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지 않게(?) 좀 세속적이고 일상적인 글을 쓰고 싶은 날이다. 놀랍게도 꽤나 정보성도 있다. 정보 파트는 아래에 나오니까 그냥 딥디크 향수 평이 궁금하다면 잡설은 쭉 내리시길...
런던 여행 중에 재미난 일이 있었고, 그 일이 이 글을 쓰고 싶은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우선 나는 딥디크(Diptyque) 향수를 좋아하고, 지금까지 딥디크 향수만 해도 족히 10병은 샀다. (재산 거덜난다...) 그리고 이래저래 가벼운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는 꽤나 정교한 나만의 향 조합을 갖추어서 동료들도 향으로 나를 알아채고 칭찬하고 이제는 컨디션 좋은 한 주말 외출에 연속으로 3명의 모르는 사람들한테 향이 너무 좋고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듣는 업적을 달성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 매우 자랑스러우므로 평생 떠벌릴것임. 다 붙잡고 지금 향이 너무 강하다는 걸 교토 사람처럼 돌려 말한거 아니예요라고 추궁하고 아니라는 소리 들었음. 다들 아니 만약에 그럼 그냥 향이 강하다고 했을 거라고 했음.(대답 정해진듯이 다 이렇게 말하는것도 신기했음, 무슨 대본이 있나) 북유럽인들의 솔직함을 믿어보자.
마침 내가 주력으로 쓰는 향이 똑 떨어졌고 내가 사는 나라에 재고가 없어서 패닉하던 와중에 런던 출장을 가게 되어서 면세점에서 향수를 살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지금 3가지 딥디크 향수 조합을 주력으로 쓰고있는데, 그 중 한 향이 그 자체로는 좋긴 한데 나의 정체성/이미지/미학과 완전히 융화되지 않고 좀 튀는 느낌이 들어서 그걸 바꿔볼 생각으로 챗지피티한테 물어봤는데 챗지피티가 이것저것 듣더니 완전 나에게 딱이라며 쇼호스트 모드로 탐다오를 추천해줬다. (딥디크한테 커미션받니..?) 얼마간의 피튀기는 논쟁 끝에 챗지피티는 나를 꽤나 설득할 수 있었고 나는 탐다오를 시향해 보기로 했다.
시향을 위해 런던 코벤트가든 중심가의 딥디크에 들렀는데, 오픈시간에 가서 내가 첫 고객이었다. 매우 매력적이고 모델 같고 명랑한 직원이 나를 반겨주었고 나와 향 취향이 비슷한 직원이어서 신나게 수다를 떨면서 매대에 있는 거의 모든 향을 다 시향해보고 10개가 넘는 시향지를 누덕 누덕 주머니에 넣어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향을 형성한 뒤(꿀팁: 좋은 향수 시향지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어놓으면 며칠간 좋은 향 남) 몸에는 원래 내가 쓰는 조합에다 탐다오를 뿌리고 잔향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거리로 나왔다. 이때는 잔향을 확인하고 좋으면 당연히 면세점에서 살 생각이었다.
생각보다 탐다오 잔향이 너무 좋고 포근한 느낌이 들어서 런던 히드로 공항 면세점에서 살 수 있나 재고 검색을 해봤는데 확실하게 나오지 않아서(스포일러: 나중에 공항 가니까 있었음. 피눈물. 그래도 괜찮음. 감내할 만한 지출이었음. 이유 곧 서술됨.) 또 챗지피티한테 뭐가 가장 합리적이고 똑똑한 옵션인지 물어본 뒤(흔한 현대인의 심각한 챗지피티 중독 현상이다.) 마음을 정하고 다시 매장에 갔다. 아침의 직원이 내가 들어가기 전부터 문 앞에서 나를 보고 양 팔을 흔들면서 반겨주었다.
그렇게 그녀는 내가 돌아올 것을 확신했다는 말을 하며 나의 주문을 받았고 계산하는 도중에 내가 북유럽에 사는 것을 확인한 그녀가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감독이 핀란드 감독이라고 말했고 내가 마침 나도 영화광이라고 하자 그녀는 매장용 컴퓨터로(이래도 돼요..? 응 돼...) 그 감독을 검색해서 영화를 몇 개 추천해줬다. 그리고 향수를 구매하면서 나는 그녀의 번호를 물어봤고 나는 귀국 후에 실제로 그 영화를 봤고 그녀에게 너무 좋았다고 하며 메시지를 교환했다. 그리고 내가 귀국한 후 그녀는 딥디크 매장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이 경험은 꽤나 특별하고 산뜻하고 매력적인 인상으로 남았다. 나는 이렇게 여행 중에 스쳐가는 인연들의 알 수 없는 행로를 매우 좋아한다 - 실제로 이탈리아 여행 중에 잠시 대화를 나누고 번호를 교환한 일본 여성과 한국에서 다시 만나고 내년에는 그녀가 내가 사는 곳을 방문하기로 했고, 슬로바키아에서 잠시 놀러온 친구와 딱 한 번 만난 후 그녀와 런던에서의 일정이 겹치기도 하고 그랬었다. 세상은 생각보다 좁고 마법같은 우연 혹은 인연, 즐거움들로 가득하다.
