속에 한해서이다. 나는 내가 깊게 이해하고 들여다볼 수 있는, 무엇보다도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조율을 하기 위해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이자 객체이다. 나만이 나의 심연과 우주를 들여다 볼 수 있고, 진정으로 그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감탄하며 사랑에 빠질 수 있다. 타인의 모든 것은 나의 해석의 결과물일 뿐이다. 우리는 (주로 사랑을 통하여) 타인의 우주를 들여다 볼 수 있다고, 타인의 영혼을 만져볼 수 있다고 착각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그럴 수는 없다.


나는 아직 이 딜레마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고 앞으로도 완벽히는 찾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범용한 존재로서의 인간 군상을 인식하면서도 각자 너무도 특별한 자신을 속에 품고 살아가는 폭발물의 집합 같은 세계, 팽창하는 우주를 담은 개체들이 아슬아슬하게 서로를 스쳐 지나가며 불완전하게나마 서로의 무한을 이해해보려고 하는 모순적이고 부조리한 세계에 꽤나 애정을 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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