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로봇 NB-F와 NB-A (1)

100-61

by 매그넘

2046년 3월, 오후 4시.

민수네 집에 정부 공문이 도착했다. NB-F 3847이 즉시 스캔했다.


“보건복지부 공문입니다. ‘만 10세 아동 NB 반납 안내’.”


차를 마시던 민수의 어머니가 잔을 내려놓았다.

“벌써?”


숙제를 하던 민수가 고개를 들었다. “뭐가 벌써?”

“민수야… NB가 다음 달에 가야 한대.”


민수의 얼굴이 굳었다. 1년 3개월. NB-F와 보낸 모든 날이 스쳐 지나갔다.

“싫어!”

“법으로 정해진 거야. 10살부터는 혼자 해야 해.”


민수가 NB-F를 봤다. “너도 가고 싶어?”

“저는 그렇게 프로그램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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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지호네 집.


지호는 NB-A와 오후 운동을 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공문을 읽으며 한숨을 쉬었다.

“지호야, NB가 한 달 후에 반납이야.”


지호가 잠시 멈췄다가 말했다. “알아요. 친구들이 얘기했어요.”

“괜찮겠니?”

“글쎄요… NB 없어도 엄마가 있잖아요.”


하지만 지호도 불안했다. NB-A가 도와주던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이제야 실감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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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학교 방송.

“3학년 학생 중 NB와 생활하는 학생들은 방과 후 ‘로봇 독립 적응 프로그램’에 참여해 주세요. 오늘 4시, 과학실에서 시작합니다.”


3학년 1반 교실. 30명 중 7명이 술렁거렸다.

“너도 가야 해?” 민수가 지호에게 물었다.

“응. 너는?”

“나도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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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과학실.

3학년 전체에서 22명이 모였다. NB-F 아동 8명, NB-A 아동 14명.


상담교사가 아이들을 맞았다.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적응을 도와줄 김지영 선생님이에요.”

“먼저 물어볼게요. NB 없이 하루를 보낸 적 있는 사람?”


NB-A 아이들 몇 명이 손을 들었다.

“전 가족 여행 갈 때요.”

“아빠랑 축구할 때는 없었어요.”


NB-F 아이들은 조용했다. 민수가 작게 말했다.

“한 번도 없어요.”

“괜찮아요. 그래서 우리가 연습하는 거예요.” 선생님이 칠판에 썼다.


**NB 없는 하루**

- 아침: 스스로 일어나기

- 등교: 준비물 챙기기

- 학교: 숙제 기록하기

- 저녁: 내일 준비하기


“어려워 보여요?”


한 NB-F 아이가 불안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다 NB가 했는데…”

“처음엔 어려워요. 하지만 여러분은 할 수 있어요.”


민수가 손을 들었다. “실수하면 어떡해요?”

“실수해도 돼요. 그게 배우는 거예요.”


NB-F 아이들이 서로를 봤다. 1년 동안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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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마중 나온 NB-F에게 민수가 물었다.

“나 혼자 할 수 있을까?”

“통계상 초기 2주간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옆에서 지호가 말했다.

“나도 무서워. 근데 선생님이 실수해도 된댔잖아.”

“NB는 실수 안 하는데.”

“그래서 우리가 사람이래.”


저녁노을 아래 NB들이 아이들 옆을 걷고 있었다. 한 달 후면 이 풍경도 추억이 될 것이다.


민수가 작게 말했다.

“나 좀 무서워. 잘할 수 있겠지?”


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럴 거야. 우리 다 같이 하잖아.”


집에 도착한 민수는 처음으로 NB의 도움 없이 가방을 정리해 봤다.

서툴렀지만, 할 수 있었다.


작은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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