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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그 Oct 31. 2022

행복 찾기? 행복은 함께 만드는 거!

<행복의 감각> 독서토론 후기

힐링, 욜로 열풍이 뜨거웠던 적이 있다. 코로나19가 장기간 진행되며 생활난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고 기다렸다는 듯 부동산과 주식과 코인 등 재테크로 쉽고 빠르게 돈 버는 방법에 대한 열풍이 거세졌고 현재 진행 중이다. 그런데 그 모든 게 결국은 행복하기 위해 쫓는 것들이 아닌가. 어떤 트렌드 건 이것만은 명확한 듯하다. 행복은 찾는 게 아니라, 잘 사는 이들의 방법을 그대로 쫓는 게 아니라, 내 스스로 만들어가는 거라는 것.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라고 계획하고 실천하고 노력해서 쟁취하는 것. 그런 면에서 <<휘게 라이프>>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행복 전문가로서 이름을 떨친 이 저자, 마이크 비킹의 최근작 <<행복의 감각>>을 주목하게 됐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행복의 원천인 덴마크의 '휘게'에서 단순히 즐거운 삶이 아닌 '함께' 추억을 만들고 나누어서 그 밝은 에너지가 확장되는 '추억 탐구'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이 추억 탐구의 방법 8가지로 처음, 오감, 관찰, 유대, 감정, 시련, 서사, 기록을 제시했다. 저자가 타임즈 선정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로 지정된 바 있다 하니, 그가 말하는 행복한 기억을 만드는 방법은 어느 정도 신뢰해도 좋지 않을까. 이에 독서토론에 참여한 분들과, 단순히 행복의 정의를 말하기 보다,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각자의 추억과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와 방법에 대해 나눠보기로 했다.


사진 제공: 옥


Q. 책 읽은 소감

 _ 작가의 유머가...

 _ 우리나라 아재 개그에 익숙해져서 작가의 유머에 큰 거부감은 없었다. 괜찮았다.

 _ 20대였다면 읽지 않았을 책. 나이 들어갈수록 행복한 삶에 대한 물음이 커졌는데 실용보단 라이프 스타일 개선 면에서 이 책이 도움이 됐다. 일에 열중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순간의 추억을 행복한 기억으로 바꿔줄 8가지 기술인 처음, 오감, 관찰, 유대, 감정, 시련, 서사, 기록을 살피고 부족한 부분은 행동으로 옮겨봐야겠단 생각을.


 _ 예전에 이런 류의 책은 별로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 시 잡다한 기념품을 산다거나 사람들이 틀에 박혔다 생각해왔던 것들을 다시 짚어보게 됐다. 읽다 보니 새롭게 깨닫는 부분이 많았다. 사람들이 이벤트를 챙기고 함께 소소한 무언가를 하는 행위의 중요성을 생각할 수 있었다. 이 모임도 그렇고. 그래서 아이 있는 부모라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_ 이미 이 책에 나오는 행복한 기억 만드는 것 관련 무언가를 수집한다거나 몰입하는 등의 실천 방법을 이미 하고 있는 게 많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기억을 떠올리려 하니 힘들었던.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듯 타인과 그런 걸 나누거나 기록하는 실천 방법을 해봐야겠다 싶은.


 _ 번역가가 일하다 황당한 적이 많았겠다 싶던. 저자가 말하다 내용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내용 상으로는 공감 가는 부분이 있었다. "내가 블로그 20년 30년 하는 이유가 있다~~."

 _ 뻔한 이야기였다. 지루한데도 술술 읽히는 걸 보면서 번역가가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덕질이 과한 사람으로서 이미 이 책의 내용을 하고 있는 게 많았다. 그런데 그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은 게 의아했다. 그래서 책에 나온 대로 기억 관련된 물건 등을 반복해서 꺼내고 들여다보고 오감을 자극하며 잊지 않는 연습을 해야겠다 생각했다.

 _ 작가의 유머가... 2


+ 번역가의 말 _ 이번 독서토론모임 참여자 중에는 이 책의 번역가가 함께 자리했던. 이에, 번역가 입장에서의 말을 다음과 같이 따로 적어본다. 번역가의 말에 의하면, 이 책은 아끼는 번역서 중 하나라고. 번역 시 개인 상황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가까운 사람들과 추억을 만드는 일을 시도해 봤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여행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봤다고. 혼자 여행하는 게 편하고 지인과의 여행이 힘들었던 날을 생각하면 나홀로 여행은 편했지만 기억되는 게 많지 않았는데, 확실히 지인과의 여행은 힘들지만 내가 잘 하지 않는 경로나 맛집 등의 투어를 처음 시도해서 기억되는 게 많았다고. 그런 책의 내용과 추억을 만드는 방법 안내가 쉽게 이해되고 공감할 수 있었다 했다.


이외 번역가의 말 관련 저자의 전작 <<휘게 라이프>>는 욜로 등 힐링 트렌드에 힘입어 국내외 큰 인기몰이를 했지만 이번에 나눈 <<행복의 감각>>이 출간될 시점엔 청년 세대를 중점으로 재테크 트렌드와 코로나19 관련 경제 시장의 응축으로 현 사회문제와 동떨어진 면이 있어 책에 대한 인기가 덜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던. 그러나 사람이 사는 데 행복을 추구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기에, 언젠가 다시 빛을 발할 날이 오지 않을까... 이야기 나눴던 시간.




