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로봇 NB 그 후 (3)

100-70

by 매그넘

2046년 5월 XX일, 청와대 긴급 정책 회의가 소집됐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보고했다. "NB 분리 증후군 아동이 3,000명을 넘었습니다."

경제부처가 반박했다. "로봇 산업이 GDP의 8%입니다. 규제는 불가능합니다."


결론은 예상대로였다. NB 반납 연령 10세 유지, 단계적 분리 프로그램 의무화. 그리고 HB는 예정대로 출시하는 것이 확정되었다.



로보코어 개발실, HB 개발팀이 새로운 과제를 받았다.

'Project LB(Love Bot)' 선행 연구.


"정서 교감을 넘어 친밀한 관계 시뮬레이션이 목표야." 팀장이 설명했다.

한 수석 연구원이 노트북을 덮었다. "MIT 박사까지 따고 성인용품 개발하는 거냐?"

"컴패니언 로봇이지."

"말만 바꾼다고 달라지나."


옆자리 개발자가 자조했다. "나도 로보코어 들어올 때는 인류의 미래를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만들고 있잖아." 막내가 끼어들었다. "외로운 사람들의 미래."

"그게 미래야? 디스토피아지."



온라인 청원 게시판은 폭발 직전이었다. 'HB 연인 기능 추가' 청원이 80만 명을 돌파했다.

> 일본은 이미 하고 있습니다.

> 1인 가구 시대, 선택권을 주세요.

> 상처받지 않을 권리도 있습니다.


특히 30-40대의 참여가 압도적이었다. 댓글들은 노골적이었다.

> 진짜 연애는 너무 피곤해요.

> 거절당하지 않는 관계가 필요합니다.

> HB가 있으면 결혼 안 해도 됩니다.



저녁, 로보코어 연구원들은 술자리를 가졌다.


"우리가 뭘 만들고 있는 거지?" 한 연구원이 소주잔을 비웠다.

"시장이 원하는 거."

"진짜 원하는 게 이거야? 가짜 사랑?"

"진짜 사랑을 못 찾으니까 가짜라도..."


AI 전공 박사가 씁쓸하게 웃었다. "학회 발표할 때 'LB 알고리즘'이라고 해야 하나. 쪽팔려서 원.."

"그래도 월급은 두 배로 올라가잖아."

모두가 침묵했다. 그것이 현실이었다.



CEO 집무실 책상 위엔 미국과 일본의 성인용품 제작 전문회사와 계약서가 놓여 있었다. 'LB 공동 개발'. 예상 시장 규모 100조.


CEO가 창밖을 봤다. 불 켜진 아파트들. 각각의 1인 가구들.

"도구를 만들려 했는데, 대체품을 만들고 있네."


비서가 들어왔다. "개발팀이 사표를 낸다고 합니다. 3명이요."

"이유가 있나요?"

"이런 걸 만들려고 공학도가 된 게 아니라고..."


CEO가 돌아앉았다. "대체 인력은 어떻죠?"

"지원자가 50명이니 충분합니다."



한 개발자가 그의 소셜 미디어에 포스팅을 올렸다.


'오늘 LB 코드를 짰다. 스킨십 반응 알고리즘. 엄마가 요즘 무슨 프로젝트하냐고 묻는데 차마 말을 못 하겠다. SR을 만들 때는 자랑스러웠다. 생명을 구한다고. CB도 노인을 돕는 일이니 좋았다. NB는 좀 애매했지만 아이들을 위한다고 생각했다. LB는? 외로운 어른들의 욕망을 채운다? 이게 공학의 목적인가?

하지만 월급날 통장을 보면 또 코드를 짤 수밖에 없게 된다.

내일은 "자기야"라고 부르는 음성 반응을 만든다. 요즘 진짜 일하는데 현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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