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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그 May 17. 2023

빨간 꽃밭은 심심했지만 새빨간 트럭이 다가와 굉장해졌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이라면 대부분 꽃 축제를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넓은 공간에 수많은 꽃들이 피어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또 누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꽃들을 수 백 장 수 천장 찍다 보면 지루함이 빨리 찾아온다. 



그럴 때면 모델이 나설 때다. 함께 간 이 혹은 사진가 스스로가 꽃들과 어우러져야 특별한 사진을 만들어볼 수 있다. 그럼에도 내가 찍은 사진이 심심하다면 손품 발품을 더 팔아 카메라 앵글 각도를 바꿔보거나 모델의 포즈를 다양하게 하거나 소품을 활용하거나 빛을 변형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봐야 한다. 


수많은 꽃들이 가득한 공간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하지만 곧 지루해질 수 있다. 그렇기에 눈에 들어오는 사진을 남기려면 앞서 말한 수고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운 좋게, 나는 쉽게, 위의 특별한 사진을 얻었다. 그저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도로 위에서, 천천히 이동하는 동안 재빨리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모델 대신 때마침 꽃밭 옆으로 지나가는 트럭 덕분에. 


꽃은 아름다웠다. 빨간 꽃 가득한 꽃밭은 더 아름다웠다. 하지만 곧 허해졌다. 이때 꽃밭 옆으로 지나가던 새빨간 트럭은 구세주와 같았다. 


그랬다. 빨간 꽃밭은 심심했지만 새빨간 트럭이 다가와 굉장해졌다. 


이 또한 스마트폰으로 찍는 감성 사진의 재미이지 않을까. 이 흥이 이날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이런 순간 때문에 스마트폰을 놓을 수 없다. 이런 까닭에 시시각각 카메라 촉을 일으켜 세워본다. 오늘은 또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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