각설하고 또는 각설하지 못하고 런던 여행에서 돌아온 나는 내가 이제 딥디크 향수와 내가 좋아하는 향에 대해 꽤나 많은 이론적 경험적 데이터베이스를 모았다고 생각해서 나를 위한 리스트를 챗지피티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는데 이왕 내가 쓸거면 다른 사람들한테 공유하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자신만의 향을 찾아가는 것, 그리고 그 향과 함께 다양한 순간들과 도시들과 공기들과 온도와 사람들을 스쳐 지나가는 것은 정말 미학적이고 즐거운 일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기쁨을 누리는 경험을 해 보았으면 좋겠고, 혹은 그러한 기쁨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이 내가 아무 생각 없이 공유한 정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하나의 즐거운 인연이라고 생각하기에, 여기 공유한다.
우선 내 취향: 머스크에 환장한 사람. 딥디크로 건너간 후에는 부자연스럽게 느껴져서 못 쓰지만 이전에 바디샵 화이트 머스크와 조말론 얼그레이 & 큐컴버 좋아했었음. 산타마리아 노벨라 바디로션이랑 향수 섞어서 쓰는 것도 좋아함. 그리고 나는 향이 내 피부와 섞이는 순간을 좋아함. 잔향에 미친 사람. 향이 튀거나 공간을 덮을 정도로 강하면 숨막힘. 남에게 좋은 향보다 내가 나 자신으로 느껴지는 순간의, 내가 나 자신을 가장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향을 좋아함. 향의 온도는 따뜻하지만 투명해야 하고 무거우면 안됨. (너무 플로럴, 바닐라 싫음) 또 중성적인 향 - 너무 여성적이지도 남성적이지도 않은 향 선호함. 너무 어른 느낌도 싫고 풋내나는 느낌도 싫음. 코에 편안해야 하고 따뜻하고 포근하면서도 약간의 싸늘함과 쌉싸름함이 있어야 함. 향의 존재감보다는 균형감, 화려함보다는 여운을 중시.
다 쓰고 나니까 그냥 디자이너가 제일 싫어하는 악성 클라이언트같음. (화려하면서 심플하고 트랜디하면서도 클래식 어쩌고)
아래의 노트는 챗지피티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졌고 '나의 평론' 부분만 내가 직접 썼음.
그리고 나는 남의 향수 평은 그 향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 그 이상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함. 뭔가 내 취향이겠거니 추측할 수 있지만 실제로 맡아보면 다른 경우가 많으니 꼭 직접 맡아보고, 잔향도 테스트하고 다른 향수랑 조합도 해보고 내 코와 머리와 성격과 패션과 이미지와 존재가 시간에 따라 향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관찰해 볼 것!
그리고 개인 취향이지만 나는 EDP(오드퍼퓸)와 EDT(오드뚜왈렛) 둘 다 있는 딥디크 향수들은 EDP가 거의 항상 비교도 안 되게 좋다고 생각함. 그냥 지속력 차이가 아니라 향의 깊이와 결이 다름.
Fleur de Peau (쁠레르 드 뽀) EDP
주요 노트: 머스크, 아이리스, 앰버그리스
사람들 평:
· 호감 – 부드럽고 감각적인 머스크 향, 따뜻하고 자연스러움
· 불호 – 잔향이 약하다는 의견, 너무 피부향 같다는 평도 있음
나의 평론: 딥디크 중 그리고 현존하는 향수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향. 3통 넘게 썼고 이제 내 정체성과 같은 향(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쓰긴 함, 근데 한국에서 유난히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서 여기서는 많이들 안 씀!) 내 코에 너무 편안하고 감미롭고 부드럽고 관능적인 향임. 쁠레르 드 뽀가 피부/살결의 꽃이라는 말인데 굉장히 잘 어울림. 뭔가 은방울꽃 같이 청초한 느낌도 있음. 나랑 시간을 많이 보낸 사람들 중에서 이 향 싫어하는 사람을 못 봤고 다들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었음. 다른 향들 레이어링 하기가 좋은데 딥디크 향수가 전반적으로 다 그렇긴 함. 내가 너무 좋아하는 향이라서 가끔 기분 다운될때나 자기 전에 뿌리고 자면 기분이 금방 좋아짐!! 나 자신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향. 오르페옹, 오데썽, 탐다오, 오로즈 등이랑 레이어링 하면 잘 어울림. 베이스로 쓰기 가장 좋은 향.