사진 제공: 진

Q. 내 생애 처음 했던 일들 중 잘 했다 싶은 것은?

 _ 시나리오 수업을 들었던 거. 수업을 통해 내 이야기를 다른 이들과 나누고 처음으로 재밌단 소리를 들었던 기억. 그리고 뮤지컬 무대를 기획하고 사람들과 진행했던 것.

 _ 집에서 가장 먼 곳으로 대학 갔던 일.

 _ 첫 아르바이트비를 모아 했던 라식 수술. 다음날 눈을 떴을 때 정말 온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 그런 거였을 지도. 집에서 가장 먼 곳으로 대학 갔던 일 3.


 _ 중학교 때 수영을 배운 것, 집에서 가장 먼 곳으로 대학 갔던 일 2, 어학연수 간 일, 발가락을 삐끗한 일...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처음은 있고 모든 건 나의 기록이니 처음 한 일에 대해 잘 했다 여부를 따질 필요는 없을 듯하다.

 _ 따릉이를 탄 것과 수영을 배운 거. 특히 따릉이는 데일리 출퇴근용인데 요즘은 출근 때 따릉이를 퇴근 때는 걷기를 하고 있다. 힘들지만 뿌듯하고 잘 했다 싶다. 대학생 때 일도 기억난다. 평소 인간관계에 있어 수동적인 사람이었는데 대학 때 정말 친해지고 싶던 친구에게 평생 처음으로 내가 먼저 말을 걸었고 지금도 잘 지내고 있고... 그렇게 시도한 게 정말 잘 했다 싶다.

 _ 나이 들면 처음 하는 게 줄어드는데... 그간 올해 처음 하는 일을 쓰는 공책을 개인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자전거 배운 거 굴 먹은 거 등등. 주로 처음 맛본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계속 기록해나갈 생각이다.


 _ 정확히 기억하는 게 학생 때 학교 방학 기간 내 소집일 날 친구들과 모여, HOT 해체한다는 소식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 나눈 적이 있다. 그렇게 한다 한들 바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았지만 너무 걱정스러웠고 그 기분을 친구들과 함께 나눴던 시간이 생생하다. 이게 덕질 시작의 신호였는지 모른다. 이후 영화에 성덕했고, 셜록 홈즈 221B 문을 보고 오리라 마음먹고 처음으로 혼자서 유럽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이 처음도 잘 했다 싶지만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처음으로 모르는 이에게 말을 걸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한 게 잘 했다 싶다.

 _ 아무 의미 없다... (라던 포. 아무 의미 없다고 하면서도 내내 본인이 하고 있던 처음에 대한 이야기가 멈추지 않고 줄줄줄 나왔는데...) 평소에 출근길도 다르게 가보고, 살아가는데 나를 변화시킬 책도 계속 시도하고 있고, 연말 레스토랑 예약도 해본다. 그러나... 아무 의미 없다. (포의 아직도 의미 없다는 말의 정확한 의미는 파악하기 힘들다... 이 기록도 의미 없는 건가...)




Q. 추억의 음식, 딱 하나만 꼽는다면?

 _ 어릴 대 먹고 싶었으나 못 먹었던 게 짜장면이었다. 그런데 학생 때 친구 친척네(?) 짜장면 가게에 먹으려 갔던 일이 있었고 이때가 유독 생각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때라 가게 짜장면도 맛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헷갈려서 귀가하는 데 힘들었던.

 _ 스페인에서 먹었던 해산물. 대기줄만 1시간 이상을 기다렸고 그만큼 기대는 커졌는데... 보통 기대가 크면 맛이 없지 않나. 그럼에도 맛있었다!

 _ 대학생 때 처음으로 쉬던 여름방학. 어머니가 한 달간 매일 종류를 달리하며 만들어줬던 1일 1면들. 매번 달라지던 면요리에 매일 색다른 날인 것만 같았던.

 _ 고등학생 때 아버지가 사준 쵸코하임 박스. 애정 표현 못 하는 아버지가 사준 거라 열심히 먹었는데 학생이라 활동이 적어 고스란히 살로 가는 듯했던 불안함. 그때가 생각난다.

 _ 어릴 때 집에서 라면을 못 먹게 했는데, 밖에서 친구들과 처음 맛본 라면은 너무나 맛있었다! 30대 초반까지 최애음식이 라면이었을 정도로. 그래서 내가 라면 먹는 걸 줄이려는 어머니의 시도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은데 한 번은 엄마가 '라면 먹으면 면접에서 떨어진다'라는 메모를 집에 붙여놓기도 했던.

 _ 요거트가 생각나는. 예전엔 요거트 뚜겅을 따면 뚜껑에 일부가 달라붙어서 핥아먹곤 했는데 최근에 과학기술로 뚜껑에 요거트가 달라붙을 일 없는. 아마 공감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

 _ 어릴 때 어머니가 만들어준 핫케이크. 나오자마자 동생과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먹었던.

