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64
2046년 3월 XX일. NB 반납까지 20일.
민수가 혼자 일어나 학교 준비를 한 지 열흘이 되었다. NB-F는 최소 개입 모드로 옆에만 있었다.
"잘하고 있네." 어머니가 칭찬했다.
"이제 좀 익숙해졌어요."
자신감이 생긴 민수는 가방을 메고 현관을 나섰다.
2교시 수학 시간.
"숙제 검사하겠습니다." 선생님이 말했다.
민수가 가방을 뒤졌다. 수학 문제집이 없었다. 집 책상 위에 두고 온 것이 떠올랐다.
'어제 분명히 챙겼는데...'
아침에 다시 꺼내서 한 문제를 확인하고 그대로 놓고 왔다.
"민수야?"
"저... 집에 두고 왔어요."
1년 만의 첫 실수였다. NB-F와 있을 때는 절대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다.
얼굴이 빨개졌다. 옆자리 지호가 속삭였다.
"괜찮아. 나도 지난주에 그랬어."
쉬는 시간, 민수가 풀 죽어 있자 도움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무슨 일이야?"
"숙제 안 가져왔어."
한 NB-A 아이가 말했다. "나는 매일 그래. 익숙해져."
"진짜?"
"응. 실수하니까 다음엔 더 조심하게 돼."
민수가 단체 채팅방에 올렸다.
'오늘 숙제 안 가져왔어ㅠㅠ'
금세 답장이 왔다.
'나도 어제 그랬어!' '괜찮아, 실수 = 배움' '다음부터 현관에서 한 번 더 확인해'
위로가 됐다.
하교 후, 민수가 NB-F에게 물었다.
"왜 말 안 해줬어?"
"최소 개입 모드입니다."
"그래도..."
"실수도 학습 과정입니다."
차가운 대답이었지만 맞는 말이었다.
민수는 방에서 혼자 고민하다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현관문에 포스트잇을 붙였다.
'최종 확인! □ 숙제 □ 준비물 □ 알림장'
어머니가 보고 웃었다. "좋은 방법이네."
"친구들이 알려줬어요."
NB-F가 기록했다.
- 자립 학습 진행도: 78%
- 또래 협력 학습: 효과적
그날 밤, 침대에 누워 민수는 생각했다. NB가 있을 때는 완벽했지만 불안했다. NB가 없으면 어떡해야 하냐는 생각이 불현듯 들 때마다 몸이 움츠러드는 것 같았다. 지금은 불완전하지만 안심이 됐다. 실수해도 되니까. 친구들이 있으니까.
핸드폰이 울렸다. 지호가 톡을 보냈다.
'내일 체육 있는 거 알지?'
'응! 체육복 챙겼어'
'나는 지금 챙길게 ㅋㅋ'
20일 뒤 NB가 떠나도, 이렇게 서로 도우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작별이지만, 이제는 준비가 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