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8. “또 왔다… 저 괴물!”

<1972년 4월 · 베트남 닌호아 끼엠마을>

by 부지깽이

다음날 오후.

조용하던 끼엠마을로 불길한 그림자가 느릿하게 다가왔다.

그림자의 주인은 맹수였다. 정확히 말해, 먹이를 빼앗긴 맹수.

눈동자엔 핏물이 고이고, 이성을 잃은 괴물—

장춘동이었다.


아이들은 엄마 품에 파고들었고, 노인들은 염주를 굴리며 고개를 돌렸다.

젊은이들은 대나무 숲 뒤로 재빨리 몸을 숨겼다.

누군가가 낮게 속삭였다.

“또 왔다··· 저 괴물!”


장춘동의 첫 먹잇감은 오늘도 어김없이 촌장이었다.

그는 촌장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문짝을 사정없이 걷어찼다.

쿵—!

낡은 나무문이 맥없이 열리며 안쪽으로 벌컥 밀려났다.

방 안에 있던 촌장이 허둥지둥 뛰쳐나왔다.


허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한 채 두 손을 들어 보이며 외쳤다.

“아닙니다··· 저, 저희는 그런 일 절대 안 했습니다···”

하지만 장춘동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두 걸음 만에 촌장의 앞섶을 틀어쥐었다.

“뭘 안했는데? 뭘 하긴 했다는 거잖아?”

촌장은 입술을 떨며 눈을 감았다.

“대답은 필요없어. 어차피 거짓말일 테니···. 다음에 왔을 때 내가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해야 할 거야.”

말을 마친 괴물은 촌장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촌장은 무릎이 꺾이며 흙바닥에 쓰러졌다.


린이 웃는 걸 보았을 때, 장춘동은 자신의 안에서 무언가가 와장창—깨지는 걸 느꼈다.

그가 ‘갖고 놀던 것’이 아니라, 이제는 ‘가질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린 린.

그 사실이, 그의 가슴속 깊숙한 곳에 숨어 있던 맹수의 본능에 불을 질렀다.

지금 이 순간—그는 괴물이었고, 이곳은 그의 놀이터였다.

주민들은 움막 뒤, 대나무 틈새, 깨진 항아리 사이에 숨어 숨을 죽인 채 괴물이 난동을 부리는 것을 바라보았다.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괴물이 피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누구든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괴물은, 그러나—

예전처럼 함부로 부녀자들에게 손을 대지는 못했다.

6개월 전. 린의 어머니가 괴물에게 몹쓸 짓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사건은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리고 결국, 그 소문은 장기동 중위의 귀에까지 닿았다.

그날, 장춘동은 중대장 막사로 호출되었다.

막사 안, 장기동 중위는 붉어진 얼굴로 책상을 쾅— 내리쳤다.

“장춘동. 너 이 자식! 한 번만 더 그런 짓 하면, 내가 직접 네 군번줄 뺏고 최전방으로 내쳐버릴 거다. 알았어?”

육사 출신. 그 시절 장 중위는 명예와 원칙을 중시하던 장교였다.

그날 이후—그는 함부로 더러운 손을 뻗지 못했다.

사나운 개가 목줄에 묶이듯, 그의 충동은 잠시 억눌렸고, 그의 본능은 꾹꾹 감추어졌다.

하지만—짐승은 결코 망각하지 않는다. 다만, 참을 뿐이다. 기회가 올 때까지···.

그리고 그 눈은, 언제나 한 사람을 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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