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남자 친구는 둘 다 고양이를 좋아한다. 나는 원래 동물은 포유류라면 다 좋아했고, 남자 친구는 동물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었지만 14년간 내가 강아지며 고양이를 보며 호들갑 떠는 걸 보다 보니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우리는 길을 가다 길고양이를 발견하면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고 바라보거나 - 고양이가 경계하면 얼른 자리를 비켜 줍니다 - 주인과 산책하는 반려견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금치 못한다.
반려묘를 맞이하고 싶다고는 오래전부터 생각했다. 하지만 고양이 입양 관련 글을 보면 유학/결혼/출산 예정자, 고양이를 키워본 적 없는 사람,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 가족 중 (같이 살지 않아도) 한 사람이라도 고양이를 키우는 것을 반대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입양을 하지 않을 것을 권하고 있었다. 너무 엄격한 것 아닌가 싶지만 이와 같은 경우에 높은 확률로 고양이를 버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쉽게 넘기게 되므로 이해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런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입양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고양이 한 마리만 입양하는 경우 그 아이가 너무 외로울 것 같아서 도저히 데려올 수가 없었다. 고양이도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아무리 까칠한 성격이어도 하루 종일 집 안에 갇혀 있는 것이 외롭지 않을 리가 없다. 그러므로 적어도 형제든 남매든 생판 남남이든 원래부터 사이가 좋은 두 마리의 성묘를 한꺼번에 입양하는 것이 나와 그 아이들을 위해서도 좋은 게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내가 거쳐온 집에는 두 마리의 고양이가 사이좋게 우다다(?)를 할 만한 정도의 공간이 없었다. 적어도 집주인 눈치 보지 않고 두 마리 고양이를 안정적으로 지내게 할 수 있는 공간이 우선이었다.
결혼을 하면 당장은 아니라도 언젠가 두 마리의 고양이를 식구로 맞이할 생각이다. 이제 (대출이 무사히 완료되면) 7월에는 성인 두 명과 고양이 두 마리 정도는 수용할 법한 사이즈의 집주인이 될 예정이니까, 필수 조건 하나는 해결한 것이다. 남자 친구와 고양이 이름도 이미 정해놨다. 한 마리는 금이, 다른 한 마리는 옥이. 그래야 고양이한테 물리거나 긁히거나 기타 등등의 사유로 서운한 일이 생기면 '내가 너희를 얼마나 금이야 옥이야 하며 키웠는데!' 하고 주장할 수 있다- 는 반쯤 농담 같은 이름이지만, 자꾸 이 이야기하다 보니 정말 어딘가에는 우리 식구가 될 금이와 옥이가 있는 것만 같다. 조금만 더 있으면 꿈에 나올 것도 같다. 언젠가는 남편이랑 금이랑 옥이와 함께 번듯한 가족사진을 찍고 싶다. 그때까지는 보고 싶어도, 참아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