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은 돛단배다

너희를 만나려고 그랬나보다

by See Oak

나는 네 시쯤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서면 어떤 날은 여덟시가 조금 넘는데, 일이라는 것은 언제나 몸과 마음을 고달프게 만들고 왜 인간은 일을 하지 않고는 하루를 견뎌낼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인지 회의하다가 현관을 열고, 중문을 열면, 날쎈돌이 네 살 배기 딸내미가 장난꾸러기 같은 표정으로 나를 반기고, 두 살배기 아들내미가 어디선가 콩콩 거리며 뛰어 오는 소리를 듣노라면, 나의 이 모든 고난과 지나온 하루, 어제의 시간들이 모두 너희를 위해서였구나 하는 대우주 섭리의 한 부분같은 진리를 여실히 깨닫곤 한다.


씻고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려면 딸내미의 까랑까랑한 목소리가 귓전을 때리고 아들내미의 조막만한 발이 단전 주변을 위태롭게 넘어다니는데, 화가 나기도 하다가 헛웃음이 나기도 하다가 걱정스럽기도 하다가, 또 아들래미의 목덜미에 땀이 삐질 나는 것을 보면 이것이 대단히도 재미있는 일이구나 너에게는 하고 또 밤을 지새다가 “이제 자야돼!“하면 그제야 물을 찾는 너희들의 영악함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작가의 이전글나는 작은 돛단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