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해야 할 일들,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도 많고 시간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버거운 기분 속에서 잠시 앉아서 생각했다.
나의 삶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가?
그리고 사실 대부분의 일들이 그저 딱히 의미가 없는 것들, 실체 없는 기대, 과장된 약속, 충족의 허상이자 환영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가락 사이의 모래처럼 옅은 실망감을 남기며 건조하게 흘러내리는 신기루.
또 생각한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내면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놀라울 정도로 뚜렷하다.
나는 단순하고 깊은 삶을 살고 싶다. 행동하고 책임지는 삶을 살고 싶다.
더 이상 회피하고, 외면하고, 다른 자극으로 도피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그저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시덥잖은 메시지들에 답장하며 사소한 고민거리로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
그저 당연한 소리로 치부해 버리기 전에, 나는 실제로 제대로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며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는가?
내가 반복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는 행동 중에 내게 의미를 가져다 주는 것은 무엇인가? 그저 막연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실체는 있는가? 그러한 행동들은 실제로 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뛰어들지 않기 위한 또 하나의 도피처이자 핑계거리는 아닌가?
세상의 어떠한 심오하고 복잡한 일들도 열심히 쪼개다 보면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걸음 걸음으로 나누어진다. 그러나 그 걸음을 실제로 내딛느냐 마냐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용기이자 책임감이다.
그리고, 그 모든 걸음을 끝없이 걸어간다고 해도, 10년을 100년을 한다고 해도 결코 보장되는 것은 없다. 절대적인 약속은 없다. 고행 끝에 결국에는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 자신 외에는 딱히 탓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자유로워진다. 결과와 목적지에 예속되지 않고, 심지어 결과 자체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의 불완전한 지식과 인식의 한계 속에서 스스로 결정한 방향에서 책임감을 지는 인간은 그 길을 걸어가는 것 자체를 의미있는 행위로 여기고, 그 여정과 책임을 감내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 긍지가 그 인간의 영혼을 영원한 빛으로 밝힌다.
나는 그 따뜻하고 단단한 느낌을 원한다. 단순하고, 맑고, 부드럽고, 깊은 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