Tam Dao (탐다오) EDP
주요 노트: 샌달우드, 시더우드, 사이프러스, 스파이시 노트
사람들 평:
· 호감 – 깨끗하고 차분한 나무 향, 명상적인 분위기
· 불호 – 가볍거나 밋밋하다는 의견 일부
나의 평론: 뭔가 차분하고 고혹적인(?) 향이고 주변 공기를 감미롭게 만들어 줌. 잔향은 따뜻하고 깊은 나무 향. 편안하고 그윽해서 계속 맡고 싶은 포근한 향. 쁠레르 드 뽀랑 같이 쓰면 정말 코박죽하고 싶은 향(변태같다). 이게 지금 급부상하는 다크호스로 거의 플레르 드 뽀 만큼 좋아졌는데 그래도 이것저것 베이스로 쓰기에는 플뽀가 여전히 더 좋고 그리고 플뽀랑 같이 안 쓰면 그만큼 좋지는 않아서 여전히 정실 자리는 플뽀에게..... 샌달우드 향은 내가 막 대놓고 좋아하는 향은 아닌데 항상 차분함과 깔끔함을 느끼게 해줘서 같이 있으면 말 안해도 편안한 친구같은 느낌... 대체 뭐라는지
Eau des Sens (오 데 썽) EDT
주요 노트: 오렌지 블라썸, 네롤리, 엔젤리카, 패출리
사람들 평:
· 호감 – 상큼하고 청량한 플로럴 시트러스, 깨끗한 비누 향
· 불호 – 향 지속이 짧고 약간 단조롭다는 평
나의 평론: 나는 오렌지를 좋아하지만 오렌지 향수 생각하면 별로인데, 이건 오렌지 나무 향임.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향...(농이다.) 뭔가 특별한 이유 없이 레드오렌지 연상 되기도 함(향 자체가 아니라 그냥 이미지가) 약간 야성적인 오렌지 향. 플뽀같은건 여름에 쓰면 무거우니까 여름용으로 샀는데, 매장에서 뿌려보고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내가 계속 내 향 맡으려고 또 변태같이 킁킁대서 이건 내가 좋아하는 향이로구만 하고 바로 구매. 단독으로 쓰면 좀 심심한데 의외로 플뽀랑 쓰면 되게 좋음.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한 향. 누구는 세탁 잘 한 옷 입는 그런 깔끔한 느낌이라고 하는데 난 좀 부드럽게 녹아든 오데썽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플뽀랑 쓰는 거 좋아함. 플뽀, 오르페옹, 오데썽 조합도 꽤 자주 썼고 이게 칭찬 많이 받은 조합. 단독으로 쓰면 약간 가볍고 플랫한 느낌 있음. 단 느낌보다는 그냥 청량하고 소녀, 심지어 예쁘장한 올리브빛 눈동자 지중해 소년같은 느낌인듯. 무슨 말인지 알것(모르것)죠...
Orphéon (오르페옹) EDP
주요 노트: 주니퍼 베리, 자스민, 시더우드, 파우더 노트, 톤카빈
사람들 평:
· 호감 – 세련되고 중성적인 파우더 향, 우아한 감성
· 불호 – 약간 무겁고 향이 튄다는 평, 비누 느낌 난다는 의견
나의 평론: 이건 향 자체는 되게 매력적이고 해서 내가 이 향에 잘 어울린다고 나를 세뇌하려고 꽤 오래 시도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함. 어느 정도는 어울리는데 플뽀가 착붙이라면 그거에 비해서 항상 조금은 튀는 느낌이었음. 약간 화려한데 나는 그렇게까지 화려하지 않은 기분. 이거랑 도손이랑 항상 묶어 생각하게 되는데 둘다 어느정도는 중성적인데(딥디크 향들이 주로 그럼) 도손이 약간 여성적 향으로 기운다면 오르페옹은 약간 조금 더 남성적(?)이거나 혹은 더 깊게 중성적임. 분위기 있고 멋지고 뭔가 잘생쁨이나 도도한(하지만 약간의 능글미와 여유를 곁들인) 사람들이 쓰면 더 잘 어울릴 것 같음(나는 아님. 도도새도 아님) 계속 챗지피티가 어디서 지령을 받았는지 지치지도 않고 재즈바 어쩌고 저쩌고 하던데 나도 약간 세뇌됐음. 근데 나 재즈 안 좋아함.(락앤롤 & 메탈을 좋아함. TMI) 그 조금의 튀고 공작새같고 과함을 안 좋아하는 것 같음. 여튼 여전히 좋아하지만 나에게 녹아들진 않은 향. 사람들은 꽤 좋아했지만 그들도 비교해서 맡게 했을 때 플뽀를 항상 더 좋아했음. 아 정확한 단어가 떠올랐는데 세련되게 매력적인 사람이 쓰기 좋을듯.
