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삶은 신비로우면서도 명료한 것이라 하나의 작은 깨달음이 나의 우주 속에서의 수없이 많은 다른 것들과 한꺼번에 연동되는 기분이 드는 순간들을 꽤 자주 마주하곤 한다.
수영을 배우면서 얻은 삶의 진실.
- 중요한 것은 단 하나 뿐이다. 내 몸이 물에 뜬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믿고, 긴장을 푸는 것. 그럼 절대 가라앉지 않는다.
- 처음에는 나 자신을 믿을 수 없기에 몸에 항상 힘이 들어간다. 그래서 억지로 팔과 다리를 휘저어가면서 떠 있으면서, 내가 움직임을 멈추면 몸에 긴장이 들어가고 가라앉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멈추지 못한다.
- 그러나 그렇게 계속 버둥대고 움직이다 보면, 어느순간 어 힘을 빼도 되겠는데 하는 순간이 온다.
- 당분간은 내가 '인식하지 않고' 있을때만 떠 있을 수 있다. 어 나 지금 버둥거리지 않고 떠 있는데 인식하는 순간 몸은 가라앉는다.
- 하지만 여러 번 거의 실수와도 같은 그런 순간들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상태에 조금은 더 편해진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물에 뛰어드는 매 순간마다 내가 뜰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물에 뛰어든다. 가끔은 뜨고 가끔은 안 뜬다. 그것을 인지하고, 뜨던 안뜨던 꾸준히 물에 뛰어들기를 반복한다. 50번, 100번, 1000번. 계속 물에 뛰어든다. 가끔은 잘 안되고 가끔은 잘 된다. 그다지 연연하지 않고 계속 반복한다.
- 그럼 서서히 물에 뜨는 확률이 거의 100%에 가까워지는 것을 느낀다.
- 그리고 이제는 믿고 싶지 않아도 믿게 된다. 몸은 뜨는구나. 일부러 하지 않으면 가라앉는게 더 힘들구나. 그리고 물에 몸을 던지며 이제는 내가 반드시 뜬다는 것을 안다.
- 이제는 물 밖보다 물 안이 편하다.
- 물의 성질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물을 대하는 나의 태도와 몸의 긴장의 정도만 변했을 뿐. 대부분의 것은 마음에 달린 것이다. 그러나, 그 마음의 변화는 반복적인 훈련/몸의 변화 없이는 오지 않는다. 특히 성인들은 삶을 살아오면서 여러 습관과 공포, 선입견의 껍질을 단단하게 쌓아왔기 때문에 그 석고를 깨기 위해서는 반복의 작지만 꾸준한 망치질이 필요하다.
- 그렇게 알에서 깨어난 영혼은 달콤한 자유와 평화를 맛본다.
나는 물이 좋다. 물이 나를 받쳐주는 부드럽고 감미롭고 평안하고 고요한 그 순간이 좋다. 인간은 원래 물에 뜨지만, 공포와 긴장을 극복하고 자신에게 물에 뜰 '자유'를 선사할 때에야만 자연스럽게 뜰 수 있다는 사실은 경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