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65
2046년 3월 XX일, 금요일.
"다음 주가 마지막 주입니다."
김지영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안내장을 나눠줬다. 'NB 작별 주간 선택서'였다. 민수가 종이를 읽어 내려갔다.
작별 시점 (택 1) □ 월요일 □ 화요일 □ 수요일 □ 목요일 □ 금요일
작별 방식 (택 1) □ 가족과 함께 집에서 □ 로보코어 센터에서 □ 조용히 (학교 가는 동안)
추억 보관 (중복 가능) □ 디지털 앨범 □ 음성 메시지 □ 마지막 사진
민수가 지호를 봤다. "너는 언제 할 거야?"
"모르겠어. 빨리 끝내고 싶기도 하고, 미루고 싶기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민수가 NB-F에게 물었다. "너는 언제가 좋아?"
"제 선호는 없습니다. 민수 님이 편한 시점을 선택하세요."
"금요일이면... 주말 내내 생각날 것 같아."
"월요일이면?"
"한 주를 혼자 시작해야 해."
NB-F가 잠시 데이터를 처리했다. "수요일이 통계적으로 적응에 유리합니다."
민수가 웃었다. "역시 너답다."
"민수야, 어떻게 하고 싶어?" 저녁 식사를 하며 아버지가 물었다.
"집에서 가족이랑 같이 작별하고 싶어요."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도 인사하고 싶어."
"케이크 사도 돼요?"
"케이크?"
"졸업식 같은 거요. NB랑 나, 둘 다."
부모가 서로를 보며 미소 지었다.
주말, 단체 채팅방이 활발했다.
지호: '나는 수요일, 집에서'
민수: '나도 수요일!'
시우: '우리 수요일에 많이 하네'
가영: '나는 월요일, 빨리 끝내고 싶어'
22명 중 15명이 수요일을 선택했다.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 때문이었다.
일요일 밤, 민수가 NB-F와 마지막 주 계획을 세웠다.
"월요일엔 뭘 하지?" 민수가 물었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은..."
"응?"
"민수 님이 혼자서도 잘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민수가 놀랐다. NB가 '하고 싶다'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었다.
"그럼 내가 혼자 준비하는 거 지켜봐 줘."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민수가 선택서를 작성했다.
- 작별 시점: 수요일 저녁
- 작별 방식: 가족과 함께 집에서
- 추억 보관: 모두 선택
월요일 아침, 민수가 혼자 일어나 준비했다. NB-F는 충전 중인 척하며 지켜봤다.
"다 했어!" 민수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잘하셨습니다. 제 도움 없이도 완벽합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물었다. "선택서 다 냈나요?"
22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요일이 많네요. 그날은 서로 응원해 주기로 해요."
아이들이 서로를 봤다. 두렵지만 함께라는 것이 위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