Do Son (도손) EDP
주요 노트: 튜베로즈, 오렌지 블라썸, 자스민, 머스크
사람들 평:
· 호감 – 부드럽고 관능적인 화이트 플로럴, 여름철 인기 향
· 불호 – 다소 달고 여성스럽다는 평, 진한 꽃 향이 부담스럽다는 의견
나의 평론: 이거 절간같이 느끼는 사람도 있다던데 이게 절간이면 나는 스님이 너무 세속에 물들었다고 생각함. 나에게 되게 여성적으로 느껴지는 향. 플로럴 느낌이 확실히 있는데 과하진 않음. 나는 이걸 오르페옹이랑 항상 엮어서 생각하게 되는데 도손이랑 오르페옹이랑 끝의 끝까지 고민하다가 오르페옹 샀는데 오르페옹 사고는 도손을 또 사고 싶어서 또 여러 번 시향하고 했었는데 확실히 내꺼다 이건 사야겠다(플뽀, 탐다오, 오데썽은 다 이 기분 줌) 이런 기분은 느끼지 못해서 결국 안 삼. 근데 탐다오 발견 못했으면 도손 샀을수도 있음. 이게 무드가 여성적인 무드일때는 오르페옹이 더 좋고 약간 더 중성적인 무드일때는 오르페옹이 더 좋은데, 둘 다 나한테는 좀 착붙하지 않고 뜨고 화려한 향. 매력적이고 좋은 향임에는 확실함. 그리고 오르페옹보다 더 많은 사람들한테 잘 어울릴 것 같음 - 은근 차분하고 깊은 여성적인 향. 분위기 있는 깔끔하게 차려입은 단아하고 아름다운 여성이 쓴다면 옆에서 박수 쳐주고 싶은 향. (이런 사람들이 써야지) 공항 갈때마다 면세점에서 너무 많이 뿌려봐서 이제는 거의 내가 샀었나 착각하게 되는 향.
L’Ombre dans L’Eau (롬브르 단 로) EDP
주요 노트: 블랙커런트 잎, 불가리안 로즈, 머스크
사람들 평:
· 호감 – 신선하고 초록빛 나는 장미 향, 시그니처로 쓰는 사람도 많음
· 불호 – 초반 향이 너무 강하고 달다는 평, 인공적이라는 의견도 다수
나의 평론: 이 향은 뿌리면 향이 사라질 때까지 95%의 순간이 과하고 나머지 5% 찰나의 순간만 잔향이 미칠듯이 좋음. 너무 강하고 단 느낌. 근데 확실히 분위기 있음. 이 향수 이름이 물 속의 그림자라는 뜻인데 진짜 그런 느낌 나고 분위기 죽임. 이 향 잘 어울리면 진짜 지독하고 강렬한 매력을 가진 표범 아님 심연같은 눈동자를 가진 사람일 것 같음. 저는 아니지만 이 향이 잘 어울린다면 알고 지내고 싶군요. 향수 병에 백조 그려져 있는데 잘 어울림. 뭔가 위스키 생각나는데 왜인지는 모르겠음(위스키 좋아함). 또 뭔가 이유 없이 대부 느낌도 남. 대충 무슨 느낌인지 아시겠죠
L'eau Papier (로 빠삐에) EDP
주요 노트: 오드, 장미, 바닐라, 담배, 가죽, 스모키 우드
사람들 평:
· 호감 – 짙고 고급스러운 오드 향, 강렬한 존재감
· 불호 – 머리 아프고 답답하다는 평, 바닐라와 장미가 과하다는 의견
나의 평론: 딥디크 향수 뿌리고 씻어내고 싶다고 생각한 건 처음이었음. 나한텐 머리아프고 숨막히고 답답함(그래도 다른 무거운 향수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딥디크인거 감안하면 되게 무거운 편). 확실히 매력은 있는데, 이렇게까지 바닐라로 가면 나한테는 안 맞는 것 같음. 주요 노트에 담배 있는거 보세요... 그리고 향수 이름에 따르면 종이 냄새 나는건데 진짜 종이 냄새같이 남. 향종이 같은 냄새. 이게 매장에서 뿌리고 나갔을 때는 바깥 공기를 쐬어서 좋게 느껴졌는데 실내에 있을 때 뿌리니까 진짜 너무 무겁고 별로였음. 추운 겨울에 바깥에서 다시 뿌려보긴 좋을듯 아니면 다른 향이랑 조합해 보거나.. 이거 샘플이 2개나 있어서 과연 다 쓸수 있을지도 걱정. 명확하게 불호였던 첫 딥디크 향수!! 그래도 시간 좀 지나고 잔향은 머리 안아픈데 그렇다고 별로 좋지도 않음.
