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2: 구조로봇 SR1.4-CA (5)

100-16

by 매그넘

로보코어의 새로운 펌웨어

** SR 시리즈 업데이트 5.0

- 생명체 종 구분 기능 추가

- 구조 우선순위 3단계 설정 가능

Mode A: 인간 절대 우선

Mode B: 생명 신호 강도 우선 (기존)

Mode C: 동등 순차 구조


발표 직후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동물권 단체들은 '기계적 종 차별'이라며 연일 시위를 했다.

인권 단체들은 '뒤늦은 개선'이라며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


일부 생명 윤리학자들은 경고했다.

"우리는 기계에게 생명의 가치를 매기도록 했습니다. 이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다음은 노인과 젊은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일까요?"


한편 조슈아는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했다.

사건 발생 23일 후, 그는 처음으로 눈을 떴다. 말은 할 수 없었지만, 손가락으로 니나의 손을 쥐었다. 의료진은 '부분적 회복'이라고 진단했다. 언어 기능과 운동 기능의 상당 부분이 손상되었지만, 인지 능력은 일부 보존되어 있었다.


데이빗은 보석으로 풀려나 병실을 찾았다.

조슈아는 아버지를 알아봤다. 그리고 손짓으로 무언가를 찾는 듯했다.


니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맥스를... 찾는 것 같아요."


데이빗은 병실 밖으로 나와 숨죽여 울었다. 그가 쏜 맥스는 조슈아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보호자, 그리고 로렌스 가족의 일원이었다. 아들이 사랑했던, 자기 동생이라며 아꼈던, 깨어나면 틀림없이 찾을 존재를 그의 손으로 없앤 것이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알게 될 것이다. 맥스가 죽은 이유는 바로 자신 때문이라는 것을. 그때 조슈아는 나를 어떻게 볼까? 아들이 먼저 구조되었기를, 다치지 않았기를, 아프지 않았기를 간절히 바랐던 마음에서 비롯된 비뚤어진 부성애를 이해할까?


데이빗의 재판은 조용히 진행되었다.

그는 동물학대죄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판사는 판결문에서 말했다.

"피고인의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인정하나, 생명에 대한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판결 후 인터뷰에서 데이빗은 말했다.

"후회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으로 돌아가도 제가 느끼는 분노는 같았을 겁니다. 제가 원한 건 단지... 제 아들이 먼저 구조되는 것이었습니다."


조슈아는 재활치료를 받게 되었다. 말을 되찾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는 때때로 그림을 그린다. 대부분은 알아볼 수 없는 선들이지만 가끔 네 발 달린 동물의 형체가 나타난다. 의료진은 '트라우마 회복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슈아가 맥스의 부재를 이해하는지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로보코어의 SR5는 이제 전미 곳곳으로 출하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하여 텍사스, 앨라배마, 유타, 미시시피 등의 주정부는 Mode A(인간 우선)를 기본 설정으로 채택했다.

반면 버몬트, 매사추세츠, 오리건, 하와이 등의 주는 Mode B(생명신호 우선)를 유지하기로 했다.

뉴욕, 위싱턴, 일리노이, 메릴랜드 등의 주는 아예 새로운 법안을 준비 중이다. '인공지능 구조 시스템의 윤리적 판단 기준에 관한 법률'이다.


벤투라 카운티 소방서 앞에는 작은 동판이 설치되었다.

'2034년 10월 산불 희생자들을 기억합니다.'


그 옆에는 더 작은 명패가 있다.

'맥스 (2029-2034).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된 무고한 생명.'


created by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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