 _ 이탈리아에서 맛본 파스타. 국내에서 비슷한 데를 찾아보았으나 끝내 찾지 못한... 또 먹고 싶다.




Q. 함께 해서 의미 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 누구와 무얼 했던 때인지?

 _ 스터디 모임에서 뮤지컬을 함께 무대에 올렸던 기억. 같이 고생하며 추억을 만들었던 일.

 _ 나홀로 여행. 그러나 기억에 더 남는 건 지인들과 했던 여행. 내가 안 할 일들을 만들어주고 내가 안 먹을 걸 먹게 해줘서... 처음 하는 것에 대한 기억이 많다.

 _ 친구와 했던 홍콩 여행. 여행 기간 중 반만 친구와 다니고 나머지는 나 혼자 다녔다. 그래서인지 왜 사람들이 누군가와 함께 여행하는지 그리고 혼자 여행할 땐 어떤 점이 좋은지 그 차이를 더 명확히 느낄 수 있던.

 _ 가족들이 함께 했던 기억 하나하나.

 _ <환승 연애> 프로그램을 친구들과 함께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 이야기하다 보면, 내 생각과 다른 친구의 관점이나 그간 경험을 들어볼 수 있어 좋다.

 _ (나홀로 여행을 이야기한 이들을 향해) 혼자서 뭐 하러 가냐. 다같이 가는 게 중요하지. 여행은 당연히 함께 하는 거. 같이 가서 좋은 건 내가 절대 시도하지 않을 일들을 함께 간 사람들 덕에 나도 해볼 수 있다는 것.

 _ 런던에서 만났던 한국인. 혼자 간 유럽 여행 중 파리에서 넘 우울했는데 (특히 길에서 소변보는 사람을 보고 충격받았던) 런던에서 만난 사람 덕에 여행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다. 그 인연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_ 여행은 혼자 하는 거야!




사진 제공: 은


Q. 2023년 행복하기 위해 꼭 해보고 싶은 것 한 가지는?

광, 영, 예, 옥, 은, 정, 진, 포 _ ? 참여자들의 다양한 목표를 나눌 수 있었다. 브라질 가기를, 운전하기, 몸 쓰는 운동, 연말결산으로 사진인화 해보기, 코로나19 이후의 첫 수영 등을 위 사진과 같이 종이 한 장에 함께 적어봤다. 각 메모의 주인은 이날 <<행복의 감각>>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자리에 '함께' 했던 이들만 아는 걸로.


Q. 날 행복하게 하는 한 가지를, 간단히 그림으로 기록해보기로 해요!

광, 영, 예, 옥, 은, 정, 진, 포 _ ? 따릉이와 와인과 카메라와 포도알까지 취미부터 사람 사이 관련된 다양한 단어가 튀어나왔다. 이 질문에 대한 참여자 별 대답 또한 독서토론모임 현장에 있던 사람들만 아는 걸로.  (이렇게 써놓고, 정작 누가 무얼 썼는지 모르는...)


사진 제공: 예


책 속의 추억을 탐구하고 행복을 만드는 실천 방법 그리고 자신의 삶으로의 적용에 대해, 독서토론 참여자분들과 함께 하다보니 2시간이 훅 지나갔다. 준비해 간 질문은 다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건 그런대로 좋았다. 이날 행복을 만들기 위해 참여자 중 일부는 모임 장소 부근 베이커리 카페에서 빵을 사왔고 빵 냄새를 맡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참고로 인바이티드 내에서는 다른 가게 식품을 꺼낼 수는 없던)


빵 냄새를 잊을 만큼 각자 하고 싶은 말이 술술 나왔는데 특히 추억 탐구에 대한 실천이나 소품 수집에 있어서는 특정 덕질 전문가 둘이 열을 올리며 그간 덕질 히스토리를 들려줬다. 다른 이들이 원하 건 원하지 않건. (물론 내 눈에는 다들 이미 그들을 잘 알기에 그러려니 하면서 다들 신기한 이를 보는 표정으로 듣고 있는 듯했던)


분명 이날 모임이 행복을 찾자, 오늘 행복한 기억을 한 명 당 하나씩 꼭 만들고 돌아갑시다!라는 분명한 목적으로 진행했다면, 스무스하게 진행되지도 유쾌하게 끝내지도 못했을지 모른다. 우리는 그저 각자가 하고 싶은 것 그리고 함께 나누고 싶은 걸 풀어냈다. 그리고 이렇게 함께 한다는 것의 가치를 잘 알기에, 각자 이 시간에 집중을 했으리라 믿는다. 다른 이의 이야기를 잘 들을 뿐 아니라 내 이야기도 꺼내면서. 그래서 더더욱 강해지는 생각. 행복은 찾는 거? 아니, 행복은 '함께' 만드는 거!



<행복의 감각> (마이크 비킹 지음 I 김경영 번역 I 흐름출판(2022))

토론 일: 2022년 10월 22일 오전 11시

토론 장소: 인바이티드

참석자 : 광, 영, 예, 옥, 은, 정, 진, 포 (총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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