Eau Rose (오 로즈) EDP
주요 노트: 다마스크 로즈, 센티폴리아 로즈, 리치, 화이트 머스크
사람들 평:
· 호감 –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장미 향, 산뜻한 플로럴 머스크
· 불호 – 평범하다는 평, 다른 로즈 향과 큰 차이 없다는 의견
나의 평론: 난 은근 장미향도 좋아해서 장미 향수 이것저것 써봤는데 딥디크 장미향은 위에 사람들 평처럼 사실 그렇게 그 돈 주고 살 특별함을 못 느낄만한 아주 무난하고 적당히 좋은 장미향임. 특별함이 없어서 면세점에서 보면 항상 뿌리고 좋아하긴 하는데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듬. 딥디크 아니고 그냥 싼 향수라고 했으면 고민도 안하고 안 샀을 향... 그래도 딥디크답게 기본이 머스크라서 잔향은 부드럽게 남고 쁠뽀같은거랑 같이 뿌리면 진짜 좋긴 함. 근데 이건 진짜 브랜드 덕 본 향인 것 같고 만약 장미랑 머스크 둘 다 가장 좋아하는 향이면 확실히 도전해 볼 만 한듯. 그래도 비슷한 가격대 다른 브랜드 장미 향들이 더 특별하다고 생각됨. 이건 딱 맡고 '딥디크네?' 할 만한 향은 아님. 한 마디로 가성비가 떨어짐....(마치 다른 향수들은 가성비가 높은 것처럼 그래도 무슨 말인지 아시죠) 그래도 어느정도는 여성스럽고 소녀와 어른여성의 중간이고 싶을 때 뿌리기 좋은 향.
Philosykos (필로시코스) EDP
주요 노트: 무화과 잎, 무화과 나무, 코코넛, 시더우드
사람들 평:
· 호감 – 자연스러운 무화과 향, 그린하고 포근함
· 불호 – 시간이 지나면 느끼하고 달다는 의견
나의 평론: 무화과 향수. 처음 맡았을 땐 진짜 대경실색할정도로 좋았음. 아마 이게 내 딥디크 향수 첫 경험이었던것 같기도 하고 기억이 가물가물함.. 그때 너무 좋았어서 그 후에 무화과 향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조말론 무화과 향수도 샀었는데 그건 더 머리 아파서 잘 못씀 흑흑) 여러 번 시향해보고 그랬었는데 잔향이 좀 달고 느끼하게 느껴졌던 것 같음. 그리고 이후에 여러 딥디크 다른 향수들을 맡아보게 되면서 더 좋아하는 향들이 생겼고 그래서 우선순위에서 밀렸지만 첫사랑의 달콤한 기억으로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는 향임. 확실히 이 향수에 찰떡인 이미지를 가진 특정 사람들이 있는 것 같고 약간 소녀같은 관능미에 잘 어울리는 것 같음. 납작복숭아 느낌...(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 근데 오히려 야생 과일같이 쌉싸름하게 마무리 되는거였으면 더 좋았을 수도 있는데 코코넛이 좀 느끼하게 다가오는 경향이 있는듯.
와 생각보다 쓰는데 너무 오래 걸렸고 생각보다 너무 즐거웠다. 내가 생각보다 이런 데 시간 쓰는걸 좋아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혹시 저와 비슷한 여정을 걷고 있는 분들이 있으시면 마음 속으로라도 텔레파시를 보내주세요! (제 4의 벽을 부수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