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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6년 4월 X일, 수요일 밤 9시경, 단체 채팅방에 메시지가 올라왔다.
지호: 끝!
민수: 나도 방금.. 섭섭한데 버틸만해
수진: 1년 정도니까 생각보다 괜찮아
준혁: ㅇㅇ 처음엔 엄청 슬플 줄 알았는데
15명이 각자의 작별을 마쳤다.
민수: 우리 집은 케이크 먹었어ㅋㅋ
지호: 웬 케이크?
민수: 엄마가 수고했다고. 나랑 NB 둘 다
현우: 우리는 그냥 바이바이하고 끝
태윤: 나 월요일에 헤어졌잖아. 이틀째인데 익숙해
민수: 벌써?
태윤: 1년밖에 안 지냈으니까... 원래대로 돌아간 느낌?
수진: 맞아. 2학년 때까지는 우리끼리 잘했잖아
지호: 하긴.. 잠깐 도움받은 거지
민수: 내일부터 아침 각자 알아서!
준서: 알람 3개 맞춰놓음ㅋㅋ
지호: 나도나도
한 아이가 새로운 화제를 꺼냈다.
인하: 근데 지금 2학년들은 어떨까?
민수: 무슨 말이야?
인하: 걔들은 2년째잖아. 내년에 헤어지면...
지호: 아 맞다. 우리보다 두 배 오래
수진: 1학년들은 3년이야, 유치원 다니는 애들은 더 오래고..
현우: 헐... 애기때 부터 보는 애들은 진짜 가족 같겠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민수: 우리가 도와줘야겠다
지호: 어떻게?
민수: 우리처럼 적응 프로그램? 선배로서?
다음 날 아침, 3학년 교실은 평소와 다름없이 시끌벅적했다.
"야, 오늘 숙제 뭐였어?"
"아 깜빡했다!"
"나도!"
선생님이 웃으며 들어왔다. "다들 잘 일어났네요?"
"알람 5개 맞췄어요!"
"엄마가 깨워줬어요!"
평범한 10살 아이들의 아침이었다.
쉬는 시간, 민수와 지호가 2학년 교실을 지나갔다. 한 2학년 아이가 NB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우리 NB가 어제 처음으로 내 그림 예쁘다고 했어!"
"진짜? 우와!"
"내년에 헤어지기 싫어..."
민수가 지호를 봤다. "저렇게 좋아하네."
"우리도 작년엔 저랬나?"
"글쎄... 1년이면 적당한 것 같아."
방과 후, 적응 프로그램에 아이들이 모였다. 김지영 선생님이 아이들과 NB 반납에 대한 경험을 들었고 끝무렵에 말했다.
"여러분, 내년에 3학년 되는 아이들 도와줄 수 있어요?"
"저희가요?"
"NB 헤어지는 선배로서. 경험 나누기."
민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있어요!"
"2학년들은 2년, 1학년들은 3년씩 함께했대. 더 힘들 거야."
"그럼 더 도와줘야겠네요."
선생님이 아이들을 기특하게 바라봤다. "듬직하네요."
하굣길에 민수가 지호에게 말했다.
"1년이라 다행이야."
"왜?"
"더 있었으면 정말 헤어지기 싫었을 것 같아."
지호가 웃었다.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잖아."
"응. 근데 이제 우리끼리도 잘하고 있고."
멀리서 1학년 아이가 NB와 걸어가는 게 보였다. 3년 후 저 아이는 어떤 작별을 하게 될까.
그날 밤, 오랜만에 일기장을 펼친 민수는 그날의 생각을 적었다.
'NB와 헤어진 지 하루. 허전했지만 생각보다 괜찮다. 1년이 딱 적당했나 보다. 내년 3학년들은 우리가 도와줘야지. 근데 더 어려서 더 오랫동안 함께한 애들은... 진짜 힘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