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4월 · 베트남 닌호아 끼엠마을 & 백마부대>
끼엠마을을 공포로 떨게 만드는 괴물!
장춘동의 새 먹잇감은 바로—뚜엣이었다.
그녀는 늘 웃었다. 마치 절망도, 슬픔도 모르는 듯.
장춘동이 볼 때 그 웃음은 투명하게 맑았고, 지나치게 밝았다.
그 미소는—그의 더러운 욕망을 비추는 거울 같았다.
그래서 더욱 더 깨뜨려 버리고 싶었다.
그날도 그랬다.
장춘동은 골목 어귀 담장 그늘에 몸을 숨긴 채 뚜엣이 빨래를 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햇볕에 젖은 천이 반짝였고, 걷어붙인 소매 아래로 드러난 팔목이 바람에 흔들렸다.
그리고 그녀는—환하게,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장춘동의 얼굴이 일그러졌고 짐승의 본능이 깨어났다.
‘저 웃음을··· 짓밟고 싶다.’
그는 뚜엣을 원하지 않았다.
그녀는 박규가 지키고 싶어 하는 전부였다.
그것만 무너뜨리면 됐다.
며칠 후―하늘이 낮게 내려앉은 날이었다.
무거운 구름이 대기를 짓누르고, 그 위로 군홧발 소리가 쿵, 쿵—대지를 울렸다.
“사냥이다. 가자!”
장춘동의 목소리가 들판을 갈랐다.
‘수색작전’이라는 이름 아래, 그는 무장한 분대원 셋을 이끌고 뚜엣의 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입꼬리는 사냥감을 눈앞에 둔 맹수처럼 비죽~ 올라가 있었다.
“모두 나와! 수색이다!”
그는 말이 마치자마자 문을 발로 퍽— 걷어찼다.
그리고 마치 제 집 드나들 듯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에서 뜨개질을 하던 뚜엣은 안방으로 뛰어 들어가 침대에 누운 엄마를 꼭 끌어안았다.
그녀는 마을을 휘젓고 다니는 괴물이 언젠가 자신들의 집에 들이닥칠 것을 알고 있었다.
모녀는 '어서 빨리 이 순간이 지나가길' 바라며 눈을 꼭 감았다..
말 한마디 할 수 없었고, 눈물도 나지 않았다. 온몸이 속절 없이 떨릴 뿐이었다.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집 안 살림살이들은 박살이 났고, 집 밖 장독대도 다 깨졌다.
장춘동은 규가 뚜엣을 위해 만들어준 그네줄도 대검으로 잘라 버렸다.
모든 것을 짓밟은 뒤, 그는 뚜엣을 보며 웃었다.
그리고 마치 마실 나가는 사람처럼 태연하게 몸을 돌렸다.
“이만하면 됐다. 가자!”
그는 혼잣말처럼 그렇게 내뱉고, 부대로 돌아갔다.
괴물은 만족스러웠다. 아무도 그를 막지 않았고, 아무도 그에게 벌을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그 사실은 곧 규의 귀에 들어갔다.
참았던 분노가 폭발한 규는 주먹을 꼭 쥐고 장춘동을 찾아 나섰다.
장춘동은 중대장 막사 옆 공터에서 부하들과 담배를 피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세상이 자기 발밑에서 구른다고 믿는 것처럼 오만했다.
“이 악마 새끼!”
규의 외침이 하늘을 찢듯 터져 나왔다.
주위의 모든 시선이 순식간에 그에게 꽂혔다.
“넌··· 지옥에도 못 갈 놈이야!”
규는 곧장 달려들어 주먹을 내질렀다.
하지만—장춘동은 여유롭게 몸을 틀었다.
그리고 규의 팔을 낚아채더니, 허리를 돌려 무릎으로 규의 복부를 가격했다.
“큭···!”
규는 숨도 못 쉬고 무릎을 꿇었다.
눈앞이 아득해질 틈도 없이, 이번엔 옆구리에 발길질이 꽂혔다.
쿵—! 소리와 함께 규의 몸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빠큐! 이 새끼가 미쳤나?”
장춘동은 입꼬리를 일그러뜨리며 군홧발을 거칠게 들어올렸다.
금방이라도 규의 가슴팍을 짓밟을 듯한 자세였다.
그때—
벼락처럼 날아든 외침이 공기를 갈랐다.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