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을 막는 '불통'과 삶을 나누는 '소통'
이 글은 [최재천의 공부/최재천·안희경]을 읽고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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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중·고등학생들에게도 '최재천 교수님에게 이메일을 보내면 반드시 답장을 받는다'는 걸로 따뜻하게 알려졌어요. 모든 이메일에 한 줄이라도 답장을 합니다.
수많은 이야기와 제안 속에서
지금까지 내가 받은 무응답은 거절임을 알게 된 것은 어른이 되고 한참 후였다.
그때가 되자 내가 한 무응답 또한 거절임을 알기를 바라는 때도 가끔 생겼다.
그러나 내가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면,
나 하나 만을 위한 메시지가 아니라
특정 다수에 해당하는 메시지라면 한 줄의 대답은 보내는 사람에게 의미겠구나.
영어 수업을 듣는데, 오늘 못 올 거 같은 학생은 사유와 메시지를 남기라는 문자를 받았다.
나는 오늘 갈 거니까 여러 개의 문자를 받을 선생님을 생각해서 굳이 남기지 않았는데,
그날 수업에서 올 거니까 안 남긴 건지, 그래도 간다고 이야기라도 해주며 좋지 않았겠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 오는 사람이 중요한 거니까 그랬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엔 하나의 메시지에도 어떻게 예스라고 할지,
어떻게 사려 깊은 노를 할지 고민했던 내가
삶을 나누는 '소통'에 힘을 들이고 싶지 않아 졌다.
정확히는 마음씀을 내가 누구나에게나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마음 씀을 아까워하지 말고
확실한 답 만을 가치로 삼지 않고
미적지근한 예스인지,
피치 못한 노인지 상대가 알 수 있게 하는 점을 생각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